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5거래일 만에 하락했다. 이번 주 처음 하락했다. 이란 핵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 탓에 4거래일 동안 상승한 후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조정을 받은 것으로 풀이 된다.

19일(현지시각)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벤치마크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1.4%(75센트) 하락한 51.2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영국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브렌트유 12월 인도분은 1.6%(92센트) 내린 57.23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유가하락은 잇따른 일부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선 결과로 풀이됐다. 전날 발표한 미국에너지정보청(EIA)의 주간 원유재고 동향이 투자자 움직임에  영향을 미쳤다.  재고가 늘었으니 당분간 원유 수요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을 한 투자자들이 매도로 돌아서면서 유가가 내려갔다는 분석이다.

EIA는 지난주 원유 재고는 감소했지만, 휘발유와 정류유가 증가했다고 18일 발표했다. 지난주 휘발유 재고는 전주 대비 90만8000배럴 증가했다. 이는 전문가들의 전망치인 25만6000배럴 증가를 크게 뛰어넘은 수치다. 휘발유 재고는 4주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또 전문가들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 증류유 재고는 52만8000배럴 늘었다.

해리 칠링기리언 BNP파리바 원자재 시장 수석 전략가는 블룸버그통신 전화인터뷰에서 “미국의 재고가 증가했다는 소식에 유가 약세영향을 경험하고 있다”면서 “최근 시장에선 투기적 매수세가 컸고, 최근 상승세에 차익실현 매도를 하는 것이 적절한 시점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레 한센 삭소뱅크 원자재 전략부문 대표는 블룸버그에 “고전적인 위험 회피 거래를 하고 있다”면서 “EIA의 전날 보고서도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WTI는 이날 내렸지만 5거래일 연속으로 배럴당 51달러 선을 넘었다. 여기에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내년 3월 종료 예정인 감산 이행 기간을 재연장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도 한몫을 했다.

모하메드 바킨도 OPEC 사무총장은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원유 공급 감소가 2018년에도 이어질 수 있도록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2018년 감산 이행 연장 제안에 대해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킨도 사무총장은 영국 런던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원유시장 재균형이 가속도로 이뤄지고 있고 2020년 원유수요가 공급을 하루 100만달러 앞지를 것으로 OPEC이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FXTM의 조사 분석가인 루크만 오투누가는 마켓워치에 “포괄적행동계획(JCPOA)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간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고 이라크내 분쟁이 지속되고 있긴 하지만 올해 세계 원유수요가 늘 것이라는 낙관론이 유가를 떠받쳤다”면서 “문제는 얼마나 오래가느냐”라고 말했다.

오투누가는 “OPEC이 감산합의 면제국 나이지리아와 리비아의 산유량을 어떻게 다루는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이들 두 나라의 산유량 증가는 글로벌 공급 과잉 해소를 위한 OPEC의 감산합의 노력에 차질을 빚을 수 있는 만큼 OPEC은 이들 나라의 감산도 요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술적 관점’에서 WTI 가격 하락은 더 지속될 것이며 51달러 아래로 내려간다면 50달러 선까지 하락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