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노연주 기자

#일상가젯 - 그 물건에 얽힌 그렇고 그런 이야기. 젠하이저 HD 4.40BT 편

#젠하이저와의 거리 명성은 잘 안다. 1945년 독일에서 설립된 70여년 역사 음향기기 전문 브랜드. 유럽 헤드폰 시장 점유율 1위. 내겐 멀게만 느껴지긴 한다. 전문가가 즐겨 사용하는 전문 장비란 인식이 강한 탓이다. 가수들이 젠하이저 마이크 많이 사용한다던데.

젠하이저 헤드폰을 사용해본 경험이 있다. 내 물건은 아니었지만. PXC 550이라는 무선 제품이었다. 50만원에 육박하는 가격 때문에 살 엄두를 내긴 힘든. 하긴 HD 800 같은 물건은 100만원이 훌쩍 넘는다. 6000만원대 제품도 봤다. 10만원 이하 헤드폰 라인업도 있지만 영 젠하이저 느낌이 아니니 패스.

▲ 출처=젠하이저

#슈퍼카도 좋지만 젠하이저 헤드폰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HD 4.40BT란 물건이다. 가격대부터 얘기하는 게 낫겠다. 인터넷 최저가 기준으로 17만원대다. 20만원을 넘는 브랜드 블루투스 이어폰이 허다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괜찮은 가격이다. 이런 생각이 든다. ‘넘볼 수 있겠다’고.

젠하이저 치곤 적정 가격이다. 제품 면면도 충분히 젠하이저스럽다. 슈퍼카처럼 꿈 같은 물건도 좋지만 손에 넣기를 실현 가능한 물건에 더 끌리는 법이다. 가격이나 성능으로 보나 다수에게 ‘적정’으로 여겨질 제품 말이다. HD 4.40BT는 그런 제품 아닐지.

▲ 사진=노연주 기자

#부담없는 미니멀 HD 4.40BT가 내게로 왔다. 올해 초 나온 신상이다. 유·무선 겸용 헤드폰이다. 부담없는 미니멀 디자인이다. 보자마자 ‘멋지다’ 소리 듣긴 어렵겠지만 무난함 속에 심플한 멋이 있다. 겉모습은 일단 합격.

무게감도 적당하다. 225g으로 스마트폰보다 약간 더 무거운 수준. 목에 무리를 줄 정돈 아니다. 접이식 구조라 휴대하기도 편하다. 패키지에 동봉된 조금 허접한 파우치에 감싸 백팩에 아무렇게나 찔러넣으면 그만이다.

▲ 출처=젠하이저

#나만의 리스닝룸 음질? 내 귀론 PXC 550과 큰 차이를 못 느끼겠다. 충분히 뛰어나다는 얘기다. 예민한 청각의 소유자가 아니라면 만족감이 평균 이상은 될 듯하다. 차음성도 괜찮다. 노이즈캔슬링(NC) 기능이 있진 않지만 길거리에서도 밀폐된 나만의 리스닝룸에 들어가 있는 느낌? 물론 NC 제품에 비할 정돈 아니다.

CD 수준 고음질 재생이 가능한 aptX 코덱도 지원하니 참고하자. 무선 연결을 할 수 있는 제품이니 배터리도 중요하다. 최대 25시간을 재생할 수 있다. 실제로 사용해보면 정말 가끔 주유소엘 찾는 연비 좋은 디젤차 느낌이랄까. 참고로 마이크를 내장해 통화도 가능하다.

▲ 사진=노연주 기자

#유·무선이라는 킬링 포인트 사용하면서 느낀 최고 매력 포인트는 따로 있다. 유·무선 겸용이란 부분. 참 유용하다. 유선과 무선의 장점을 취사선택할 수 있으니 말이다. 무선 연결 제품을 사용하면 케이블 없는 자유를 맛볼 수 있다. 그런데 배터리가 방전되면 낭패다. 음질도 유선에 비해 떨어진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HD 4.40BT로는 배터리가 방전되면 주머니에서 케이블을 주섬주섬 꺼내 연결하면 그만이다. 가끔 무선 음질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도 역시 케이블이 제 역할을 한다. ‘막귀’인 나는 유·무선 차이를 크게 느끼지 못한다. 역으로 생각하면 이건 축복일 수 있다. 불만의 통로 하나가 차단된 거니까.

▲ 사진=노연주 기자

#선택의 시간 요약하자면 HD 4.40BT는 이어폰 대신 헤드폰을 하나 사고 싶고, 젠하이저에 막연한 동경심을 품고 있지만, 높은 가격대에 주저하게 되고, 그렇다고 아무 저렴이 제품이나 사긴 꺼려질 때 적절한 선택일 수 있다. 한편으론 처음부터 무리하지 않고 적정 제품을 통해 브랜드를 이해한 뒤 그 세계로 빠져들어도 늦지 않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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