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3일 공시한 실적은 놀랍기 짝이 없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영업이익률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느 수준이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 호황과 스마트폰 신제품 판매 호조에 힘입은 것이다.  삼성전자의 이처럼 놀라운 실적은 흔히 아이폰을 판매하는 애플의 그것과 비교된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를 판매하긴 하지만 반도체와 가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일등상품을 판매하는 것과 달리 애플은 아이폰과 태블릿, 노트북을 팔고 있고 애플이 실적을 발표하는 대상기간이 삼성전자와 달라 단순비교는 무리가 있다.  그럼에도  삼성전자의 실적이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 삼성의 캐시카우가 다양하며 그것을 바탕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 삼성의 3분기 실적이 애플을 제쳤다.출처=안드로이드어쏘리티

삼성전자가 13일 내놓은 3분기 연결기준 실적은 문자 그대로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게 했다. 매출 62조원, 영업이익 14조5000억원이다. 한 개 기업의 실적이 어지간한 그룹 전체와 맞먹는 수준이다. 따라서 국내 비교는 의미가 없다. 애플만이 유일한 비교 대상이라고 해도 전혀 틀리지 않다.

문제는 애플의 회계기준이 우리와 다르다는 점이다.애플을 비롯한 미국 기업들은 미국의 회계연도 기준을 따른다. 미국은 10월1일부터 회계연도를 시작한다. 애플이 가장 최근 발표한 실적은 3분기 실적이다. 애플이 발표한 3분기는 4~6월까지다. 우리로 치면 2분기다. 그 기간 세계 경제여건, 소비자 구매력과 구매의욕 등이 달라 단순 비교 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미국 뉴욕증시의 시가총액 대장주로 군림하는 애플에 삼성전자만이 유일하게 실적 비교 대상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애플이 지난 8월 발표한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54억달러, 87억달러였다.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12%, 7.2% 증가한 것이다.  전체 매출액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 아이폰이 전년 동기 대비 1.55% 증가한 4110만대가 팔리고 아이패드는 14.8% 증가한 1142만대가, 맥북은 0.94% 증가한 430만대가 팔린 덕분이었다.

비교의 편의를 위해 13일 원달러 환율을 적용하면 각각 약 50조원과 약 9조8600억원이 나온다.  당일 환율을 적용해도 애플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약 51조원과 약 9조7700억원이 된다.

전자를 기준으로 하면 삼성전자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애플보다 각각 19.4%, 32% 많다.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은 애플보다 월등히 앞선다. 매출  61조원, 영업이익 14조700억원이었다.

▲ 3분기 삼성·애플 실적 비교.출처=이코노믹리뷰DB

 

▲ 삼성 최근 분기별 실적.출처=이코노믹리뷰DB

삼성전자 실적은 매출과 영업이익, 영업이익률까지 동반상승했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1.64%, 영업이익은 3.06%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9.65%, 178.85% 늘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률은 23.39%를 기록했다. 애플의 3분기 영업이익률은 19.16%였다.삼성전자는 전분기 영업이익률(23.07%)보다 0.32%포인트 올랐고 지난해 같은 기간(10.87%)보다 12.51%포인트 상승했다.

▲ 애플 최근 분기별 실적.출처=이코노믹리뷰DB

애플의 영업이익률은 2분기에 23.71%를 기록한 후 3분기에는 20%를 밑돌았다. .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증권업계가 예상한 실적 전망치 평균(14조3800억원)을 넘으면서 사상최대 ‘어닝서프라이즈(깜짝실적)’를 달성했다.

업계는 삼성전자의 실적 행진이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부문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호황 덕분이라고 평가한다.

이날 실적 발표에서 사업 부문별 세부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는 반도체 부문에서만 약 10조원의 영업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3분기 영업이익(14조5000억원)에서 약 70%에 이르는 비중이다.

디스플레이 사업도 매출이 처음 9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하지만 LCD 패널 가격 하락과 OLED 신제품 수익성 하락 등으로 영업이익은 전분기에 비해 다소 하락했을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 전망은 더 밝을 것으로 예상한다. 반도체 시장에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강세로 보이고 플렉서블 OLED 물량이 늘어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0조원, 17조5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애플은 다음달 초 발표할 4분기 매출이 490억∼520억달러 사이가 될 것이라고 이미 밝혔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492억달러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 3분기 실적에 비해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실적이 놀라운 것임에 틀림없지만  반도체 호황에 힘입은 것이 크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스마트폰 갤럭시 판매가 급증해야만 진정한 의미에서 애플과 비교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