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복지단 국방마트에서 지난해부터 외산담배를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전국 잎담배 생산농가 농민들이 생존을 위협을 받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에 국방마트에 제품을 납품하는 필립모리스 측은 국내산 잎담배를 자사의 제품에 사용할 의지가 있다고 밝혀 주목된다.

▲ 출처: 필립모리스

지난 12일 잎담배 생산농가 농민들(엽연초생산협동조합)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국방부 정문 앞에서 '국군복지단 외산담배 판매 철회'를 촉구하는 항의집회를 열었다.

국군복지단 마트에서는 지난해 5월부터 필립모리스(PMK) '말보로 골드'와 JTI '메비우스 LLS 윈드블루'를 판매 중이다. 해당 외국계 담배 회사들은 국내산 원료 잎담배를 사용하지 않는데, 국방부에서 자국민 보호를 하지 않는다는 게 잎담배 생산농가 농민들의 불만이다.

이에 대해 국군복지단 마트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는 필립모리스 관계자는 "현재 우리회사의 담배에 사용되는 필터나 종이는 국내산 재료"라면서 "국내산 잎담배 수매와 관련해서 농가와 서로 조건을 타진을 하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다만 농가와 논의를 하면서 아직 협상에 이르지 못한 것이지 국산 재료 사용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미 생산 농가가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오래전부터 거론된 국산 잎담배 수매 계획이 아직도 실행되지 않고 있는 데 대한 반발은 매우 거세다. 엽연초생산협동조합은 1988년 국내 진출 이후 지금껏 국산 잎담배를 전혀 수매하지 않는 외국계 담배회사들이 군납용 담배까지 진출해 잎담배 농가들의 생존권을 더욱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합 관계자는 "잎담배 경작면적이 2002년 2만970ha에서 올해 3403ha로 줄어들 만큼 잎담배 농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군납용 담배 시장에 외국 담배사들이 진출하는 것은 군과 외국 담배회사들이 우리 농가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처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설동진 엽연초생산협동조합 총무국장은 "만약 철회가 되지 않는다면 국군복지단 마트 입점 기준을 시장점유율에 따라 국내산 잎담배 원료를 사용한 업체만 입점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송영무 국방장관은 12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군 마트에서 판매하는 담배는 일반 상업물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라 외국 브랜드 담배의 입찰 참여, 판매를 제한할 수 없음을 양해 바란다"면서 "다만 현재 공익적 요소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선정기준 개선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공익적 요소에는사회적 기업, 모범납세, 시장점유율 반영 등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 12일 열린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동철 국민의당 의원은 이번 잎담배 사태에 대해 “왜 군의 특수성을 감안해서 군 기여도를 보지 않고, 사회공헌도 보지 않느냐”라며 “국산 잎담배 사용실적 등 공익적인 요소에 대한 평가기준이 반영 되어야 한다는 문제제기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미처 그 분야까지 생각을 못했고 보고를 못 받았다고”고 해명하며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 잎담배 재배 농민들이 지난 12일 국방부 앞에서 ‘국군복지단 외산담배 판매 철회’를 촉구하는 항의집회를 열었다. 출처:엽연초생산협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