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슬라의 보급형 전기자동차 '모델3'. 최근 생산량 차질에 시달리고 있다. 출처=테슬라 홈페이지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Tesla)가 400명에 달하는 직원을 해고했다. 이에 대해 최근 ‘모델3’ 생산 차질과 관련, 테슬라가 영업 부진으로 직원 해고를 감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테슬라 본사가 있는 실리콘밸리 지역신문인 머큐리뉴스는 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간) 전·현직 테슬라 직원과 인터뷰를 통해 400명이 넘는 직원이 일자리를 잃었다고 보도했다.

주요 외신에 의하면, 테슬라는 제조부문 뿐만 아니라 행정과 영업부문을 포함한 수백명의 직원을 해고한 것으로 신문은 보도했다. 이번 정리해고는 이메일로 통보됐으며, 직원들과 사전 협의는 없었다. 일부 현지 언론에서는 올 들어서만 해고인원이 7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측하는 보도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테슬라는 이번 주 대량 해고는 전사적인 연례 평가의 결과였고 정리해고는 아니라고 반박했다. 테슬라 대변인은 “테슬라 직원은 3만 3000명에 이른다. 성과 검토를 통해 일부 근로자가 정리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부 직원은 인센티브와 보상을 받은데다, 테슬라는 현재 신규 채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지 언론에선 이번 해고에 대해 테슬라의 ‘모델3(Model3)’ 생산 차질과 맞물린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테슬라는 전기차 모델3의 목표 생산량을 분기당 1500대 이상으로 잡았지만, 3분기 실적발표에서 목표의 17%에 불과한 260대를 생산하는 데 그쳐, 생산 차질에 시달리고 있다. 판매량 역시 220대에 그쳤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6일 “테슬라는 생산 공정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전기차를 수작업으로 무리하게 생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일론 머스크(Elon Musk)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7월 “우리는 생산 지옥(Production hell)에 빠져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

테슬라의 보급형 전기차인 모델3는 대당 가격이 3만 5000달러(약 4000만원)로 기존 테슬라 모델의 절반 수준으로 저렴한 가격이 특징이다. 지난해부터 미국과 한국 등 7개국에서 사전예약을 받아 현재까지 약 50만대의 예약 주문을 받았다. 테슬라는 전체 전기차 생산량을 2018년까지 50만대, 2020년까지 100만대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테슬라, 양치기소년으로 전락하나

테슬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4월 월스트리트저널과 뉴욕타임스 등 현지 주요 언론들은 머스크 CEO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 시작했다. 당시 테슬라는 부품 조달에 실패, 당초 계획보다 ‘모델X’를 1500여대나 판매하지 못하는 부진을 겪고 있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 주요언론은 이미 18개월전인 지난해 4월, 2017년 말부터 인도를 약속하고 무려 50만대에 달하는 예약 판매를 기록했던 ‘모델3’ 생산량을 테슬라가 맞출 수 있을지 의구심을 나타냈었다. 이들의 의심이 현실이 된 셈이다.

머스크CEO는 지난 2015년 전기차 모델X 상용화에 성공하면서 “(자신에게) 실패는 옵션”이라는 경영 철학을 밝히기도 했다.

이후 테슬라는 ‘2016년 5월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테슬라 자율주행차 운전자(당시 자율운전모드운전)사망사고 발생→연이은 판매실적부진→직원 400명 해고’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하고 있다.

테슬라의 급성장에는 일론 머스크라는 천재 CEO가 있다. 세계 미래 자동차 시장의 그림을 새롭게 그리는 설계자로 통하고 있다.

머스크가 얘기한대로 “실패는 옵션”이라는 오뚜기 같은 자신감이 반복될 경우 과연 투자자들이 언제까지 테슬라를 기다려 줄 수 있을지 점점 미지수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