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배럴당 50달러대에 올라선 국제유가는 이번 주에도 유가 상승을 초래한 변수들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 수출국들의 감산이 이어지고 미국 셰일오일 생산량도 예상보다 늘지 않는 등 생산이 안정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중국의 석유 수요가 살아나고 있고 여기에 중동 불안도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핵합의 불인증 선언으로 이란의 석유 수출이 다시 막힐 가능성도 유가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50 달러대 진입 국제유가,중동 불안타고 상승할까?

국제유가는 지난주 배럴당 50달러대에 안착했다. 미국과 글로벌 기준유 모두 주간 기준으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는데 이번 주에도 그 탄력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국 벤치마크 원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 인도분은 전날에 비해 1.7%(85센트) 오른 배럴당 51.4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WTI는 주간으로 4.4% 올랐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브렌트유 12월 인도분은 전날에 비해 1.6%(92센트) 상승한 57.17달러로 장을 끝냈다. 브렌트유도 주간으로 2.8% 올랐다.

이날 두 유종 종가는 모두 지난달 29일 이후 최고이며 주간 상승률도 지난달 15일 이후 가장 높았다.

WTI값은 지난 6월 초 배럴당 42.05달러를 바닥으로 반등해 22.3% 상승했다.

중 수요 증가, 산유국 감산의 합작품

국제유가가 오른 것은 세계 최대 소비국인 미국과 중국의 수요가 탄탄한 게 우선 지목된다.미국 에너지정보국이 발표한 10월 첫째 주 미국 원유 재고는 전주보다 270만 배럴 감소했다. 예상치(170만 배럴 감소)보다 더 줄어든 것이다. 미국의 원유 재고는 올 들어 32주 동안 26주 감소해 총 1억2000만 럴 줄었다. 이는 휘발유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데다 원유 수출도 증가하고 있는 결과로 풀이된다. 미국의 원유수출은 하루 약 998만배럴로 근 1000만배럴에 육박했다.

중국에선 9월 원유 수입량이 하루 평균 900만 배럴로, 1~8월 평균인 하루 850만 배럴을 넘었다.이로써 중국은 세계 최대 수입국의 지위를 재확인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주도 산유국의 감산합의도 효과를 내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산유국들은 하루 180만배럴의 감산합의를 이행 중인데 내년 3월 말 종료될 감산합의를 내년 말까지 재연장하는 논의를 하면서 유가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산유국들은 감산합의의 효과를 보고 있다며 감산의 고삐를 죄고 있다.

미국 셰일업계도 유가 상승에 힘을 보태고 있다. 유전정보 서비스 업체인 베이커휴즈는 지난주 기준 가동 중인 원유채굴기 숫자가 5개 준 743개라고 발표한 것도 유가 전망을 밝게 했다. 원유 채굴기가 숫자가 줄면 그만큼 원유생산과 원유공급이 줄어든다는 뜻이어서 유가엔 호재가 된다.

美 이란 핵협정 불인증, 유가 상승 방아쇠 당기나

미국의 이란 핵협정 불인증이 유가의 변수로 떠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이란 핵협정을 “가장 일방적이고 최악인 거래”라며 ‘불인증(decertification)’을 선언했다. 그는 즉각 폐기하지 않고 의회에 공을 넘겼다. 미 의회는 앞으로 60일 동안 검토해 대(對)이란 제재 재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 협정은 2015년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과 독일 등 6개국이 이란과 체결했다. 경제 제재를 해제하는 대신 이란은 핵 개발을 중단키로 했으며 지난해 1월 발효됐다. 2016년 초 제재가 해제된 뒤 이란은 원유 생산량을 하루 380만배럴로 대폭 늘렸다.

미국 제재를 재개하면 란의 석유 수출길은 또 막힐 수 있다. 특히 미국이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지속할 경우 이란의 원유수출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며 그 결과 원유시장의 공급과잉이 해소되면서 유가가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영국과 독일은 미국의 결정을 비판하며 15일 이란핵협정을 굳건히 준수하겠다고 밝혀 미국의 뜻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또한 쿠르드자치족의 독립투표 이후 쿠르드자치족과 이라크간 긴장, 터키의 위협도 유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라크가 쿠르드 자치정부의 돈줄인 키르쿠크 유전지대 남쪽으로 탱크와 병력을 집결시키자 쿠루드 자치정부 역시 키르쿠크 방어를 위해 수천명의 병력을 이동시켜 일촉즉발 상태에 도달했다.

터키는 자국 항구로 이송돼 수출되는 쿠르드 원유수출을 봉쇄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쿠르드산 원유수출은 하루 50만배럴 정도다.

웃고 있는  OPEC

산유국 카르텔인 석유수출국기구(OPEC)은 내년도 원유 수요 전망을 상향했다. OPEC은 내년 원유 수요가 하루평균 3306만배럴로 종전 전망치보다 23만배럴 늘렸다.이로써 OPEC은 올 들어 세 번째 로 내년 전망을 높였다.

OPEC은 또 현재 진행중인 감산합의 이행 결과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OPEC은 선진국 재고량이 8월 29억9600만배럴로 전달에 비해 2470만배럴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OECD 5년 평균치보다 1억7100만배럴 많은 것이어서 OPEC은 이를 더 낮추길 원하고 있다.

OPEC 일부 관계자들은 감산합의로 원유시장 공급과잉이 해소되고 공급이 부족될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이는 9월 OPEC 회원국 산유량이 하루 3275만배럴로 전달에 비해 8만9000배럴 증가했지만 감산합의가 진행된다면 내년도 수요를 맞추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수요증가와 감산, 산유국이 밀집한 중도 불안은 국제유가가  OPEC의 편으로 돌아섰음을 알이는 신호탄이 아닌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