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노조가 노사간 임금협상 단체교섭 결렬로 지난달 말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현재 효자상품 ‘참이슬’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어 그룹의 매출 하락과 소비자 불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과 일부 마트에서는 참이슬이 있던 매대에 롯데주류 ‘처음처럼’이 대신 자리를 채우고 있어, 하이트진로가 약 50%의 소주 점유율을 뺏기는 것 역시 시간문제라는 의견도 들린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미 지난주부터 CU·GS25·세븐일레븐 등 주요 편의점 3사에는 참이슬 발주 중단 조치가 내려졌고,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에는 약 일주인 분량의 재고만 남아있다. 이번주까지 파업이 지속된다면 업소용 공급마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노조 측은 6개 공장 중 4개 공장의 가동을 지난 13일 중단했다. 현재 홍천 맥주공장과 이천 소주공장까지 두 개의 공장만 가동이 되고 있는데 역부족인 상황이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참이슬 공급 중단으로 그 자리에 처음처럼을 채워 넣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 측은 비노조원들을 중심으로 주말 비상 생산에 돌입해 소량의 가정용 물량을 공급하고 있는데, 현재 구매력이 더 큰 대형마트에 우선적으로 들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 마저도 파업이 장기화된다면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현재 약 일주일 분량의 물량이 있지만, 편의점에서는 구매할 수 없는 상황이라 평소보다 더 빨리 소진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하이트진로 노조는 올해 7.0%의 임금 인상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맥주사업 부진 등을 이유로 이를 수용할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실제로 하이트진로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124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75억원으로 급감했다. 특히 맥주부문의 실적은 2014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하이트진로 측은 “빠른 시일 내 노조 측과 협의해 생산 공장을 재가동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