구글 딥마인드(Deep Mind)가 알파고를 뛰어넘은 ‘알파고 제로(Alphago Zero)’를 공개했다. 알파고 제로는 스스로 학습하는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 방식을 채택해 인간 도움 없이 스스로 학습하고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쉽게말해 빅데이터기반 명령어에 의해서만 움직이지 않는 로봇이 등장하는 셈이다. 인공지능의 무한한 잠재력을 드러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 알파고 제로 이미지.출처=딥마인드

미국 과학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각) 구글의 인공지능 자회사 딥마인드(Deep Mind)가 ‘인간 지식 없이 바둑을 마스터하기(Mastering the game of Go without human knowledge)’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딥마인드는 강화학습 기반의 2세대 바둑 인공지능 알파고 제로를 공개했다. 알파고 제로와 알파고는 학습을 위한 데이터 기반에 차이가 있다.

기존 알파고가 수천명의 바둑 선수와 대결에서 바둑을 학습한 것과는 달리 알파고 제로는 바둑의 규칙 외에는 인간의 전혀 도움을 받지 않고도 바둑 실력을 갖췄다. 강화학습 방식은 스스로 학습하는 방법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알고리즘(Algorithm)을 만든다는 것이 핵심이다. 딥마인드 논문에 따르면 알파고 제로는 이 방식으로 3일간 약 500만회 정도의 대국을 뒀고, 기존 알파고와의 대결에서 100전 100승을 기록했다.

인공지능은 복잡하게 짜인 수학 공식과 같다. 인공지능은 반복 학습을 통해 주어진 목적을 달성한다. 이를 기계학습(Machine Learning)이라고 한다. 기계학습은 사람이 임무를 수행에 필요한 모델링을 작업이 필수다. 기계학습은 환경이나 목표가 변하면 설계자가 매번 새로운 모델링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것이 단점이었다. 최근 2년간 빅데이터 처리 기술과 컴퓨팅 인프라가 발전하면서 기계학습에서 향상된 인공지능 학습방법인 강화학습이 발전한 것이다.

▲ 인공지능 이미지.출처=픽사베이

업계 관계자는 알파고 제로는 기존 알파고의 인공지능의 세부 알고리즘이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평가한다. 쉽게 말해 인간 선생님이 필요 없는 인공지능으로 진화한 것이다.

또 알파고 제로는 스스로 학습하는 과정에서 인간이 시도하지 않는 방법도 개발했다고 한다.

데이비드 실버(David Silvver) 딥마인드 연구원은 “인간의 도움 없이 스스로 바둑을 학습한 알파고 제로는 인간 지식의 한계에 속박되지 않기 때문에 기존 버전들보다 강하다”고 말했다.

▲ 데이비드 실버 교수가 알파고 제로를 설명하고 있다.출처=딥마인드 홈페이지.

LG경제연구원이 지난 10일 ‘최근 인공지능 개발 트렌드와 미래의 진화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인공지능 트렌드는 고도화된 딥러닝(Deep Learning) 방식이 ▲인지 ▲학습 ▲추론 ▲행동과 같은 인간 지능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시각, 청각과 같은 감각 영역의 인지지능 분야는 이미 인간 능력 이상의 수준을 구현하고 있다.

지난 2015년에 사진의 사물 인식 정확도를 경쟁하는 이미지넷(ImageNet) 경진대회에서 마이크로소프트가 96.43%의 정확도를 달성 인간의 인식률(94.90%)을 추월했다.

▲ 이미지넷(ImageNet) 경진대회에서 사진 속 사물을 인식하고 있다(왼쪽). 딥러닝의 등장으로 사물 인식 정확도는 약 97%에 도달해 인간의 능력을 추월했다(오른쪽).출처=LG경제연구원

지능 발전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인지 분야의 해결로 인공지능은 현실 세계를 인간처럼 인식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에 최근에는 학습·추론·행동 분야의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구글은 인공지능의 잠재력을 인지해 지난 2014년 딥마인드를 약 4500억원에 인수했다. 구글은 딥마인드의 핵심 기술인 강화학습 알고리즘을 발전시켜 알파고를(AlphaGo)를 개발한 것이다.

이처럼 해외 IT기업들이 인공지능 분야를 활발하게 연구·개발하면서 과거이론으로만 존재했던 인공지능 기술이 실현되고 있다.

구글은 알파고 제로에 사용된 강화학습 기반의 인공지능을 향후 자사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초연결 생태계 구축을 목적으로 소프트웨어에서부터 하드웨어까지 모든 제품을 만들고 연결하고 있다. 구글은 알파고 제로를 통해 공개한 인공지능 기술 수준을 모든 영역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 메이드 바이 구글 라인업.출처=구글

구글은 지난 18일 도시개발 계열사 사이드워크 랩스(Sidewalk Labs)를 통해 캐나다 토론토시에 인터넷을 기반으로 스마트 도시를 건설할 계획을 공개했다. 사이드워크 랩스에 따르면 구글은 도시 인프라에 센서를 설치하고 무선 통신망으로 도시 전체를 연결한다. 구글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에 이어 도시까지 그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 개방형 디지털 인프라를 갖춘 스마트도시 개념도.출처=사이드워크랩스.

이승훈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알파고제로는 향후 인공지능의 무한한 잠재력을 기대할 수 있는 혁신적인 연구 결과물이다”면서 “알파고제로 등장은 기존 인간의 경험이나 지식이 전혀 필요 없이도 스스로 목적을 달성하는 방법을 터득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또 이 연구원은 “그렇기 때문에 인공지능이 향후 실제 산업에 적용됐을 때 기존 산업의 주도권과 전문성을 갖춘 전문가들이나 기업은 알파고 제로와 같은 월등한 성능의 인공지능에 항상 대체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