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bigcommerce.com

중국의 전자상거래 거인 알리바바도 미국의 아마존처럼 식품 사업 진출을 소리 소문 없이 추진하고 있다.

미국 전자상거래 거인 아마존이 최근 홀푸드를 137억 달러에 인수하고 계산원 없는 식품 매장을 선보이면서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지만, 중국도 이미 그런 시대에 발맞춰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회사인 알리바바가 온라인 및 오프라인 동시에 식품 매장을 열었다고 CNN이 최근 보도했다. 이 회사의 조 차이 부회장은 지난 주 홍콩의 한 컨퍼런스에서 알리바바는 이미 2년 전에 소리 소문 없이 식품 매장을 개설했는데, 당시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고 회사로서도 실험 단계여서 크게 노출시키지 않았었다고 말했다.

알리바바의 식품 매장 이름은 ‘헤마’(Hema)다. 이 회사는 급속하게 신장하고 있는 중국 온라인 식품 시장의 한 몫을 노리고 있다. 전문 리서치 기관인 IGD에 따르면, 2020년까지 중국의 온라인 식품 시장의 규모는 1800억 달러(205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IGD의 아시아 지역 담당 이사인 셜리 주는 “온라인 식품 시장의 규모와 수용 면에서 중국은 단연최고 수준”이라면서, “그러나 아마존과 알리바바는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특히 신선식품의 경우, 오프라인 매장의 역할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고 지적했다.

코스트코(Costco) + 아마존(Amazon) + 치폴레(Chipotle)

헤마에서 식품을 사려면 고객들은 이 매장의 앱을 다운로드 받아 알리바바의 디지털 지불 플랫폼인 알리페이(Alipay)의 계좌에 연결해야 한다. 그러면 온라인에서 물건을 주문하고 신선 식품을 배달 받아 볼 수 있으며, 헤마의 셰프가 요리한 메뉴를 배달시켜 집에서 바로 먹을 수도 있다.

아니면, 오프라인 매장에 가서 계산원 없는 카운터에서 물건을 직접 살 수도 있고, 즉석에서 냄비에 요리를 해 포장해 주거나 매장 푸드코트에서 직접 먹을 수도 있다.

한 매장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어 마치 코스트코와 아마존과 치폴레를 한 데 합친 것과 같다.

흔히 온라인 쇼핑이 성행하면 오프라인 매장 시대의 종말이 올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고객들에게 실제 매장을 경험하게 하는 것은 고객 신뢰를 구축하는 오래 된 방법이며, 특히 식품의 경우, 물리적 매장은 창고로서의 역할도 한다고 지적한다.

조 차이 부회장은 "헤마 운영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아마존도 홀푸드를 인수하면서 배우게 되겠지만, 이 오프라인 매장을 고객 센터로 활용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런 개념은 중국의 2위 전자 상거래 업체인 징동닷컴(JD.com)도 이미 충분히 익혔다.

징동닷컴의 국제사업부 부사장 조쉬 가트너는 이렇게 말한다.

"책 같은 상품과 달리, 신선한 사과를 전국 곳곳의 수 천 개의 창고에 모두 보관했다가 수요가 생길 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습니다. 기존의 지역 수요를 가지고 있는 오프라인 매장 네트워크를 갖춤으로써 이런 개념을 더 확장할 수 있는 것이지요.”

징동 네트워크는 여러 곳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음으로써 실제 매장을 약 350개까지 늘려 온라인 식품 주문을 위한 고객 센터를 두 배로 늘릴 수 있었다.

또 지난 해에는 이하오디엔(一號店, Yihaodian)으로 알려진 월마트의 중국 전자 상거래 사이트를 인수함으로써, 식품뿐 아니라 월마트의 다양한 제품을 자체 전자 상거래 플랫폼에서 공급할 수 있게 되었다. 또 400개가 넘는 월마트의 오프라인 매장 중 약 130개 매장이 JD의 창고 역할을 하게 됐다. 이는 대부분 상하이나 베이징 같은 대도시에만 집중해 있는 알리비바의 헤마 매장 20여개 보다 훨씬 많은 수이다.

징동은 이미 2년 전에 중국 식료품 체인인 용휘 수퍼스토어(永輝超市, Yonghui Superstores)의 지분 상당 부분을 확보해 약 200개의 매장을 배송 기지로 사용하며 중국 전역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징동은 여러 배송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스쿠터나 오토바이로 중국 도시를 누비는 배송 편대를 갖춰, 웬만한 곳이면 30분 이내에 온라인 식품 주문을 배송할 수 있다고 말한다. 알리바바의 헤마도 매장에서 3km 이내의 고객에게는 신속한 배송 서비스를 약속하고 있다.

분석가들은 스마트폰 사용자와 젊은 중산층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중국의 온라인 식료품 시장은 좀처럼 둔화될 기미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