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은 내년 국내 경제 성장률이 2% 중반에 머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 경제 성장률을 3%로 예측하며 한국 경제 전망을 밝게 본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LG경제연구원은 13일 “수출가격 상승효과의 둔화, ICT 분야 설비투자 증가세 둔화, 건설 투자 마이너스 성장 등으로 내년 경제성장률은 2.5에 머물 수 있다”고 밝혔다. LG연구원은 “문재인 정부 소득주도 성장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며 소비성향이 반등해 국내 경기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도 예측했다.

▲ 국내 경제 성장률 전망(출처=LG경제연구원)

내년도 투자활력 낮아지지만 소비는 살아난다

국내 경기는 2015년 이후 시작된 투자 주도 성장 흐름이 금년까지 이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건설 투자가 경기를 활성화하는 요인이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설비 투자 증가가 더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2년간 성장이 투자에 의존하는 정도는 50%를 넘었고, 올해 들어서는 80%를 상회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와 ICT 부문의 투자 증가세가 줄어들고, 특정 품목에 대한 집중도가 강화돼 확장성이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윤형 한국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잠재성장률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고, 제조업체들이 저성장 국면에서 시달리면서 투자를 줄이며 경직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LG경제연구원은 내년에 세계 교역 흐름이 둔화되면서 수출단가 상승 효과가 줄어들 것이라고도 봤다.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이슈와 각국의 보호주의 추세로 인해 수출 환경은 계속해서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는 호조를 띌 것으로 예상됐다. 저성장국면이 계속되면서 소비성향은 계속 하락했지만 최저임금 인상, 공공부문 고용증대 등의 정책 효과가 작동하면서 소비가 성장을 주도하는 모습도 나타날 수 있다. 지난 6년 간 소비성향 하락폭(6.8%)은 일본의 ‘잃어버린 10년’ 동안 있었던 소비성향 하락폭(6.2%)과 매우 유사했다.

LG 경제연구원 측은 “IMF때의 71%까지 소비성향이 낮아져 추가적으로 하락이 발생하진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일본에서도 평균 소비성향이 70%대까지 낮아진 후 반등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최저임금 인상은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의 생산성에 다소 부정적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역량 강화 요인이 될 전망이다. 재정 지출 효과로 봤을 때 내년 중 소득 주도 성장은 국내 경제 성장 정책에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다. 다만 투자의 성장 기여도가 낮아져 성장의 하향세가 생겨나는 국면은 불가피하다.

LG경제연구원은 “최저임금 상승에도 성장 둔화로 수요 압력이 낮아지면서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2% 아래로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통화 긴축 흐름 때문에 국내 시중 금리가 완만하게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원달러 환율은 북핵리스크로 인해 다소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경제연구원도 비슷한 의견 내놔

현대경제연구원도 지난달 27일 ‘2018 경제전망’을 통해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올해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된 이유도 LG경제연구원과 비슷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건설 투자의 하방 리스크 확대, 소득 주도 성장과 일자리 정책으로 인한 민간 소비 개선 등이 겹쳐 나타나며 경제성장률은 2%대에 머무를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의 경우 세계 경기 회복세로 인한 글로벌 수요 확대, 국제 유가 상승 등이 긍정적 요인이지만 미국과 유럽의 통화긴축, 중국 교역 여건 악화 등으로 증가율이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역시 LG경제연구원 전망과 비슷하다. 현대경제연구원 측은 “경제 역동성 확보, 가계 고용 안정과 소득 증대, 부동산 안정과 적정 규모 SOC 투자 유지가 요긴하다”고 주장했다.

한국은행은 2.9% 전망

한국은행은 내년 연간 GDP 경제성장률을 2.9%로 내다봤다. 민간소비는 올해보다 0.4% 뛴 2.6%, 설비투자는 올해 9.5%보다 대폭 감소한 3%대로 내려 앉을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투자도 올해는 연간 6.5%대 성장했지만 내년에는 0.2%대에 머무를 것으로 예측됐다. 대우그룹 구조조정본부장을 지냈고 현재 M&A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김우일 대우 M&A 대표는 “전세계적으로 건설업이 워낙 하강 경기라 한국에서도 건설 투자를 줄이는 추세”라면서 “대우건설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는 글로벌 사모펀드들도 표면적으로는 긍정적 입장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으로 안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지난 7월 하반기 경제전망 당시 11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반영하지 않고도 올해 2.8%의 경제성장이 가능하다고 봤다.

IMF는 3% 낙관한 이유는 세계 경제 회복 예상 때문

IMF는지난 10일 세계 경제 회복 가능성 등을 근거로 올해와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3%로 전망했다.  IMF는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전망치보다 각각 0.3%포인트와 0.2%포인트 올려잡아 우리나라가2년 연속으로 3%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IMF 전망은 정부의 전망과  일치한다. 정부는 지난 7월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올해 성장률을 기존 전망(2.6%)에서 0.4%포인트 상향한 3.0% 성장률을 제시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올해 3%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점을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다”면서도 “내년에는 글로벌 무역과 중국의 수입 회복 등이 세계 경제 회복 흐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