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버스터 기대 약물 개발에 줄줄이 실패한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가 유방암 치료제를 투여한 폐암 임상에도 실패했다.

릴리사는 비소세포성폐암을 앓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유방암 치료제 버제니오(Verzenio, 아바마시클립) 최종 임상시험에서 전체 생존율을 높이는 주 목표를 달성하는데 실패했다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임상 실패 발표 당일 릴리사의 주가는 1.02% 하락했다.

▲ 릴리사가 비소세포성폐암을 앓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유방암 치료제 버제니오  최종 임상시험에서 전체적인 생존율을 높이는 주 목표를 달성하는데 실패했다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임상 실패 발표 당일 릴리사의 주가는 1.02% 하락했다. 출처=구글 캡쳐

버제니오는 암이 분화하고 증식하는 능력을 차단하는 CDK 4/6 차단제라는 새로운 계열의 약물군에 속하는 약물이다. 지난달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를 화이자의 유방암 치료제 ‘입랜스(팔보시클립)’ 노바티스의 유방암 신약 ‘키스칼리(리보시클립)’에 이은 차세대 CDK 4/6 억제제로 내분비 치료 후에도 암이 진행된 HR-양성, HER2-음성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 대해 허가했다.

릴리에 따르면 전암 유전자인 KRAS 돌연변이가 진행된 비소세포폐암의 단독 요법이 전체 생존율을 높이는 일차 평가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무진행 생존 기간(PFS)과 전반적 반응률에 대한 2차 연구에서는 아바마시클립 단일 요법의 효과가 입증됐다. 릴리는 내년 진행될 의료 회의에 관련 자료를 제출할 예정이다.

릴리의 약물개발 책임을 맡은 레비 캐러웨이(Levi Garraway) 박사는 “KRAS 돌연변이가 진행된 폐암 환자의 결과는 불행한 일이다. KRAS 돌연변이 환자 등 특정 환자 그룹에 대한 아바마시클립의 평가를 높이기 위해 종양학 전문가들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캐러웨이 박스는 “비소세포폐암과 기타 악성 종양에서 아바마시클립를 포함한 합리적인 조합의 여러 연구가 진행 중이고, 이러한 연구 결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릴리는 내년부터 연간 5억 달러의 비용 절감을 위해 세계 인력의 8%인 3500명을 감원한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는 지난해 알츠하이머치료제인 솔라네주맙(solanezumab)의 임상시험 실패를 겪고,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 신약 바리시티닙(Baricitinib)도 미국에서 추가 임상시험이 요구되며 허가가 거부됨에 따른 여파로 보인다.

릴리는 우선 미국에서 자발적 조기 퇴직프로그램을 통해 퇴직자를 받고, 일부 공장과 연구개발 시설을 각각 닫으며 중국의 연구소도 폐쇄하기로 했다.

릴리 관계자는 “모든 인력 감축과 시설 폐쇄는 올해 말까지 완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릴리의 최고 경영자 데이비드 릭스는 “약 2000건의 일자리 감축은 미국에서 시행될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회사의 비용 구조를 개선하고, 5억 달러 중 절반은 연구개발 등의 비즈니스에 재투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