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계절 독감 백신의 대세가 3가에서 4가로 옮겨가고 있는 가운데 사노피파스퇴르(Sanofi Pasteur)가 독감 백신 제조시설을 확대한다. 사노피파스퇴르는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의 백신사업부로 전 세계에 유통되는 독감 백신의 40%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

▲ 출처=이미지투데이

사노피는 12일(현지시각) 프랑스 북서부  도시인 발드뤼일에 백신 제조시설을 짓기 위해 1억7000만유로(약 2286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 시설에서 생산할 박씨그리프테트라주는 10월을 기준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24개국에서 접종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획득했으며 시중엔 9월 출시됐다. 우리나라에서 접종하는 박씨그리프테트라주는 전량 프랑스에서 완제품으로 수입한 것이다.

사노피파스퇴르는 이번 백신 제조 시설 확대를 통해 자사의 4가 독감 백신인 박씨그리프테트라주의 공급을 최대 70개국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백신 제조 시설에서 백신을 생산하는 것은 2022년에 시작될 예정이다.

▲ 사노피파스퇴르가 새로운 백신 제조 시설을 짓는 프랑스 북서부의 위치한 도시 '발드뤼일'.출처=구글 지도

국내에서 4가 독감백신을 생산하는 업체는 ▲녹십자 ▲동아에스티 ▲보령바이오파마 ▲일양약품 ▲SK케미칼 ▲한국백신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사노피파스퇴르 등 8곳이다.

독감백신은 해마다 1700만~1800만명 분량이 필요하다. 식약처에 따르면 올해 국내제조업체는 1600만명 분량, 수입업체는 400만명 분량을 신청했다. 국내제조 독감백신은 3가백신(A형 2종, B형 1종) 900만명 분량, 4가백신(A형 2종, B형 2종)은 700만명 분량이다. 수입 독감백신 중 3가백신은 100만명 분량, 4가백신은 300만명 분량이다.

▲ 2017년 우리나라에서 출하를 신청한 4가 계절 독감백신 제조사와 제품.출처=식품의약품안전처

독감 백신 3가·4가, 무엇을 맞아야 할까

계절 독감백신은 크게 3가와 4가로 나눌 수 있다. 둘의 차이는 예방할 수 있는 바이러스의 범위라고 보면 쉽다. 3가보다 4가 백신이 더 광범위하게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예방한다.

 인플루엔자 3가백신은 두개의 인플루엔자A 바이러스 항원, 한 개의 인플루엔자B 바이러스 항원을 가지고 있는데, 4가백신은 두개의 인플루엔자A 바이러스 항원, 두개의 인플루엔자B 바이러스 항원을 가지고 있다. 3가 백신에 1개의 인플루엔자B 바이러스 항원이 추가된 것이다.

백신 제조업체는 남반구의 독감유행을 보고 유행할 바이러스를 예측해 백신을 생산한다. 때문에 매년 바이러스 항원이 다를 수 있다. 예측이 정확하다면 백신의 효과가 높으며 예측이 달라지더라도 3가 백신보다는 4가 백신에서 더 나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김종훈 고려대안암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3가백신보다 4가 백신에 예방접종에 들어갈 수 있는 항원의 숫자가 많으므로, 가능하다면 4가백신을 접종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며 “4가백신이 조금 더 금액이 높지만 4가 백신을 접종했을 때가 공중보건 비용을 더 줄인다는 연구도 있다”고 설명했다.

백신 접종이 필요한 대상군은 3가와 4가 모두 같다. 고위험군에 속하는 영유아, 어린이(특히5세이하), 65세 이상의 성인, 요양병원에 있거나 폐질환, 심장질환, 콩팥질환, 간질환, 당뇨, 면역이 떨어져 있는 암환자, BMI(체질량지수)40이상의 고도비만환자, 임신 중이거나 임신의 가능성이 있는 사람 등 인플루엔자에 감염됐을 때 합병증이 생길 수 있는 질환을 가진 사람들이 필수 접종 대상군이다.

김종훈 교수는 “독감백신의 항체가 생기는 시간은 약 2주이기 때문에 독감 시즌이 시작하기 전인 가을에 접종하는 것이 좋고 가능하다면 10월 말까지 접종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