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 출신 OB(퇴직자)들이 기업이나 대형 로펌의 고문 및 자문역으로 재취업하는 관행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지적에, 김상조 공정위원장이 해당 사항에 대해 인정하며 다음주께 관련 대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19일 국회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회, 한국소비자원, 한국공정거래조정원 등에 대한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공정위 OB들이 대기업의 고문 및 자문역으로 재취업하는 관행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이날 국회 정무위 소속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노대래 전 공정위원장이 퇴직 2년 4개월만에 법무법인 세종으로 재취업을 했다”면서 “공정위가 제재한 퀄컴의 소송대리인인 이곳에서 전 위원장이 일을 하게됐는데, 공정위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었겠느냐”고 지적했다.

국회 정무위 소속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정위 출신들의 재취업률이 47%를 넘는다”면서 “특히 운영지원과의 재취업률이 87.5%에 달하는데, 이는 기업들이 운영지원과 출신들을 특히 챙겼다는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해당 내용 문제에 대해 인지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OB와의 사전 사후 접촉을 감시하는 시스템을 만들 계획으로, 이를 위배한 직원은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내주에 발표할 대책에 관련 내용도 담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지난 5년간 공정거래위원회를 618회 방문하는 등 유착 의혹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공개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행정안전부를 통해 공정거래위원회 정부세종청사 출입기록 자료를 제출 받은 결과 삼성, 현대, SK, 롯데 등 대기업과 김앤장, 세종, 광장, 태평양 등 대형로펌의 방문이 많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에 이어 현대자동차 211회, SK텔레콤 200회, 롯데마트 148회, LG전자와 LG유플러스가 각각 125회 공정위를 방문했다.

로펌으로는 김앤장이 무려 3168회나 공정위를 찾았다. 다음으로 세종 856회, 광장 720회, 태평양 701회, 율촌 651회, 화우 610회로 뒤를 이었다.

또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공정위 4급 이상 퇴직자 20명 중 13명은 대기업 임원으로 재취업했으며, 대형로펌에도 현재 공정위 관료출신 인물이 50명 이상 근무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박 의원은 “공정위 출신 관료들이 로펌과 대기업에 자문이나 고문으로 많이 재취업한 만큼 잦은 방문으로 인한 유착 가능성이 우려된다”면서 “직무관련자와 외부인 간의 사적인 접촉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