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노가 발기부전을 유발할 수 있다는 생각은 새로운 게 아니다. 특히 성에 관한한 보수 경향을 보이는 동양권에서는 여전히 포르노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는 포르노를 찍는 것과 배포하는 것 모두가 불법이다. 일반 가정의 부모는 자녀가 성인이 되기 전에 포르노를 접할까 전전긍긍한다.

▲ 출처=이미지투데이

어른이 돼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은연 중  성인 대부분이 포르노를 보고 있거나 봤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은밀하게 즐길 뿐이다. 우리나라에서 포르노란 성인이 돼서도 묘한 죄책감을 느끼면서 즐겨야 하는 '길티플레져(Guilty Pleasure)'. 그러다보니 여러 이유로 포르노는 정서와 신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는 소문이 따라붙는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남성의 발기부전 유발.

포르노, 남성 성기능 장애에 ‘영향’

포르노가 발기부전을 부른다는 명확한 과학적 근거는 없다. 다만 지난 5월 미국비뇨기과학회의 연례회의에서 예비 연구로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포르노가 성기능 장애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뉴욕대학교 연구팀의 연구에서 포르노는 성별에 따라 다르게 영향을 줬다. 여자는 포르노를 봐도 특별하게 성기능 장애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남성은 달랐다. 특히 포르노를 시청하면서 자위하는 것을 좋아하는 남성들에게 성기능 장애가 발생할 확률이 높았다. 연구를 주도한 조지프 알루칼 박사는 “시각적 자극은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성적인 각성을 증가하게 만들지만 포르노를 보면서 자위하면 실제 성 행위에는 관심을 갖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남성은 포르노를 자주 시청하며 자위할 때 성기능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를 통해 포르노 이후 자위로 이어지는 패턴이 어떻게 성기능 장애를 유발하는지 추정해볼 수 있다. 연구에 사용한 포르노를 보고 계속해서 자위를 했더니 그 포르노의 상황과 같지 않은 실제 성관계 시에는 흥분이 되지 않는 것. 예전이라면 흥분할 상황임에도 자극이 강한 포르노에 익숙해진 탓이다.

자극적인 포르노, 지나친 자위가 발기부전 불러

보통 강한 자극을 유발하는 포르노의 내용은 일반 취향을 뛰어넘는다. 상대를 때리며 혹은 맞으며 흥분하는 가학적인 SM포르노나 남자 한 명에 여자 둘 혹은 여자 한 명에 남자가 두 명이 함께 성행위를 하는 포르노 등이다. 더 독특한 취향도 있다. 일본 작가 이시다 이라(石田衣良)의 렌트(RENT, 원제: 창년(娼年))는 평범한 남자 대학생이 바텐더를 하다 마담의 권유에 남창이 돼 이들을 관찰하는 이야기다. 여기엔 각기 다른 변태 취향을 가진 여러 인물이 등장한다. 오줌을 누는 장면을 보거나 보여줘야 만족하는 사람, 자기 뼈가 부러져야지만 오르가즘을 느낄 수 있는 사람 등등.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다양한 성 욕구를 어떠한 편견 없이 표현했다.

▲ 출처=이미지투데이

성적 취향은 소아성애와 같은 예외를 제외하고는 존중받아야 한다. 성인 사이에 합의 하에 SM플레이를 한다면 말릴 수도 없고 말릴 이유도 없다. 다만 학습된 기이한 성적 취향이 예상치 못한 발기부전을 부를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한편으로는 개인의 자위습관이 발기부전을 부른다. 자위할 때의 세기, 속도와 같은 특징적인 자극을 성관계시 그대로 느낄 수 없어 오르가즘에 도달하기 힘들고 그 결과 발기부전이 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