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발코니 확장’, ‘빌트인’, ‘팬트리’, ‘알파룸’, ‘드레스룸’

아파트 견본주택 또는 새로 분양하는 단지들이 수요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강조하는 이런 내용들은 모두 조금이라도 더 넓고 효율적인 주거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과 관련돼 있다.

발코니를 확장하면 베란다로 지정된 공간을 거실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팬트리는 식재료를 보관할 수 있는 저장 공간으로, 식료품 이외에도 다양한 물건을 둘 수 있다. 알파룸 역시 최근 설계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으로, 여분으로 남는 공간을 수요자가 원하는 대로 오픈형 서재나 벽을 없애고 작은 방 또는 수납공간 등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주거공간 내에 다양한 공간활용을 통해 수납공간을 마련하기도 하지만, 이외에 별도로 마련된 공간에 저장할 수 있는 새로운 설계 트레드도 수요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최근 건설사들이 입주민의 수납공간을 극대화하기 위해 지하나 주차장 등에 세대별 창고를 따로 조성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세대별 창고에는 이용빈도가 낮은 계절용품, 캠핑용품, 운동용품(골프채) 등이나 부피가 큰 물품 등을 보관할 수 있다. 수납공간 부족으로 시달리던 수요자들에게는 큰 매력이다.

기존 아파트, 오피스텔 등은 수납공간이 부족해 개인 짐만으로도 방 면적의 일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자전거나 캠핑용품 등 부피가 큰 짐을 보관하기가 어려웠다.

이에 건설사들은 수납공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대별 창고를 별로도 구성해 단점을 보완하고 있다. 개별 창고가 도입된 오피스텔은 임차수요도 꾸준하고 선호도도 높아 임대료도 높게 형성돼 있는 편이다.

▲ 강남역 센트럴 푸르지오시티 지하에 마련된 세대별 창고. 출처=이코노믹리뷰 김서온 기자

강남역 센트럴푸르지오시티(2014년 10월 입주)는 대우건설이 강남구 서초동에 공급한 도시형 오피스텔로 지하공간에 입주민을 위한 세대별 개별창고가 설치돼 있다.

728세대, 최고 19층, 1개동으로 구성돼 있으며 지하철 2호선 강남역 1번출구에서 도보로 1분거리에 위치해 있다. 전용면적 24㎡가 3억~3억200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도곡쌍용예가아파트(2011년 5월 입주)는 옛 동신아파트 5개동을 쌍용건설이 리모델링한 단지로 필로티 설계를 적용해 2층부터 거주하고, 필로티 설계가 적용된 빈 공간에 개별창고를 마련해 입주민의 높은 호응을 얻었다. 

지상1층과 지하1층 사이에 마련된 3.3㎡ 정도의 이 개별창고에는 이용 빈도가 낮은 물품이나 부피가 큰 물건 등을 보관할 수 있다. 가장 작은 평형대인 전용면적 66㎡의 경우 8억 후반대에서 9억4000만원대에 시장이 나와 있다.

쌍용예가 입주민 A씨는 “따로 마련된 창고가 공간도 넓어 자주 쓰지 않는 물건을 보관하는데 요긴하게 쓰인다”면서 “굳이 아파트 내에 두지 않아도 되는 것을 보관할 수 있으니 집안 내부도 군더더기 없이 정리정돈이 가능하다”고 했다.

▲ 도곡 쌍용예가아파트 세대별 창고. 출처=이코노믹리뷰 김서온 기자

지난 5월 분양을 마친 고덕 롯데캐슬 베네루체(2019년 12월 입주)는 고덕주공1‧4‧2단지에 이어 고덕주공7단지를 4번째로 재건축했다. 단지는 총 1859세대, 최고 29층, 총 20개 동으로 평균분양가는 3.3㎡당 2200만원대에 책정됐다. 이 아파트 단지도 각각 입주민을 위해 가로 1.5m, 높이 2.1m 규모의 지하창고를 제공해 큰 호응을 끌었다.

고덕 롯데캐슬 베네루체 인근 B부동산 관계자는 “베네루체의 경우 분양당시 저렴한 분양가와 더불어 지하에 마련된 창고가 청약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면서 “이용 빈도가 낮거나 부피가 큰 물건의 경우 집안에 두는 것보다 따로 마련된 공간에 두는 것이 훨씬 쾌적하고, 지하주차장 경로나 주차된 차를 통해 물건을 이동시키는데도 수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