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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각진의 중년톡 '뒤돌아보는 시선'] "내가 그런 사람중 하나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오각진 기업인/오화통 작가  |  expert@econovill.com  |  승인 2017.10.10  11:48:08

고모댁에 이종 사촌이 있는데 어릴 때부터 친구처럼 지냈습니다.

나이도 같고,아버지께 반항하는 정신도 같아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청년기 이후 서로 바빠서 잘 만나지 못하고,

가끔씩 공식 행사에서나 만나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이번 명절에 노령의 고모님을 문병 갔다가,

친구 소식을 들을 만큼 말이지요.

그 친구가 이번에 환갑이어서 내가 찾아간 이틀후에 가족들끼리만 모여서

조촐한 환갑 잔치를 한다는 말을 거기서 들었습니다.

고모댁서 돌아오며 아내에게 내가 그 잔치 자리에 가야겠다고 얘기했습니다.

아내가 왜 가족간의 행사에 끼느냐며 적극적으로 말리더군요.

나도 그가족 친지들이 어떨지 자신이 없어 더 이상 언급 안했는데,

마음으로는 많이 불편 했습니다.

 

집에 돌아와 함석헌의 시 ‘그대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라는

시를 읽어 보며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대학 졸업하고 입사한 회사의 입문 교육 마지막 날에 노강사께서

‘이런 사람이 되면 성공한 인생이 아니겠냐’며

바로 그 시를 읽어 주었습니다.

‘만리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놓고 갈 만한 사람,

그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이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도

“저 맘이야”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

 

선생께서 얘기한 측면에서 성공한 인생이 되고 있습니까?

난 자신이 없습니다.

과거처럼 만사 제쳐놓고 친구 우선할 수도 없는 세상입니다.

그런줄 나도 알고, 친구도 압니다.

또 그런 일에 일차 가족이 막아서는 세태 아닌가요?

과거처럼 그런 한 사람이 될 수 없는 세상이라면,

그래도 내가 손 내밀고, 명분 덜 따지고 해서,

어릴적 좋은 추억을 얘기할 친구로 남는다면,

유일한 그런 친구는 못되어도, 그런 친구중에 하나는 되는 것 아닌가요?

내가 얼띤건지, 아님 추석절 긴 연휴로 생각이 많아진 것인지

나도 헷갈립니다.

   
 

필자는 삼성과 한솔에서 홍보 업무를 했으며, 현재는 기업의 자문역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중년의 일원으로 일상에서 느끼는 따뜻함을 담담한 문장에 실어서, 주1회씩 '오화통' 제하로 지인들과 통신하여 왔습니다. '오화통'은 '화요일에 보내는 통신/오! 화통한 삶이여!'라는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필자는 SNS시대에 걸맞는 짧은 글로, 중장년이 공감할 수 있는 여운이 있는 글을 써나가겠다고 칼럼 연재의 포부를 밝혔습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이코노믹 리뷰> 칼럼 코너는 경제인들의 수필도 적극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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