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보합세를 보이면서 3주 사이에 최고가를 유지했다. 이라크와 쿠르드자치정부(KRG) 간 갈등과 미국과 이란 간 긴장고조로 유가는 오름세를 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국 벤치마크 원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 인도분은 전날에 비해 0.02%(1센트) 오른 배럴당 51.88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7일 이후 최고가다. WTI는 장중 한 때 배럴당 52.25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영국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브렌트유 12월 인도분은 전날에 비해 0.1%(6센트) 상승한 배럴당 57.88달러로 장을 끝냈다. 이는 9월말 이후 최고가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로비 프레이저 상품분석가는 마켓워치에 “지정학적 리스크가 유가 상승을 뒷받침했지만 유가 수준이 미국 셰일업체들에게 매력이 있을 수준으로 올라갔다”고 진단했다. 프레이저는 “배럴당 50달러 선 이상에서 WTI 가격은 숨쉴 여지가 있다”면서 “시장은 이런 가격 수준이 미국의 가동중인 원유채굴기 숫자 증가에 따른 생산 증가를 촉발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라크 중앙정부는 이날 KRG가 통제해온  유전지대인 키르쿠크주의 석유시설을 장악했다고 밝혔다. 키르쿠크와 분쟁지역에서 생산되는 원유는 이라크-터키간 송유관을 통해 터키로 이송돼 수출되는 데 이 송유관은 쿠르드족이 장악하고 있다. 따라서 만약 이라크 정부가 송유관에 접근하지 못하고 KRG와 이익공유에 대한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면 송유관 봉쇄로 쿠르드산 원유 수출이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고 CNBC는 분석했다.

이라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중에서 산유량이 두 번째로 많은 국가이며 쿠르드자치국은 테러집단 ISIS 공격에 이라크군이 철군한 이후 이라크 북부 지역을 차지해 하루 60만배럴 정도를 수출하고 있다. 두 나라간 충돌은 수출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 유가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이란의 핵합의 준수를 인증할 수 없다고 밝힌 이후 미국과 이란 간 긴장도 지속되고 있는 것도 유가 강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에 따라 원유 투자자들은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18일 오전 내놓을 주간 원유재고량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시장은 전주에 비해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장조사 회사 S&P 글로벌플랏츠 조사에서 전문가들은 미국의 주간 원유재고량이 전주대비 390만배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휘발유와 증유류도 각각 34만배럴과 200만배럴 감소를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