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닥 시장이 북미 간 설전과 지정학적 리스크로 냉 온탕을 오가며 극심한 혼란을 겪고 대폭 하락했었다. 바이오 제약 주의 약진과 IT 반도체 호황으로 인한 낙수 효과로 모처럼 상승 추세를 보이던 코스닥 지수가 맥없이 주저앉으며 한때 4거래일 연속 급락을 거듭했었다.

▲ 출처=네이버

코스닥 9월 급락세... 그 이유는

시장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코스닥 지수가 1.84% 폭락한 지난달 22일 장을 들여다보면 개인이 553억원 순매도했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 65억원, 596억원 어치 순매수를 했다. 북 미간에 이어진 말 폭탄으로 투자자들은 공포에 떨며 황급히 시장을 빠져나왔고 이날 코스닥 상장사 1200여 개 기업 중 52주 신 저가를 경신한 종목은 무려 280여 종목에 이른다. 개인이 시장을 도망치듯 빠져나올 때 기관과 외국인은 고스란히 주워 담았다.

주식투자에 임하면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사실이 있다. 시장은 늘 그 자리에 있으며 늘 중립적이라는 것이다. 시장 자체가 축소되거나, 사라지거나, 배신하는 것이 아니다. 심약하고, 변덕스러운 대중이 있을 뿐이다. 개인이 공포감에 투매에 가까운 주식 매도를 할 때 기관과 외국인은 어째서 주식을 쓸어 담았을까? 몇 가지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그동안 몇몇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인 바이오·제약 주와 IT·반도체 수혜에 힘입어 코스닥 지수가 상승했지만 이는 사실 시총 상위 몇 종목의 독식에 가까운 편중으로 인한 왜곡된 착시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코스닥 전체 주가수익비율(PER)을 보면 38배로 다소 높다. 코스피 PER 17배에 비교되기도 한다.

코스닥 거품은 크지 않다

하지만 코스피와 달리 코스닥에서는 시총 10위 안에 속하는 바이오. 제약. IR 주의 PER은 기형적이라 할 만큼 높다. 시총 10위권 안에 있는 ‘바이로메드’의 PER은 무려 3167.57 배이다. 상위권 몇 종목의 지나치게 높은 PER은 중소형주와 합산되어 시장 평균치를 끌어올리며 판단을 흐리게 하고 시장을 왜곡 한다. 상위 몇 종목만 빼면 코스피와 PER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코스닥 시장이 거품이라고 할 수 없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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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장의 주체인 대중, 즉 개인투자자들의 잘못된 투자 습성과 습관이다. 펀더멘털이 약하거나 벨류에이션이 낮은 기업뿐 아니라 실적이 개선되거나 우량한 종목들도 시장 분위기에 휩쓸리면 맥을 못 추고 동반 하락으로 이어진다. 주식 격언 중에 귀가 닳도록 듣는 말 중에 손절매가 빠지지 않는다. 당연히 중요한 말이다.

기술적 분석, 기다릴 때를 알아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매수 후 예상과 다르게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상황을 접하면 대부분 상당 수준 하락할 때까지 잘 버티다가 정작 하락이 정점에 이르렀을 때 손절매를 하고 시장을 빠져나온다. 반대의 경우를 보면 달리는 말에 올라 타라는 격언도 있다.

지나치게 고평가 된 성장주는 시장을 선도하지만 이미 오를 대로 오른 주가는 이미 상투인 경우가 많다. 사면 내리고 팔면 오르는 시장에 배신당한 듯 분노를 느끼지만 그건 허공에 대고 발길질하는 것과 같다.

시장은 늘 그 자리에 있을 뿐이다. 기관과 외국인은 특출한 예지능력이나 가공할 위력의 정보를 지닌 절대 능력자들이 아니다. 코스닥 시장의 개인 투자자 비중은 70%가 넘는다. 정작 시장의 주체이면서도 그 과실을 얻는 수혜자는 따로 있다.

그들은 기다려야 할 때를 알고, 시장이 과열되기를 기다려 유유히 빠져나온다. 개인 투자자 들이 공포에 떨며 내던진 저가의 주식을 쓸어 담기만 하면 된다.

그들은 알고 있다. 시장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회복하고 제 자리로 찾아간다는 것을...

 

용어설명:

♦ 주가수익비율(Price earning ratio): 현재 시장에서 매매되는특정회사의 주식가격을 주당순이익을 나눈 값. 주가가 1주당 수익의 몇 배가 되는가를 나타내는 수치. 어떤 기업의 주식가격이 6만6000원이라 하고 1주당 수익이 1만2000원이라면 PER는 5.5가 된다. 일반적으로 특정 주식이 저평가 또는 고평가 되었는지 기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