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부동산업으로 크게 성공을 거둔 마츠모토씨는 최근 한국 방문이 잦다. 도쿄에서 만난 한국 유학생과 결혼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약혼자의 한국 지인들을 만나다 보니 한국 경제 흐름이 일본과 유사하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다. 결혼 준비가 어느 정도 마무리 되어가면서 한국지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일본에서 사업을 하면서 세금 문제로 여러번 고생을 해 본 적 있기 때문에 우선 세무사를 만나서 상담을 하기로 하고 소개를 받았다. 가장 궁금한 것은 전체적인 세법 체계이고, 외국법인의 형태와 설립절차 그리고 그에 따른 과세 문제이다.

첫 미팅에서 마츠모토씨는 법인세, 소득세, 부가가치세 그리고 급여를 줄 때 원천세와 4대 보험료를 신고(payroll)해야 한다는 설명을 들었다. 또한 한국지사 설립 형태에 따라 법인세 감면이 달라질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요컨대 마츠모토씨가 한국지사를 설립하려면, 세 가지 중 한 가지 형태(legal entity)를 정해야 한다. 단순히 마케팅이나 고객사와의 연락업무를 한다면 연락사무소(Liaison office)를 선택한다. 반면 영업활동을 한다면 영업소(Branch office)를 선택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국내법인과 동일한 활동을 한다면 현지법인(Subsidiary)을 운영해야 한다.

먼저 연락사무소는 자체적으로 수입이 없기 때문에 모든 운영자금을 외국 본사로부터 송금 받아 운영하는 형태이다. 따라서 매출이나 이익이 없기 때문에 세금도 없다. 사무실을 임대하거나 마케팅을 했을 때 매입세금계산서를 받는데 이때 필요한 것이 고유번호증이다. 고유번호증은 은행에 연락사무소 설치신고를 하면 국세청에서 발급받을 수 있다. 이 때 매입세금계산서에 대한 합계표 제출의무가 있으니 주의하여야 한다.

이 때 매입세액환급에 대한 이슈가 생길 수 있는데, 상호주의에 따라 다르다. 만일 연락사무소의 본국에서 한국 연락사무소가 환급을 받을 수 있다면, 우리나라에서도 1년에 환급받을 금액이 30만원을 넘었을 때 환급받을 수 있다. 환급받수 있는 대상은 음식숙박용역, 광고용역, 전력통신용역, 부동산임대용역 로 사무실 유지를 위한 비용들에 대해서 환급이 가능하다.

다음으로 영업소(지점)는 자체적으로 영업활동을 할 수 있고, 매출도 발생하기 때문에 법인세와 부가가치세를 모두 부담한다. 국내기업과는 달리 해외에서 발생한 소득에 대해서는 신고납부 의무가 없다. 국내에서 발생한 소득에 대해서만 신고를 하면 된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지점세라는 것이 발생할 수도 있다. 현재 11개국(프랑스, 캐나다, 호주 등)의 국내 지점에 대해서 부과하고 있다. 세부 내용은 복잡하지만, 현지법인으로 진출할 때와 영업소(지점)로 진출하는 경우 과세형평을 유지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끝으로 국내법인과 동일하게 법인세, 부가가치세 등이 적용되는 현지법인(Subsidiary)이 있다. 현지법인은 크게 두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외국인이 투자한 자본금이 1억원 이상인 법인과 1억원 미만인 법인 등이다. 자본금이 1억원 이상일 때만 외국인투자촉진법 적용 대상이기 때문에 각종 세액 감면 혜택을 볼 수 있다. 1억 미만 현지법인, 영업소(지점), 연락사무소는 이런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즉, 우리가 흔히 외투기업이라고 부르는 기업들은 자본금이 1억원 이상인 법인을 말한다. 외국인투자촉진법에 따라 현지법인을 설립할 때 자본금이 건당 1억원 이상이며 송금 당시 계약 내용에 따라 자유로운 대외송금이 보장된다. 조세감면 역시 업종과 투자지역, 투자금액에 따라 최대 법인세 100%를 5년간 감면받고, 추가로 2년 동안 50%를 감면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