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극동 가스 개발 프로젝트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러시아 에너지부는 아무르 주와 연해주에 가스 가공 플랜트와 석유화학 플랜트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시베리아 가스관을 통해 중국으로 천연가스를 공급할 계획도 세웠다.

러시아 정부는 “과거 러시아는 산유국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폴리머와 같이 석유화학 제품을 세계에 수출하는 국가로 바뀌었다”고 자부하고 있다. 한국 입장에서도 러시아와의 사업 협력은 매력적이다. 그러나 러시아 석유 관련 기업들이 아직까지 미국과 서방의 경제 재제를 받고 있다는 점은 한계점 중 하나다.

▲ 하바로프스크-블라디보스톡-사할린 가스관 사업 착공식에 참석한 푸틴 대통령(출처=가스프롬 홈페이지)

코트라는 19일 ‘극동아시아 석유가스 프로젝트,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라는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의 석유가스산업 발전 방안에 대해 분석했다. 지난 9월 ‘동방 포럼’에서 러시아 에너지부의 안톤 이뉴트신 차관이 석유가스산업 발전 포부를 밝힌 의미가 무엇인지, 향후 에너지 산업에 미칠 영향은 어떨지 되짚은 것이다.

2016년 기준으로 러시아 정부가 석유화학과 가스 분야에 투자한 금액은 8000억 루블(한화 기준 16조원)이다. 2012년 1230억 루블을 투자했던 것에 비하면 6배가 넘는 수치다. 러시아는 석유화학 생산을 위한 원재료 투입도 1120만 톤 가까이 하고 있다. 폴리머 생산량은 480만 톤이다. 러시아 국영기업인 가스프롬과 로스네프트가 러시아 석유화학산업과 가스 산업의 컨트롤타워이자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러시아가 제일 열을 올리고 있는 프로젝트는 ‘시베리아의 힘’이라는 사업이다. 가스프롬이 발주해 시베리아 동부에서 중국까지 3000 킬로미터나 되는 대규모 가스관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지난 2014년 9월 가스프롬은 중국의 CNPC(석유천연가스집단)와 계약을 체결하고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중국으로 수출하는 30년짜리 계약을 맺었다. 러시아는 2019년 12월부터 연간 380억 입방미터의 천연가스를 중국으로 보낸다. 지난해 9월에는 아무르 강을 관통하는 수중 가스관 건설 계획도 발표됐다.

▲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의 충전소(출처=가스프롬 홈페이지)

가스프롬은 사할린 해저에서도 천연 가스를 채굴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할린 키린스크, 동(東) 키린스크, 뮌긴스크 지역에 광구를 설치하고 약 463억 입방미터의 천연가스를 퍼 올리는 사업이다. 가스프롬은 이 프로젝트를 ‘사할린 3’이라고 이름짓고 사할린, 하바로프스크, 블라디보스토크를 잇는 가스 산업 특구를 만들어 내기로 했다.

가스프롬과 함께 쌍벽을 이루는 석유 분야 공기업인 로스네프트는 정유공장 현대화와 폴리머 공장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로스네프트는 극동아시아 내부에서 늘어나는 자동차 휘발유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정유 시설을 정비하고 있다. 극동아시아 휘발유는 모스크바에 비해 리터당 4루블 정도 비싸서 공급 안정화가 절실하다.

코트라 측은 “러시아와의 자원 개발 사업은 매력적이지만 주요 에너지 기업에 대해 경제 제재가 걸려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코트라 관계자는 “러시아에서도 주요 시설 건설 프로젝트와 관련된 협력보다는 석유와 가스 수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면서 “러시아 사업 수주를 위해서는 벤더 리스트에 한국 기업을 올리는 등 장기적인 안목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