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로 선전하고 있는 SK케미칼이 이번엔 대상포진백신 시장의 독점 구조를 깼다. 해외에서는 영국GSK의 ‘싱그릭스’가 몇 주 안에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MSD가 독점하고 있는 대상포진백신 시장에서 3사의 경쟁이 뜨겁게 불을 뿜을 것으로 보인다.

▲ SK케미칼 스카이조스터.출처=SK케미칼

SK케미칼, 8000억원 대상포진 백신 시장 본격 진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29일 SK케미칼의 대상포진백신 ‘스카이조스터’를 허가했다. 스카이조스터는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Varicella Zoster Virus)를 약독화시킨 생백신이다. 해외 전문 비임상(동물실험) 시험기관에서 안전성을 입증한 후 국내에서 약 5년 간 임상시험을 했다.

SK케미칼은 고려대 구로병원 등 8개 임상기관에서 만 50세 이상 총842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했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스카이조스터는 대상포진의 예방 목적으로 투여하는 백신으로 세포배양방식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세포배양 방식은 유정란을 사용하는 방법보다 생산기간이 줄어들고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에게도 투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예방률에서는 조스타박스와 차이가 거의 없다. SK케미칼 관계자에 따르면 스카이조스터의 예방률은 최대 70%다. 조스타박스의 예방률인 51%~70%와 동일하다.

조스터박스의 전 세계 매출액은 지난해 기준 약 8000억원, 국내에서는 800억원이다. 스카이조스터는 국내 800억원 대상포진백신 시장을 MSD와 양분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의 허가는 GSK의 싱그릭스가 빠를 가능성이 높다. 지난 9월 FDA의 자문위원회가 만장일치로 싱그릭스의 허가를 권고했기 때문.

SK케미칼도 스카이조스터의 해외 진출 계획을 세우고 있다. SK케미칼 관계자는 “해외 진출 계획은 갖고 있지만 해외에 스카이조스터의 허가 신청은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허가 획득 했지만 넘어야 할 산, 예방률과 시판 후 안전성

SK케미칼의 점유율 확보까진 장애물이 남아있다. 먼저 예방률의 문제다. 각 사가 제출한 임상 자료에 따르면 대상포진 백신 시장을 노리는 3사 중 GSK의 싱그릭스의 예방률이 제일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 싱그릭스의 예방률은 조스타박스와 스카이조스터의 예방률인 70%보다 20%를 웃도는 90% 이상이다.

또 대상포진 백신의 터줏대감격으로 오랜 시간 안전성을 입증한 조스타박스의 명성을 뛰어넘는 것도 일이다. 백신 선택권자인 의사를 대상으로 한 영업이나 가격에서 우월함이 없으면 조스타박스의 점유율을 가져오기 힘들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조스타박스의 판매는 MSD와 백신 명가인 녹십자가 공동으로 맡고 있다. SK케미칼은 스카이조스터의 가격을 밝히지 않았다. 경쟁 제품인 조스타박스의 가격은 18만~20만원 선이다. 스카이조스터의 실제 출시는 올해 연말로 예상되고 있다.

이변이 없는 한 내후년에는 싱그릭스까지 국내 대상포진 백신 시장에 가세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대상포진 백신 시장에 일대 지각변동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GSK 관계자는 내년 싱그릭스의 국내 허가 신청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