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노연주 기자

#사물인터뷰 - 그 물건과 은밀한 대화. 주연테크 메탈슬림J3 편

사실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1세대 토종 PC 기업 주연테크 노트북과 인터뷰하기로 결정했을 때 첫 느낌은 그랬다. ‘요즘 잘빠진 노트북이 얼마나 많은데 싸움이 될까?’ 이런 생각도 했고.

그가 사무실로 찾아와 박스에서 튀어나오자 생각이 달라졌다. 예상 외로 정말 예쁜 물건이었으니. 괜히 말이라도 붙여보고 싶은 모습이다. 은은한 금빛에 심플한 로고, 슬림한 몸매까지.

▲ 사진=노연주 기자

PLAY G – 안녕. 이름이 뭐니? 너 마음에 드는데 시간 좀 있을까?

메탈슬림J3 – 안녕하세요! 전 메탈슬림J3. 주연테크 출신이죠. 반가워요.

PLAY G – 말 편하게 해. 심볼이 참 예쁘구나. 주연테크 로고가 원래 그거였나?

메탈슬림J3 – 아, 그럼 말 놓을게. 심볼? 바뀐 지 얼마 안 됐어. 상상을 의미하는 생각풍선, 완성을 뜻하는 느낌표, 주연테크 이니셜 J를 합쳐 만들었다고 하더라!

PLAY G – 나 어릴 때부터 주연테크가 있던 걸로 기억하는데, 새로워보이는구나.

메탈슬림J3 – 주연테크는 1988년 문을 연 회사야. 사람 나이로 따지면 올해 서른이지. 시간이 흐르면서 많은 변화가 있었어. 특히 최근. 주연테크는 VR(가상현실)방 브리즈(VRIZ)를 오픈했고, TV나 게이밍 기어 사업에도 진출했지. 새로운 시작이야.

▲ 사진=노연주 기자

PLAY G – VR방 가보고 싶네. 생각해보니 너 얘길 안 하고 있었구나. 사실 처음 보고 ‘내가 아는 주연테크가 맞나?’ 생각했을 정도로 예뻐보이더라고. 날씬하고.

메탈슬림J3 – 내 입으로 내가 예쁘단 얘긴 못하겠는데 슬림한 건 맞아! 가장 두꺼운 부분이 13.8mm, 얇은 데는 6.5mm야. 13.3인치 사이즈에, 몸무게는 1.18kg이고. 요즘 나오는 다른 울트라북에 뒤지지 않을 정도지. 나랑 함께 지내면 어깨 결림이 사리질 거야.

PLAY G – 성능은? 예쁘다고 해도 너무 느리면 사람들이 싫어할지 모르잖아.

메탈슬림J3 – 나를 가지고 오버워치라든지 배틀그라운드 같은 3D 게임을 돌릴 게 아니라면 큰 무리는 없을 듯해. 6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코어 M3-6Y30에 램은 4GB, SSD 64GB, 인텔 HD 그래픽스 515를 탑재했어. 저발열 CPU라서 냉각 팬이 덜 돌아가니 소음이 적지. 블루투스 연결도 지원하고.

▲ 사진=노연주 기자

PLAY G – 편견인지 모르겠는데 얇은 노트북은 배터리 성능이 떨어지지 않니? 2~3시간밖에 못 버티는 수준이면 곤란한데.

메탈슬림J3 – 난 저소음·저발열에다가 저전력까지 갖춘 노트북이라고! 완전히 충전하면 최대 7시간30분을 버틸 수 있어. 이 정도면 괜찮은 스펙 아닌지.

PLAY G – 그래서 가격은? 맥북처럼 예뻐졌으니 엄청 비싸진 건 아니겠지?

메탈슬림J3 – 아니야! 50만원대. 괜찮지? 하나 더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사후서비스. 주연테크는 내부 부품에 한해 1년 무상수리를 해준다고. 전국 97곳에 서비스센터가 있지. 웬만한 외산 노트북보단 훨씬 나을 거야.

PLAY G – 우리 함께 지내볼까?

메탈슬림J3 – 지금 고백하는 거야?

▲ 사진=노연주 기자
▲ 사진=노연주 기자

#POINT 갑작스런 고백(?) 이후 J3와 같이 살았다. 일단 그는 정말 예쁘다. 봐도봐도 쉽게 질리지 않는다. 컬러감도 좋다. 싸구려 금빛이 아니다. 물어보니 ‘샴페인골드’라고 하더라. 대학교 다니는 까탈스런 사촌 여동생 사줘도 못생겼다고 욕먹진 않을 듯하다.

성능이 뛰어나진 않다. 그래도 고사양 게임이나 그래픽·영상 작업을 할 게 아니라면 부족함을 느끼진 않을 듯하다. J3 말대로 소음도 거의 없으며, 배터리가 부족해 말썽을 일으키지도 않는다. 어깨도 한결 가볍고.

디자인, 가격, 스펙을 고려했을 때 분명 상품성이 충분하단 생각이 든다. 주연테크의 시간은 거꾸로 가는지도 모르겠다. 서른이 됐는데 갈수록 젊어지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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