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바일 기기용 칩을 생산하는 퀄컴社는 얼굴에서 심도 정보를 추출 할 수 있는 스펙트라 이미징 시스템이 차세대 모바일 프로세서 스냅드래곤에 장착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퀄컴

과거 그 어느 때보다 안면 인식 기술이 발달했다는 것은, 이제 당신이 패스워드를 잊어먹어도 괜찮다는 뜻이다. 보안이 더 확실해졌다는 의미다.

우리는 픽사(Pixar) 영화사의 2004년 고전 영화 ‘인크레더블’에 나오는 한 장면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 주인공 인크레더블이 아주 얇은 타블렛 컴퓨터 앞에서 자신의 비밀 임무를 말하기 전에 자신의 얼굴을 스캔해 자신의 신분을 확인하는, 당시로서는 아주 먼 미래에서나 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장면이었다.

그로부터 13년이 지난 오늘, 수 많은 슬림 폰이나 타블렛이 엄지 손가락을 눌러 잠금 장치를 풀며, 최근에는 얼굴 스캐닝 인식으로 작동하는 스마트폰까지 볼 수 있게 됐다.

이제 패스워드나 지문 사용은 잊어버려도 좋을 것이다. 겹겹의 로그인 절차도, 신용카드도, 집이나 자동차의 각종 열쇠도 다 필요 없게 될 것이다.

랩탑이나 모바일 기기도 이제는 얼굴 특징만으로 작동할 수 있다. 이 기술이 이제 우리의 전화기에도 들어갈 수 있을 만큼 작은 특별한 하드웨어에서도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의 얼굴을 사용해 사물의 잠금을 해제하는 일은, 이제 영화 속 스파이나 슈퍼 히어로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우리에게도 곧 일상적인 일이 될 것이다.

모바일 기기 칩 분야의 업계 선두 주자인 퀄컴(Qualcomm)은 최근, 얼굴을 포함한 사물로부터 심도 정보(depth information)를 추출할 수 있는 스펙트라(Spectra) 이미징 시스템을 선보였다. 이 회사는 차세대 주력 모바일 프로세서 스냅드래곤(Snapdragon)에 이 기술을 장착시킬 계획이다.

애플이 지난 6월, 인공지능 스피커 홈팟(HomePod) 펌웨어를 공개했을 때, 개발자들은 새로 출시될 아이폰에도 비슷한 심도 인식과 안면 인식 기술이 탑재될 것이라는 단서를 얻을 수 있었다. 과연 지난 13일 공개된 아이폰 X가 공개되면서 이 예측은 그대로 입증되었다!

▲ 출처= 애플

이 기술은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보안 카메라에 내장된 안면 인식 기술과는 다른 것이지만, 어느 정도 관련이 있다. 보안 카메라는 카메라에 찍힌 얼굴 사진을 수 백만 개의 데이터베이스에 조회한다. 이 기술은 그 성능과 적용이 급성장하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는 감시에서부터 결제 부문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전화기의 카메라는 감시 장비에 대해 유리한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전화기 카메라는 군중 속에서 당신을 찾아야 할 필요가 없다. 단지 당신의 얼굴을 구분하는 기능만 필요하다. 게다가 당신은 전화기에서는 길 거리의 열악한 조명에서처럼 어슴프레하게 나올 일도 없다. 전화기 카메라는 그저 1, 2 피트 거리에서 당신의 얼굴을 빠르고 상세하게 찍을 수만 있으면 된다.

전화기 카메라의 유리한 점은 또 있다. 일반적으로 ‘입체 구조광’(structured light)이라고 알려진 심도 인식 기술이 사람의 얼굴이나 목표물에 수 천 개의 미세한 적외선 점을 발사한다. 전화기 카메라는 이 적외선 점 필드의 일그러짐을 판독해 매우 정확한 심도 정보를 수집한다. 사람은 적외선을 볼 수 없지만 전화기 카메라는 볼 수 있기 때문에, 전화기가 완전한 어둠 속에서도 잠금을 해제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기술은 사실 MS가 2001년에 선 보인 비디오 게임기 엑스박스 360(Xbox 360)의 키넥트(Kinect, 컨트롤러를 사용하지 않고 사용자가 센서 앞에 다가서기만 하면 사용자를 인식하고 동작에 반응하는 시스템) 모션 센서의 축소 버전이다. 아마도 애플이 2013년에 키넥트 개발사인 이스라엘의 스타트업 프라임센스(PrimeSense)를 인수한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닐 것이다.

한편 퀄컴도 자사의 스펙트라 프로세서를 앞으로 안드로이드 폰에 탑재시킬 계획이다. 애플보다 먼저 안면 인식 기술을 전화기에 적용한 삼성의 이미지 프로세서는 사람의 얼굴 사진을 전화기 카메라에 대면 속일 수 있었다. 퀄컴은 심도 인식 기술은 사진인지 실제 ‘생명체’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되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3D 가면을 카메라에 대도 시스템을 속일 수 없다는 것이다. 일란성 쌍둥이라면 모르지만.

퀄컴의 보안 및 기계 지능 제품팀을 맡고 있는 시 쵸드허리 이사는 전화기에게 얼굴이 어떻게 보이는지 가르치는 것은 지문을 가르치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얼굴 이미지가 캡처되어 관련 특징이 추출되면 전화기는 전화기 잠금 해제를 했던 당신 얼굴과 비교하기 위해 이 데이터를 저장한다.

지문 인식과 마찬가지로 얼굴 이미지는 클라우드가 아닌 기기 자체에만 안전하게 저장된다. 역사는 – 아이폰 잠금 해제 장치에 대한 애플의 국내법 집행과의 싸움에서부터, 알렉사가 ‘일어나라’라는 말을 들을 때까지는 아무 것도 업로드하지 않는다는 아마존의 주장에 이르기까지 – 기업들이 이와 같은 프라이버시를 판매 전략으로 사용하고 있음을 보여 주었다.

랩탑에서는 보다 더 쉬운 잠금 해제를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즈 헬로(Windows Hello) 안면 인식 기술이 이미 사용되고 있다. 인텔의 리얼센스(RealSense) 3-D 심도 카메라가 장착되어 있는 것도 있다. 이것은 퀄컴의 스펙트라보다 먼저 시장에 나온 것들이다.

이와 같은 기술이 모바일 서플라이 체인을 이루면서 이 기술의 가격이 저렴해져 고효율의 전용 칩셋이 저가형 제품에서도 볼 수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