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클볼, 91×91㎝ Oil on Panel, 2010

 

“나에게 천사를 그리라 요구한다면 실존하는 천사를 보여 달라.”

-귀스타브 쿠르베(Gustave Courbet)-

 

현실을 주관적으로 변형, 왜곡하지 않고 객관적으로 충실하게 반영하고자 하는 기술의 형태가 사실주의 작가이자 스스로 리얼리스트라 칭했던 쿠르베의 입장이라면 김 작가는 자신의 감각과 주장을 사물의 본질을 통해 말하고자 한다.

어떤 이성적 감정도 허락되지 않던 기존의 리얼리즘의 특징의 경계선에 김호성 작가는 어찌 보면 위태롭게 서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정작 그는 이러한 상황을 즐기고 있는 것 같다. 감정의 배제를 통해 리얼리즘을 완성하기 보다는 적극적인 감정이입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 기적2, 112.1×162.2㎝

 

김 작가의 화면구성은 리얼리즘의 맥락 보다는 초현실주의에서 그 근원을 찾아야겠으나 점점 더 다양해지는 매체들의 순간적 또는 철저히 계산된 합성특징을 살리는 것이 현대의 리얼리즘 성향인 만큼 좀 더 두고 볼일이다.

그는 과일 중에서 사과가 지니는 역사, 신학, 과학적 사실들에 매료 된듯하다. 이는 사물의 표면에 나타나는 성질만을 집요하게 표현하고 작가의 기능적인 측면만을 작가 스스로가 강조하지 않는다는 단편적인 예일 것이다. 늘 생각하고 변화를 추구한다는 반증일 것이다.

△글=서양화가 김근영

 

▲ 슬라이더, 91×91㎝

 

◇작가는 투수 대중은 포수

나는 사과가 좋다. 사과의 탐스러운 붉은빛도 좋고 잘 닦으면 거울과도 같을 만큼의 반들거림도 좋다. 그런 사과에서 나는 의지에 의해 선택할 수 있는 강제성의 떨어짐에 주목해 본다. 야구가 그 단편적인 예인데 야구에서 손동작은 투수와 포수만이 주고받는 은밀한 사인이다. 슬라이더, 투심 페스트 볼, 커브, 직구 등….

의도에 의해 던져지고 날아가고 떨어지게 되는 사과. 작가는 투수, 대중은 포수가 된다. 캔버스라는 그라운드로 대중을 초대하여 같이 놀기를 원한다. 나는 의미 있는 사과를 던지고 싶다.

△글=김호성(ARTIST KIM HO SEONG, 金虎聖)작가

 

▲ 포크볼, 116.8×80.3㎝

 

키워드

#권동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