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드족 분리 독립을 둘러싼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생긴 원유공급 차질 우려로 국제유가가 16일(현지시각) 근 3주 사이에 최고치로 올랐다.

16일(현지시각) 선물시장인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미국 벤치마크 원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 인도분은 전 거래일인 지난 13일에 비해 0.8%(42센트) 상승한 51.8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달 27일 이후 최고치다.

영국 런던의 ICE 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 12월 인도분은 1.1%(65센트) 오른 57.82달러에 장을 마쳤다.

독일 투자은행 코메르츠방크 분석가들은 이날 보고서에서 “원유시장은 현재로서는 지정학 리스크이 단단히 장악됐다”고 평가했다.

이날 유가는 쿠르드족의 분리 독립을 둘러싼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공급 차질에 대한 전망으로 상승세를 보였다.이라크 정부는 지난달 25일 쿠르드자치정부(KRG)가 분리·독립 투표를 벌인 데에 불만을 품고  15일부터 이날 새벽까지 주요 유전지대인 키르쿠크를 두고 군사 충돌을 벌였다. 이번 충돌로 유전 2곳의 생산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중 두 번째 산유국이며,쿠르드자치국은 하루 50만배럴의 원유를 수출하고 있다.

미히르 카파디아 선글로벌인베스트먼츠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마켓워치에 “정치적 반목이 지속되고 있지만 이는 원유생산차질을 빚지 않으려는 양측의 최선의 관심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앞서 지난주 유가는 이란에 대한 미국의 제재 우려로 상승세를 탔는데 원유시장은 이날도 그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이란 핵협정(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을 ‘불인증’ 하는 내용을 담은 포괄적 대 이란 전략을 공식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인증을 거부함에 따라 그 결정의 확정 여부는 미국 의회의 몫이 됐다. 의회를 이를 근거로 60일간 이란 제재 연장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란은 2015년 국제 사회의 제재해제 이후 수출을 확대했는데 제재가 재개되면 수출감소로 유가가 오를 것이라는 불안감이 작용했다.

WTI는 지난 13일 1.7% 오르는 등 주간으로 4.4% 상승했다. 브렌트유는 같은 날 1.6% 오른 것을 비롯해 지난주 한 주 동안 2.8% 상승했다.

미국의 산유량 감소 전망도 유가 상승에 동력을 제공했다. 유전 정보서비스업체 베이커휴스는 지난 13일 미국에서 가동 중인 원유 채굴장비가 6월 초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인 743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가동 중인 원유채굴기는 지난주 2개 줄어 2주 연속 감소를 기록했다. 가동 중인 원유채굴기가 줄었다는 것은 산유량이 줄었다는 뜻이며 이는 국제 원유시장에 나올 미국산 원유가 줄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