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의 선전으로 뉴욕증권거래소의 3대지수가 29일(현지시각) 일제히 상승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기술주의 사상 최고가를 찍었다. 3대 주요지수가 나란히 주간, 월간, 분기로 상승을 기록했다.

주요 지수가 8분기 연속 상승세를 과시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경기 자극을 위해 세제개편안을 마련한 만큼 증시 상승세는 4분기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키우고 있다. 동시에 물가상승률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목표치를 밑돌고 있어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낮아진 것도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투자심리를 키우고 있다. 미국 주가가 지나치게 비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4분기에도 상승탄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에 비해 0.11%(23.89포인트) 오른 2만2405.09로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는 주간으로는 0.3% 오르는데 그쳤다. 그러나 월간과 분기 상승률은 2.1%, 4.9%였다.

S&P500지수는 전날에 비해 0.4%(9.30포인트) 상승, 2519.36으로 장을 끝냈다. 종가 기준으로 최고가이며 올들어 39번째 신기록이다. 주간과 월간으로 각각 0.7%, 1.9% 올랐다. 분기로도 3.9% 상승하며, 8분기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S&P500지수 11개 업종 중 7개 업종이 상승했다. 기술업종이 0.75% 올라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헬스케어업종도 0.58% 상승하며 그 뒤를 이었다. 금융업종은 0.33% 상승했다. 반면 필수소비재업종과 유틸리티업종은 모두 0.11% 하락했다. 페이스북은 1.27% 상승했다. 아마존과 알파벳은 각각 0.52%, 0.92% 올랐다. 주택건설업체 KB홈은 8.55% 급등했다. 타이슨푸즈가 실적전망치 상향조정과 구조조정 계획 발표 후 7.6% 올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날에 비해 0.7%(42.51포인트) 오른 6495.96으로 마감했다. 올 들어 50번째 사상 최고가 기록이다. 주간, 월간, 분기 상승률은 각각 1.1%, 1%, 5.8%였다. 중소형지수인 러셀2000지수는 전날에 비해 0.1%(2.08포인트) 상승하며 사상 최고가인 1490.86으로 마감했다. 러셀2000지수는 세제개혁 기대감에 주간으로 2.8% 올랐다.

이날 다수의 경제지표가 발표됐는데 소비와 물가지표는 부진했다. 8월 개인소득은 전달에 비해 0.2% 올랐다. 마켓워치 시장전망치(0.1%)를 웃돌았다. 소비지출은 전달에 비해 0.1% 상승하며 시장전망치에 부합했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 지출은 1월 이후 처음으로 0.1% 감소했다.

미국 가계의 소비지출은 미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성장동력이다. 상무부는 허리케인이 8월 소득과 소비에 영향을 줬다며 하지만 허리케인 피해를 수치화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연방준비제도(Fed)가 통화정책 결정 때 중시하는 8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전월대비 0.2% 올랐다. 마켓워치의 시장전망치 0.3%를 밑돌았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4% 올랐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인플레이션을 제외한 근원 PCE 물가지수는 전월대비 0.1% 올랐다. 시장전망치 0.2%를 밑돌았다. 1년 전에 비해서는 1.3% 상승했다.

Fed가 정한 물가목표치 2%를 밑돌면서 12월 기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낮춰 투자 심리를 살리는 데 일조했다.

9월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 58.9에서 65.2로 상승했다. 9월 미시간대 소비심리지수는 95.1을 기록하며 시장전망치와 일치했다.

달러는 약세를 보였다.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가치를 보여주는 미국 달러 인덱스는 전일대비 0.1% 하락한 93.05를 기록했다. 주간으로는 0.9% 올랐지만, 분기로는 2.8% 밀렸다. Fed의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달러 강세를 지지해왔지만 물가지표가 Fed   목표치 2%를 밑돈 것의 영향을 받았다.

유가는 상승했다. 투자자들이 석유매장량이 많은 이라크 쿠르드지역의 분리독립 투표결과의 여파를 주목한 결과였다. 유가는 분기로는 올 들어 처음으로 상승했다. 금값은 하락했다. 강 달러의 영향으로 주간 및 월간으로는 떨어졌지만, 분기로는 상승했다.

웰스파고투자인스티튜트의 글로벌 주식전략 공동대표인 숀 리치는 마켓워치에 “올들어 지금까지의 주가 움직임은 호실적과 아주 좋은 펀드멘털에 기초에 입각한 것이었다”고 평가하면서 “그러나 다수 주식들이 크게 올라 이제는 비싸졌다”며 스몰캡(중소형주)가 위험한 주식이라고 지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