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진중공업이 회생절차가 진행중인 STX중공업 자회사 ㈜일승의 지분 100%에 대해 조건부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거래는 경쟁입찰 과정에서 인수후보자를 물색하는 일반적인 입찰방식이 아닌 스토킹호스 방식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토킹호스란 인수대상 기업과 먼저 수의계약(주식양수도계약)을 맺은 후 향후 조건부 공개 입찰을 거쳐 인수 여부가 결정되는 과정을 말한다.

이에 따라 공개 입찰과정에서 세진중공업보다 유리한 계약조건을 제시하는 입찰자가 없다면 세진중공업이 법원의 허가를 얻어 일승을 최종적으로 인수하게 된다.

일승은 지난 1999년에 설립되어 2011년 STX중공업이 인수한 회사로, 조선기자재 제조를 사업으로 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이 기업의 자산과 부채 총액은 각각 84억2421만원, 32억572만원으로 차입으로 인해 산업은행이 투자주식에 대해 담보권을 가지고 있다.

산업은행이 가지고 있는 담보금액은 46억3200만원이며 일승의 매출액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각각 86억원, 83억원으로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회생절차가 진행중인 STX중공업은 플랜트와 선박 엔진·기자재 부문을 제조하고 있다. 이 기업은 지난 2013년 저유가로 인한 플랜트 공사 발주의 취소와 지연,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선박 발주 급감, 국내 조선소의 경영악화 등으로 유동성이 악화돼 지난해 7월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STX 중공업은 올해 1월 회생 계획 인가를 받았으며 회생계획에 따라 인수·합병(M&A)를 추진하고 있다. M&A는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제3자 배정의 유상증자외 외부 자본 유치로 진행된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STX중공업의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회생담보권을 가진 산업은행은 원금과 개시전 이자의 32.5%는 출자전환되고 67.5%는 현금으로 변제할 예정이다.

그밖에 농협은 원금과 개시전 이자 14%는 출자전환하고 86%는 현금 변제, 수출입은행은 원금과 이자 69.5%는 출자전환하고 30.5%는 현금변제 하기로 결정했다.

이 기업을 인수하기로 한 세진중공업 측은 “일승의 주식 인수와 관련해 지난달 27일 예비 인수자로 선정됐고 계약과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는 시점에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