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아마존, 애플 등 해외 IT기업들을 중심으로 인공지능 분야 연구·개발이 활발해지면서 과거 이론에 머물러있던 인공지능 기술이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인간과 체스 대결에서 승리하거나 월스트리트 금융 전문가보다 높은 수익을 내며 투자를 한다. 오늘날 인공지능 분야는 스스로 시행착오를 거치며 학습하는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과 사람의 손 글씨까지도 인식하는 '추론영역(Inference/Reasoning)'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최근에는 '뇌 과학'과 융합하는 새로운 시도도 있다.

▲ 인공지능 이미지.출처=픽사베이

LG그룹 산하 LG경제연구원이 10일 공개한 ‘최근 인공지능 개발 트렌드와 미래의 진화 방향’이라는 보고서에서 “인공지능 분야는 최근 5년간 빠른 속도로 발전해 이제는 인공지능이 사람의 능력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구현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2000년대 까지만 해도 인공지능 연구자들은 주로 인간이 만들어 놓은 지식을 기계에게 학습 시키는 방법으로 인공지능을 구현했다.

2012년을 기점으로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거대 인터넷 기업들의 빅데이터 처리 기술과 컴퓨팅 파워를 바탕으로 ‘딥러닝(Deep Learning)’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인공지능을 개발했다. 딥러닝 방식은 인지, 학습, 추론, 행동과 같은 인간 지능 영역에서도 발전했다.

이제 딥러닝은 인간의 사전 작업이 없이도 기계가 데이터를 분석해 이미지 속의 사물을 구별해 내고 사전 정보가 전혀 없이도 웹상의 동영상을 스스로 학습해 영상 속 동물을 구분해 낼 수 있게 된 것이다. 딥러닝의 발전으로 인공지능이라는 단어가 처음 사용된 1956년부터 약 60년이 지난 오늘날 인공지능은 급속도로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 된 것이다.

이승훈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최근 2년간 인공지능 분야에서 강화학습과 관계형 추론, 예측 기반의 행동 등의 분야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됐다”면서 “인공지능이 인간의 사고 영역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고 말했다.

구글의 인공지능 자회사 딥마인드(Deep Mind)가 개발한 알파고의 핵심 기술인 강화학습 분야의 발달로 인공지능은 목적 달성을 위해 스스로 시행착오를 거치며 학습한다. 인공지능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확보가 관건인데, 최근에는 게임과 같은 가상의 공간에서 학습 환경을 만들어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또 인공지능은 인간의 고유 영역이라고 여긴 추론 분야에서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인공지능은 영상이나 문자와 같이 주어진 정보를 인식하는 능력도 강화해 인간의 손 글씨를 직관적으로 추론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딥마인드는 인공지능의 행동과 추론 영역을 연구하면서 ‘사람처럼 생각하는 인공지능(Computing Like Human)’ 기술에 한발자국 다가섰다.

현재의 인공지능 기술에 한계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인공지능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선 막대한 양의 데이터와 컴퓨팅 파워가 필요하다. 이에 인공지능 분야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인공지능을 구현하려는 시도들도 있다. 그 해법으로 신경 과학, 뇌 과학과 같이 인간 뇌에 대한 연구를 컴퓨터 과학 분야의 연구에 접목시켜는 것이다.

오늘날에는 인간의 뇌의 기능을 모방하는 ‘인공신경망(뉴럴 네트워크)’ 기술에 이르렀다. 인공신경망 기술은 인간의 뉴런과 시냅스간 정보 전달하는 방법으로 현재 ‘3세대 인공신경망 모델’에 이르러 그 정교함을 더했다.

▲ 인공 신경망(왼쪽)과 인간의 신경망(오른쪽) 차이.출처=LG경제연구원

또 인공신경망 기술을 강화하기 위해 하드웨어도 인간의 뇌 구조를 모방했다. IBM은 인간의 뇌 구조가 좌뇌, 우뇌로 나뉘듯이 컴퓨터 처리 방식도 바꿨다. IBM은 인공 뉴런을 병렬로 구성하는 ‘뉴로모픽 칩(Neuromorphic Chip)’을 제안하며 인간의 좌뇌가 담당하는 언어, 분석적 사고에 관한 영역과 감각, 패턴 인식 등과 같은 우뇌의 영역을 분리했다.

▲ IBM의 병렬형 '뉴로모픽 칩' 방식.출처=IBM

인공지능은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어서 인공지능의 미래, 인류의 미래를 예측하기는 더 어려워지고 있다.

딥마인드, IBM, 오픈에이아이(OpenAI)와 같은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기업들은 새로운 연구 분야가 개척하면서 완성도 높은 인공지능 기술을 구현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은 인공지능 연구 결과들을 자신들의 제품과 서비스에 상용화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다만, 국내에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연구 논문을 발표하거나 제품이나 서비스를 출시하는 연구자, 기업이 소수에 불과하다.

이 책임 연구원은 “글로벌 IT기업들이 인공지능 분야를 선도하면서 국내 기업과 기술격차를 벌리고 있다”면서 “국내 인공지능의 개발 역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오픈소스 기반의 개발에 참여하는 것이 시급하고, 인공지능 개발 역량과 관련이 깊은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하는 중장기 관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