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노조가 11일부터 13일까지 부분 파업에 돌입했다. 지난 10일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까지 나서 임단협(임금 및 단체협약)과 협상을 시도했지만 합의점을 찾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 1위인 ‘참이슬’ 공급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하이트’와 ‘필라이트’ 등 맥주 공급에는 아직 큰 문제가 없지만, 장기 파업으로 이어질 경우 공급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회사 노조가 지난달 25~27일 사흘간의 전면파업에 이어 이날부터 사흘간 다시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관리직은 오전 근무 뒤 오후 4시간 부분파업, 생산직은 공장별로 4시간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하이트진로 노조는 올해 7.5%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이를 수용할 수 없다며 ‘맥주 사업 부진’을 이유로 내세워 임금 동결안을 제시했다. 하이트진로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124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75억원으로 급감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9월 생산효율화를 위해 강원, 전주, 마산에서 운영 중인 3개 맥주공장 중 한 곳을 내년 상반기까지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김인규 사장은 “회사가 절체절명 위기 순간에 서 있다”면서 “노조의 요구사항을 모두 수용할 여력이 없다”고 호소했지만 노조 측과의 합의는 이끌어내지 못한 것이다.

하이트진로 사측과 노조는 지난 10일 오후 2시부터 4시간이 넘도록 임단협 교섭을 벌였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사측은 임금 동결을 고수하는 대신 위로금 150만원 지급과 장기근속해외연수 신설 등을 제시했지만 노조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이트진로 노사의 갈등으로 유통업계에서는 벌써부터 참이슬 수급에 문제가 빚어지고 있어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추석 연휴 이후 재고가 바닥을 드러내는 상황에서 원활한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편의점 관계자들은 “참이슬 재고가 바닥이 났는데 회사 자체에서 생산이 안되고 있으니 찾는 손님이 있어도 팔지 못하고 있다”면서 “점주들이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 측은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조 측과 계속 협상을 시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