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주식시장의 3대 주시구 거의 연일 신기록을 갈아치우면서 투자자들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다. 더욱이 이번 주에는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을 발표하는데 역대 최고치를 낼 것이라는 기대로 증시는 후끈 달아오를 채비를 하고 있다. 그렇지만 경고의 목소리를 내는 투자자들도 있다. 증시가 과열 현상을 보이고 있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미국의 금융시장 전문매체 마켓워치는 8일(현지시각) 일부 투자자들이 증시가 과열 직전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소개했다.

르네상스매크로리서치의 제프 디그라프(Jeff deGraaf) 회장 겸 기술적 분석가는 지난 4일 투자자 서한에서 “Fed의 의도에도 과도한 신용과 Fed 소심함 탓에 시장이 과열단계 진입 직전”이라고 주장했다.

오랜 시장 낙관론자인 제프리 소트(Jeffrey Saut) 레이먼드제임스의 수석 투자전략가는 바로 전날 “S&P500도 지난달 25일 이후 상승 반전해 지금은 과열현상에 참여하고 있는 듯하다”고 평가했다.

소트의 진단은 사실이다. S&P500지수는 최근 연일 신기록 행진을 했다. 지난 5일엔 6거래일 연속 최고기록 경신을 이어갔다. 1997년 6월 이후 20여년 만의 일로 앞으로도 이 기록을 깨기란 수월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나 나스닥종합지수도 연일 신기록 행진에 동참했다. 다우지수는 지난주엔 1.65% 상승했고, S&P 500 지수는 1.19% , 나스닥지수는 1.45% 올랐다.

소트는 인벤스토피디아의 ‘과열 현상’ 정의를 인용했다. 즉 과열이란 펀더멘털의 개선이 아니라 특정 자산의 가격상승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투자자들이 우르르 몰리는 탓에 생기는 ‘과하고 뜻밖의( dramatic and unexpected)’ 자산 가격 상승 현상이다. 종종 주가급락이 뒤따른다.

소트는 “회사 단기 중기 모델을 돌려보니 이미 8월 초 마이너스로 돌아선 만큼 최근의 랠리는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그는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국내총생산(GDP)와 13년 사이에 가장 빠른 제조업 속도를 포함해 예상보다 튼튼한 경제지표를 감안해 이번 랠리에 펀더멘털 개선이 펀더멘털 개선이 부족한지는 불분명하다고 말했을 뿐이다.

게다가 투자자들이 몰리는 조짐도 아직은 없다. 5일 주식 거래량은 58억1만주인데 이는 올들어 지금까지 평균인 64억5000만주를 밑돈다는 것이다.

법인세율을 35%에서 20%로 낮추는 공화당의 세제개편안도 주가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다시 말해 투자자들이 친구따라 강남가듯 투자해 주가가  '과하고도' '뜻밖에'  오른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소트는 시장이 계속 과열될지는 “두고봐야 한다”면서도 지난주 이후 일어난 일은 과열 시작과 흡사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양호한 신용여건이 자산 인플레이션을 이끄는 것으로 진단했다. 미국 국채 수익률은 1.47%로 10년 사이에 최고치인데 연방기금금리는 1~1.25%로 여전히 싼 값에 돈을 빌리기 쉽다.

그는 고용지표와 구매관리자지수는 통상 과열을 암시하는 수준이라면서 Fed는 '공격적인' 금리인상으로 과잉을 제거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9월 실업률은 4.2%로 16년 사이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전달에 비해 일자리가 3만3000개 줄었지만 실업률은 전달에 4.4%에서 오히려 낮아졌다. 시간당 임금은 전달에 비해 0.5%, 전년 동월에 비해 2.9% 올랐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Fed가 연간 물가상승률 목표치 2%에 부합하는 임금상승률로 보는 3%에 근접했다.

9월 구매관리자지수(PMI)도 호조를 보였다. 서비스업 PMI는 59.8로 12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전문가 예상치는 55.2였다. 제조업 PMI는 8월 58.8에 9월 60.8로 상승했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확장을, 미만이면 위축을 나타낸다. 9월 제조업 PMI는 2004년 5월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였다.

소트는 Fed가 제일로 선호화는 지표인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낮은 것을 염려했다.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달에 비해 0.4%, 1년 전에 비해서는 1.9% 상승했다. Fed는 연간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2%로 정하고 있다.  소트는 이처럼 낮은 물가에 대해 “전자레인지 문에 손을 대서 열기를 판단하는 것과 약간 비슷하다”고 비유하고 “잘못된 방법에 잘못된 수단(wrong instrument for the wrong device)”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