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최근 5년간 소멸시킨 마일리지가 1655억원 규모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라진 멤버십포인트 규모는 아예 파악조차 되지 않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찬대 더불어민주당의원은 1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인용해 지난 2013년부터 올해 7월까지 총 1655억원 어치의 마일리지가 소멸됐다고 밝혔다. 통신사별로는 KT가 787억원, SKT가 717억원, LG유플러스 151억원 순이었다.

▲ 이동통신 3사 멤버십카드. 출처=각 사 홈페이지

마일리지는 이동통신사가 제공하는 일종의 현금화 수단이다. 이통사는 납부요금의 100원당 5점에서 10점을 마일리지로 제공했고, 7년의 유효기간을 두고 있다. 현재 이통사가 제공하는 멤버십포인트의 옛날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그러나 대부분의 고객들은 마일리지의 존재 여부조차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마일리지 사용처와 사용금액도 제한적일 뿐더러 번호이동으로 통신사를 옮길 경우 그동안 쌓인 마일리지는 자동으로 소멸돼 소비자 권리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혜택을 챙기는 소수를 제외한 대다수 고객들은 매년 수십억원대의 마일리지를 날리고 있는 셈이다.

실제 KT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보유 마일리지는 ‘KT홈페이지 > 멤버십/혜택 > (구)멤버십/마일리지’로 들어가야 확인할 수 있었다. 마일리지는 ‘KT 모바일 이용요금에 대해 적립되는 장기마일리지(구)/보너스마일리지(구)와 KT 집전화 이용요금에 대해 적립되는 유선포인트를 합산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라고 안내되고 있었지만 설명이 복잡해 한 눈에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사용처 역시 모바일이나 집전화의 부가서비스 신청이나 기부에 쓰일 수 있다고 안내되고 있었지만 세부 페이지를 타고 들어가야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9일 이동통신 3사가 최근 5년간 소멸시킨 마일리지가 1655억원 규모에 달했다고 밝혔다. 출처=박찬대 의원실

이통사, 소멸 멤버십포인트 규모조차 파악 못 해

더 큰 문제는 이통사 멤버십포인트에 있다. 멤버십포인트는 소멸시한이 1년으로, 7년짜리 마일리지보다 훨씬 기한이 짧다. 박 의원은 “이통 3사는 사라지는 통신사 멤버십포인트 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통 3사는 마케팅 전략 노출 등 영업 비밀이라는 이유로 멤버십포인트 관련 자료 제출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멤버십포인트 역시 제대로 사용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달 28일 진행한 이동통신 멤버십포인트 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통신사로부터 지급받은 1인당 평균 8만 1452 포인트 중 사용된 포인트는 평균 3만 3155포인트에 불과해 절반 이상의 포인트가 제대로 사용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어디까지나 통계치일 뿐 정확한 수치는 아니기 때문에 소비자 권익은 더 광범위하게 침해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통사와 프랜차이즈 업체 간의 멤버십포인트 비용분담 문제도 지적됐다. 이통사는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 등과 제휴를 맺어 할인혜택을 제공하는데, 가맹점주와 가맹본부별로 비용 부담 비율이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KT는 스타벅스∙파리바게뜨∙아웃백∙배스킨라빈스 등, SKT는 도미노피자∙할리스커피∙VIPS∙파리바게뜨 등, LG유플러스는 스타벅스∙파파이스∙엔제리너스 등의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와 제휴를 맺고 있다.

이에 지난 7월 감사원은 이동통신사가 프랜차이즈 업체 및 가맹점주에게 제휴할인 비용을 전가하는 등 ‘갑질’에 소극적으로 대응했다며 집중 감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멤버십 포인트 혜택은 이통사 이름으로 제공하면서 그 비용은 가맹점주와 가맹본부에게 떠넘기고 있다”면서 “소비자 알 권리마저 영업기밀로 비공개하는 것은 지나치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이통사 멤버십포인트 제도 정비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