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CT 등 엑스레이(X-Ray) 촬영 시 발생하는 방사선 피폭량을 1/10으로 대폭 줄일 수 있는 디텍터 소재를 개발해 화제다. 디텍터는 엑스레이 영상을 실제 우리 눈으로 볼 수 있게 하는 부분이다. 기술이 상용화되면 전신을 찍을 수 있는 엑스레이도 만들 수 있다. 

▲ 출처=이미지투데이

삼성전자는 자사 종합기술원의 김용철∙한인택 연구팀과 성균관대학교 화학공학부 박남규 교수팀이 이 같은 디텍터 소재를 공동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인체를 투과한 엑스선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변환하는 엑스레이 디텍터는 필름에서 디지털 평판 디텍터로 발전해왔다. 그러나 비싼 가격과 높은 방사선 피폭량이라는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엑스레이 피폭량 저감을 위한 프로젝트들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

연구팀은 기존 엑스레이 평판 디텍터에 비해 감도가 20배 이상 뛰어난 동시에 생산 가격도 훨씬 저렴한 페로브스카이트 반도체 소재를 개발했다. 감도가 높기 때문에 훨씬 적은 엑스레이 조사량으로도 의료영상을 확보할 수 있다. 

또 반도체를 만들 때 쓰는 공정인 진공 증착법을 사용해 만드는 기존 디텍터는 기술적 한계 때문에 대면적으로 만들기 힘들었으나 이번에 개발한 소재는 액상 공정을 통해 얼마든지 대면적으로 확장할 수 있다. 전신을 한번에 찍을 수 있는 엑스레이로도 개발할 수 있는 것.

한인택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상무는 “페로브스카이트 소재를 투과 성질이 매우 높은 엑스선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태양전지의 1000배 이상 두께가 필요하고 동시에 엑스선에 의해 변환된 전기신호를 잘 보존하는 성능확보가 필수인데, 이번에 개발한 새로운 합성 방법은 이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김용철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박사(전문연구원)는 “아직 남아있는 기술적 문제들이 개선되면 방사선 피폭량을 현재의 1/10 이하로 줄인 X-ray 의료영상 기술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세계 3대 과학저널인 네이처 온라인에 ‘유기금속 페로브스카이트를 이용한 대면적, 저선량 X-ray 디텍터’라는 제목으로 지난 4일 게재됐다.

☞페로브스카이트: 러시아 과학자 ‘페로브스키’의 이름을 딴 결정 구조로, 광전류 특성(빛을 전류로 바꾸는 특성)이 뛰어나 태양전지와 엑스레이 분야에서 관심이 높은 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