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의 95%를 온라인을 통해 하는 필자가 몇 가지 온라인으로 소화하지 못하는 품목이 있다. 바로 당장 쓸 급한 찬거리와 패션 용품이다. 바로 쓸 찬거리는 온라인 배송 시간을 기다릴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그리고 패션 상품은 아무리 사이즈나 소재가 친절하게 기재되어 있다 해도, 실제로 받아보면 색상이나 소재도 느낌이 다르고 무엇보다도 모델의 핏(Fit)과 완전히 달라 착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는 반품을 해야 하는데, 택배는 집에 사람이 없더라도 소화전 등을 이용해 택배 기사님이 친절하게 문자와 함께 해결해 주는 경우가 많다. 반면 반품을 할 때는 평일 낮에는 집이 비는 경우가 많아, 시간을 맞추기가 어렵기 때문에 결국 입지도 않으면서 반품 역시도 안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런 필자 같은 사람을 위한 반가운 서비스가 최근 등장하고 있다. 바로 편의점 반품 서비스다. 롯데 그룹도 온라인에서 구매한 상품을 오프라인에서 픽업하는 ‘스마트 픽’뿐만 아니라 계열사인 세븐일레븐에서 롯데 계열사의 온라인몰에서 구매한 상품의 반품을 접수하는 서비스 ‘리버스 픽’을 시작했다. 롯데의 강점은 다양한 유통 업태를 전국 곳곳에 지니고 있다는 것인데, 그 업태의 온라인몰을 수나 거리 면에서 가장 접근성이 좋은 편의점이라는 라스트 마일을 이용해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보유한 계열사 거점을 통한 롯데와는 다르게, 오프라인 거점이 없는 11번가는 편의점 CU와 제휴해 반품 서비스를 론칭했다. 필자가 이 서비스를 이용해 보았는데, 모바일에서 반품 신청은 무척 편했다. 반품하고자 하는 지역의 편의점을 검색해서 선택하니 편의점 반품 신청이 된다. 그러나 반품 배송비는 동일한 조건이다. 구매자 변심의 경우 택배비는 집으로 픽업하러 오는 것과 마찬가지로 편의점 반품 시에도 동일하다. 필자가 구매할 때의 생각과 달라 반품하기로 마음 먹은 청바지를 ‘24시간 반품이 가능하다’는 문구가 큼지막하게 쓰여 있는 집 근처 편의점을 반품지로 선택하고 택배비를 선결제했다. 다음날 아침 일찍 필자가 반품을 하러 갔는데, 서비스가 오픈한 지 15일 정도 되었는데도 해당 편의점에서 반품 시도를 한 첫 번째 쇼핑몰 고객이었던지라 그런 서비스가 있는지를 모르고 있었다. 한참을 걸려 모니터에서 쇼핑몰 반품 메뉴를 찾았으나 무엇이 문제인지 기능이 작동하지 않았다. 필자가 출근을 해야 했기에 반품 신청과 배송비 결제 상태 확인을 요청한 뒤 반품할 상품을 맡기고 나왔다. 하지만 계속 처리되지 않았고 며칠간 서로 필요한 정보를 주고받으며 해결 방법을 찾아야 했다. 필자가 콜센터에도 전화해서 확인했지만 시원하게 대답해주지는 못했다. 결국은 내부의 담당을 찾아 해당 상품이 편의점 반품이 불가한 상품인데 셀러의 상품 등록으로 오류가 발생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렇게 반품의 과정에서도 복잡하게 관련된 곳이 많고, 전체를 파악하고 있는 직원을 초기 단계에서는 찾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편의점 반품이 편리한 서비스인 것은 맞는데 물류의 거점 역할을 해야 하는 전국의 매장에서 신규 서비스에 대한 교육과 운영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직영점 외에 가맹점이 많은 편의점의 경우에는 더더욱 서비스가 안정화될 때까지 시간이 걸릴 것 같다.

그러나 이 편의점 반품 서비스는 안정화 기간을 거쳐 실물을 못 보고 구입하는 온라인 쇼핑의 한계를 줄이는 하나의 방법으로 반품을 활성화시킬 것이다. 그리고 이는 온라인 쇼핑 실패에 대한 부담 없이 구매를 결정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전국에 퍼져 있는 오프라인 매장을 반품 거점으로 활용하는 서비스 편의성 개선에 더해, 아마존의 프라임 회원에 대한 무료 반품과 같은 ‘경제성을 보완한’ 고객 마케팅까지 보완된다면 더더욱 온라인에서 못 보고 못 입어보고 사는 것으로 인한 쇼핑 실패의 가능성이 점점 줄어들어 더더욱 마음껏 지르는 온라인 쇼핑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물론, 이러한 서비스 기획만큼이나 운영이 안정적으로 되어야만 서비스가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