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번째 선악과, 72.2×50.0㎝ Oil on canvas, 2011

 

매끈한 사과를 잠식하고 있는 바코드와 베리 칩 이미지는 제2의 선악과로 기능한다. 작가는 아담과 이브가 맛보았음직한 선악과를 사과로 상징화 시키면서, 그들의 영적 짤림 현상을 가져오게 했던 사과의 표면을 먹음직도 하며 보기에 아름답고 지혜롭게 할 만큼 탐스럽게 표현하는 데 주력하고자 일루전을 극대화 시키고 있다.

 

▲ 33.4×24.2㎝

 

사과의 표피 안에는 어떤 것이 들어있는지 모르지만 누구든 손을 뻗어 한입 깨물고 싶어질 충동이 일만큼 말이다. 사과 표면은 뭔지 모를 기분 나쁜 꼬드김과 함께 바코드와 베리칩 이미지들로 중첩되어 제시되고 있다. 베리 칩은 유비쿼터스 기술과 연결된 인체 네트워크 구축을 기반으로 하여 사람과 동물, 사물을 통합하는 핵심 기술이다.

 

▲ 65.1×45.5㎝

 

김호성(ARTIST KIM HO SEONG, 金虎聖)작가의 작업은 일반적인 정물화 개념을 훨씬 벗어나 유기체와 기계가 결합된 변환인간의 단초를 제공해 주고 있다. 그래서 베리 칩은 니체가 말한 ‘짐승과 위버멘쉬 사이를 잇는 밧줄’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려는지 모른다. 김호성이 갖는 사과와 베리 칩에 대한 예술적 사유와 경고는 앞으로 펼쳐질 포스트 휴먼 징후들을 시각화 시키는데 중요한 스펙트럼으로 작용할 것이다.

△글=조상영(미술학 박사, 미술비평)

 

▲ 90.9×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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