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동구에서 외식업체를 운영 중인 40대 임 모 씨는 제대로 준비하고 발품도 팔아 경매 재테크에 성공한 케이스다. 사업에만 전념하던 그는 지난해부터 종자돈으로 소형주택 경매에 나섰다. 오랫동안 차근차근 경매에 대해 공부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 입찰장을 찾아가 현장 분위기를 익혔다. 그러다가 마음에 쏙 드는 소액 물건을 발견했다. 경기도 시흥시 뉴타운 호재가 있는 지하 다세대주택이었다.

대지 지분 26㎡, 건물 59㎡로 감정가 7800만원에서 1회 유찰돼 최저가가 5460만원까지 떨어진 상태였다. 전입신고를 마친 소액 임차인(전세보증금 3000만원)이 거주하고 있을 뿐 다른 권리 관계는 하자가 없는 안전한 경매 물건이었다. 뉴타운에 편입될 예정이어서 장기 호재도 많았다.

6명이 벌인 입찰경쟁에서 임 씨는 6120만원을 써내 최고가 매수인으로 결정됐다. 잔금 납부 후 바로 세입자를 내보내고 40대 부부에게 보증금 2000만원, 월 35만원에 세를 줬다. 이후 뉴타운 사업이 진행되면서 집값이 꾸준히 올라 낙찰받은 지 1년 만에 9800만원에 처분했다. 시세차익(세전)은 무려 3600여만원.

이후 소액 경매투자에 재미를 붙인 임 씨는 국토교통부나 지방자치단체 홈페이지를 활용해 다양한 지역 개발정보를 수집했다. 이를 바탕으로 부지런하게 발품을 팔았다. 그는 수도권에서 재개발·뉴타운지역 매물을 집중 공략했다. 다세대 주택과 상가는 물론 오피스텔까지 낙찰받은 뒤 20~30%의 차익을 남기고 되팔았다. 1억원 남짓으로 투자 일선에 뛰어들었던 임 씨는 현재 뉴타운 지역 내 다세대주택 두 채와 수도권에 4층짜리 상가주택을 보유하고 있다.

 

개발예정지 내 소형 경매주택이 투자 안전종목

부동산 거래현장에 있다 보면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큰 초보 경매 투자자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저금리 기조 속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수천만원의 소액투자자에서 수백억원을 굴리는 자산가까지 수익성 높은 부동산을 사두려는 수요자들이 많다. 어떤 고객은 여윳돈이라며 거금을 선뜻 맡기는 경우도 있다.

부동산 투자 정보에 정통한 부자들이 부동산 투자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는 경우는 대체로 두 가지 부류다. 도심 내 소형 주택과 도시계획이 변경돼 개발이 예상되는 곳의 허름한 주택이나 상가 중 시세보다 싸게 나온 물건이 그것이다. 이들 물건은 부동산 값이 떨어질 때 가격 하락은 막지 못한다 하더라도 최소한 급락에 따른 손해는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심 내 소형주택은 환금성이 좋고 임대수요가 꾸준해 최소한의 투자 리스크가 없는 게 통례다. 부동산 값이 내려가더라도 도심 주택의 특성상 하락 폭이 크지 않아서 원금을 까먹을 염려도 거의 없다.

또 도시계획이 변경되는 지역 내 부동산은 주변 부동산 가치가 올라가기 때문에 가격 저점기에 싼 값에 매입해 두면 좋다. 법원 경매를 통해 이런 지역 내 물건을 구할 경우 어렵지 않게 매물을 구할 수 있고 저가에 매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통상 시가 대비 20% 이상 저렴하게 낙찰받을 수 있으며 입찰경쟁률도 낮은 편이다.

최근 지자체가 지역개발 활성화 대책을 속속 발표하면서 지역마다 각종 건축 규제를 완화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공공임대주택과 역세권 개발, 수도권 그린벨트 해제와 함께 서울과 수도권 역세권 일대는 소형주택 개발을 위한 주거·상업지구로 개발하는 지구단위계획을 확정했으며 지자체마다 고도제한을 풀어 고밀도 개발을 허용하는 등 도시재개발이 속속 추진되고 있다.

토지용도가 고밀도 개발을 허용하는 방안으로 변경될 경우 해당 지역의 부동산 가치는 뛰기 마련이다. 용산 일대, 양천구 목동, 영등포구 문래동, 강북구 수유동 일대 역세권 주변이 건축규제가 대폭 풀리면서 땅값 상승이 높아진 지역이다. 한 발 앞선 투자자들은 새로 고층·고밀도 개발 예정 지역 내 부동산을 집중적으로 노린다. 이들은 법원 경매부터 시작해 저평가된 급매물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투자 유망지역 내 부동산을 물색한다.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 내 부동산은 초기에는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로 호가가 오르고 지역 부동산중개업자들이 물량을 매집하기 때문에 초보 투자자들이 무턱대고 투자하면 손해 볼 확률이 크다. 그러나 법원경매를 이용할 경우 가격 상승분이 감정가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싼값에 우량 물건을 확보할 수 있다.

 

도시계획 변경 내용 확인이 투자의 첫걸음

이런 경매 물건을 노리려면 여러 가지 사항을 점검해야 한다. 우선 투자 관심지역 일대 도시계획 변경 내용부터 확인해야 한다.

용도지역이 주거지역에서 상업지역으로 바뀌는지 공업지역에서 주거지역으로 바뀌는지 등을 알아봐야 한다. 용도지역 변경이 정해지면 지자체에서는 ‘도시계획 결정 및 변경결정 공람 공고’를 일간신문에 게재하거나 관보, 지자체 홈페이지 공고란에 올려 이해 관계자로부터 의견을 듣게 된다. 공람 기간, 공람 장소(지자체 도시계획과), 도시계획 용도지역 변경결정안과 위치·면적까지 상세하게 공고한다. 공람기간은 통상 14일인데 일반인들로부터 의견을 듣고 관할 관공서로부터 도시계획 변경에 따른 의견을 조율하는 기간이다.

지역 내 개발 정보를 관심 있게 지켜보았다가 개발 조짐이 있다고 판단되면 발 빠르게 움직여 투자가능 지역 내 저가 매입 물량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경매 물건의 경우 여러 물건이 경매에 부쳐지므로 가격이 저평가된 땅이나 소형주택 등 우량 물건을 고르는 게 투자 포인트이다.

경매 매각정보나 입찰명세서에서도 지역 개발정보를 얻을 수 있다. 경매정보지의 물건 내역을 보면 도시계획에 대한 정보가 기재되는 게 통례다. 경매 정보지의 자료는 통상 입찰명세서의 감정평가 내용을 그대로 전재하는데 그 물건의 도시계획 변동 상황이 표기된다. 예를 들어 도로변에 있는 부동산인 경우 역사문화미관지구에서 일반미관지구 해제지역으로 표기되거나 건축 층고 제한 해제지역이라고 표시하기도 한다.

또 도시재개발 입안, 지구단위계획, 고도제한 해제, 지구단위계획 구역입안 등 도시계획상 중요한 변동사항이 있는 경우 도시계획 확인서에 기재되어 있는 내용이 표기되는 경우가 많다. 물건상의 정보 파악을 위해 도시계획상 중요한 내용을 독자에게 이해하기 쉽게 알려주기 때문에 투자에 따른 기초 자료로 활용할 만하다.

이런 지역 내 부동산은 투자에 따른 혜택을 입게 되기 때문에 입찰장에 사람이 많이 몰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초보투자자인 경우 반드시 정확한 투자재료를 확인한 후 입찰에 참여하는 게 바람직하다. 일반 사람들의 뜬구름잡기 식 루머에 휩쓸려 거액을 투자할 경우 막대한 투자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되도록 지역 내 개발정보에 정통한 지역 전문가나 건축설계사무소, 관공서 도시계획과 공무원으로부터 개발 내용을 어느 정도 파악한 후 입찰을 결정해야 한다. 비전문가나 경매 브로커로부터 투자 자문을 받을 경우 법적 하자 물건을 구입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도시계획법상 도로에 저촉되거나 소방도로에 편입되는 주택, 재개발로 인해 수용되는 땅을 투자하면 겨우 공시지가 수준에서 보상받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에 정확한 투자 근거를 갖춘 전문가에게 투자자문을 받는 게 유리하다.

그리고 개발 호재지역이라 하더라도 곧바로 개발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만큼 지역중개업소나 단기 투기꾼의 분위기 띄우기에 현혹돼 투자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 최소 2년 이상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투자해야만 바라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