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종로구 청진동 그랑서울 빌딩(오른쪽). 출처=이코노믹리뷰 DB

서울 도심업무지구(CBD) 내 프라임급 빌딩 ‘그랑서울’ 매각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그랑서울은 종로구 청진구역 12-16지구 도시환경정비사업에 따라 종로 피맛골 옛 한일관 터를 재개발한 빌딩으로, 연면적 17만5536㎡, 지하 7층 지상 24층 높이의 오피스빌딩 2개동으로 구성됐다. 

현재 그랑서울은 국민연금공단의 소유로, 2014년 초 국민연금이 코크렙청진18·19호 리츠를 통해 GS건설 계열사 지엘피에프브이원(GLPFV1)으로부터 1조2368억원을 주고 매입했다.

GS건설은 빌딩의 한 동 전체를 사옥으로 20년간 임대하고, 다른 한 동은 10년간 임대하는 ‘세일앤리스백(Sale & Lease back)’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리츠의 당초 목표 수익률은 연간 7.88~9.86%로, 코크렙 위탁관리리츠를 통해 연 6~7%의 배당수익을 지급해왔다. 올해 2분기 공시된 투자보고서에 따르면 각 1개동을 소유한 코크렙청진18호의 경우 배당수익율 3.52%, 연환산 수익률은 7.01%, 코크렙청진19호는 배당수익율 4.00%, 연환산 수익률은 7.97%를 기록했다. 

그랑서울은 타워1과 타워2에 상주인원만 1만명, GS건설을 비롯한 동양생명, 미래에셋자산운용, SK머터리얼스, 아랍에미리트항공, 핀란드대사관 등 우량입주사들이 입주해 있다. 

또 그랑서울은 서울에서 임대료가 가장 비싼 건물이다. 빌딩 전문업체인 리맥스와이드파트너스가 올해 3분기 기준 그랑서울 임대료는 3.3㎡당 14만2100원으로 지난해와 같이 서울 최고 수준이었다. 

현재 이 도심의 '알짜 빌딩'을 매입할 만한 후보로 최근 빌딩을 사들이면서 '큰손'으로 떠오른 부영그룹이 꼽힌다. 

부영그룹은 서울 시내에도 태평로사옥(구 삼성새명 사옥)과 을지로사옥(구 삼성화재 사옥)에 이어 KEB하나은행 을지로 본점 빌딩도 매입했다. 지난해 초 삼성생명 태평로 사옥을 약 5800억원에, 9월 삼성화재 을지로 사옥을 4400억원대에, 인천 송도 포스코건설 사옥을 약 3000억원에 매입했고, KEB하나은행 을지로빌딩은 약 9050억원의 인수금액이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는 부영그룹 측이 그랑서울 임차업체들을  만나고 있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매입·매각 전문 에이전트들이 물밑으로 부영그룹에 접촉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에 대해 부영 측은 "그런 일은 없다. 회사 차원에서 그랑서울 매입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그렇지만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부영 입장에서는 충분히 관심을 가질 수 있다. 사내 유보금이 충분하고 '빌딩 쇼핑'이라고 할 만큼 적극적인 프라임급 빌딩 매입에 집중했던 부영이 사실 서울 중심의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프라임급 빌딩을 탐낼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추측했다. 그는 "매입 매각 거래는 극비리에 진행돼 파악하기 어렵지만 업계에서는 이미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한 외국계 부동산자문사 관계자는 "리츠 존속기한이 '영속'이라 안정적인 수익이 나는 이상 매각할 이유가 없다. 대부분의 부동산펀드의 빌딩 운용기간이 3년, 6년인만큼 그 시기에 의례히 들리는 '루머' 아닌가 싶다"면서 "실제로 예비 매입자가 매입할 빌딩의 임차인을 만나는 일은 통상적이지 않고 심지어 거래가 진행 중이라면 매각 주체가 임차인과의 만남을 금지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코크랩 청진18·19호 운용사인 코람코(한국자산관리회사)측도 "현재 (그랑서울을)매각해야할 이유는 없다"고 입장을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