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비대증은 중·장년 이상에서 발견되는 대표적인 남성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전립선비대증으로 치료받은 환자는 2012년 89만 4908명에서 2016년 112만 8989명으로 4년간 26.2% 증가했으며, 전체 환자 중 95%가 50대 이상의 중년 남성인 것으로 드러났다. 

▲ 출처=이미지투데이

‘전립선 비대증’ 발생의 가장 큰 유발인자로 노화에 의한 남성 호르몬 불균형이다. 18~20g 밤알 크기의 전립선이 약 10배인 200g까지 비대해지는 질환을 말한다. 전립선은 방광에서 요도로 이어지는 부위에 자리 잡고 있는데, 비대증으로 인해 부피가 커져 요도를 압박하면 배뇨와 관련한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요의를 자주 느끼게 되는 빈뇨, 수면 중에 화장실에 가기 위해 자주 일어나는 야간뇨, 소변줄기가 약해지고 소변을 보려고 시도하지만 바로 나오지 않고 뜸을 들여야 나오는 요주저 등 하부요로 증상들이 대표적이다. 주로 기온이 떨어지는 가을·겨울철에는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땀으로 수분이 많이 배출되는 여름에 비해 가을·겨울에는 주로 땀 대신 소변으로 수분이 배출돼 방광에 소변이 차기 쉽고, 환절기 자주 먹게 되는 감기약의 항히스타민성분도 알파수용체신경을 자극해 전립선 평활근을 수축시키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한다.

그런데 전립선비대증을 노화에 의한 단순한 증상이라 간과하거나 정력 감퇴의 징후로 쉬쉬한다면 증상이 나빠져 각종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대표적인 합병증에는 ▲방광이 예민해지는 과민성방광 ▲소변에 든 노폐물이 잘 배출되지 않아 요로에 쌓이게 되는 요로결석 ▲소변의 요독으로 인한 신장기능 저하 ▲이로 인해 혼수상태로 이어질 수 있는 요독증 등이 있다.

전립선비대증 방치 말아야…전립선암 가지고 있을 확률 높아

최근에는 전립선비대증 환자 10명 중 1명이 전립선암을 가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비뇨기과 이정구 교수팀(이정구, 심지성)은 최근 5년간 안암병원에서 전립선비대증으로 진단받은 환자 중, 홀렙수술과 전립선 조직검사를 동시에 시행한 환자 170명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최근 밝혔다. 

▲ 전립선비대증 환자 10명 중 1명이 전립선암을 가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전립선암과 전립선비대증은 엄연히 다른 질환이지만, 노화나 호르몬 변화 등 유발인자가 공통되기 때문에 비대증이나 염증이 있다면 암의 존재 또한 의심할 필요가 있다. 출처=이미지투데이

환자들은 모두 조직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와 암이 없는 것으로 진단됐었지만 홀렙수술 후 14명(8.2%)에서 전립선암으로 진단받았다. 이 14명은 홀렙수술로 전립선을 완전절제하지 않았다면 몸속에 암을 그대로 방치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었다.

전립선 조직검사는 초음파를 통해 전립선 안의 정해진 부위에서 일부 조직을 채취하는 검사로 전립선암이 의심되는 환자에서 암의 확진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검사다. 현재 시행되는 전립선 조직검사는 생체조직검사는 세포 샘플을 무작위로 채취하기 때문에 암세포를 놓칠 수 있어 부정확하다는 한계가 있다.

전립선비대증의 수술적 치료는 경요도절제술, KTP레이져기화술, 홀렙수술 등이 있는데, 경요도 절제술과 KTP레이져 기화술은 전립선의 안쪽부터 바깥쪽으로 긁어내거나 소작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수술 후에도 전립선 조직이 일부 남을 수 있다. 반면 홀렙수술은 전립선의 가장 바깥쪽을 분리하여 제거하는 방식으로 완전히 절제되어 남은 조직에 있을 수도 있는 암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현재 전립선비대증에 대한 치료는 홀뮴레이져를 이용한 홀렙수술이 표준치료다. 2008년 국내에 도입되어 널리 시행되고 있는 홀렙수술은 개복수술에 비해 합병증 발생률이 낮고 회복이 매우 빠른 것이 큰 장점이다. 홀렙 수술은 홀뮴 레이저로 전립선을 감싸고 있는 막과 비대해진 전립선 사이를 통째로 분리해 몸 밖으로 제거하는 내시경 수술로 통증과 출혈이 거의 없다.

이정구 교수는 “전립선암과 전립선 비대증은 엄연히 다른 질환이며, 비대증이 암으로 진행하지는 않는다”면서 “두 가지 질병 모두 유발인자로 고려되는 요소들이 노화나 호르몬 변화 등으로 공통적인 부분이 있어 비대증이나 염증이 있다면 암의 존재 또한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이정구 교수가 홀렙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출처=고려대 안암병원 제공

약물, 수술 치료 시행…기온 낮아질 땐 내복 착용 도움

전립선비대증이 심하지 않을 경우에는 온수좌욕, 절주, 맨손체조 등의 생활요법을 통해 효과를 볼 수도 있다. 그렇지 않다면 약물이나 수술 등의 치료가 필요하다.

대한비뇨기과학회에 따르면 전립선비대증 치료는 경요도전립선 절제술인 수술적 치료와 약물, 레이저 시술 등 최소침습적 치료법 등이 시행된다. 초기에 발견하면 약물치료만으로도 증상이 호전된다. 전립선비대증에는 요도 괄약근을 이완시키는 약(알파차단제)이나 전립선 크기를 줄이는 약(5-알파 환원효소 억제제)을 주로 처방하는데, 약 복용을 중단하면 증상이 재발될 수 있어 복용법을 지켜야 한다.

약을 복용해도 전립선 크기에 변함이 없거나 합병증이 생겼다면 내시경이나 레이저로 전립선을 절제하는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수술적 치료로는 경요도전립선절제술, 경요도전립선절개술(TUIP), 개복하 전립선적출술 등 세 가지 대표적인 방법이 있다. 학회에 따르면 이 중에서도 경요도전립선절제술이 가장 효과가 좋아 전체 전립선 수술의 95%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소침습적 치료법의 경우 경요도전립선절제술에 비해 증상, 요속의 개선정도가 좋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수술 시 마취상 위험성 ▲발기문제 ▲출혈위험 ▲입원기간 등을 고려했을 때 시행할 수 있는 치료법이다.

이대목동병원 윤현석 비뇨기과 교수는 “전립선비대증은 합병증 발생 위험을 줄이고 질환으로 인한 삶의 질 저하를 겪지 않으려면 평소 자신의 배뇨 상태를 체크하고,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면서 “40대 이상 남성의 경우 1년에 한 번, 정기적인 전립선 검사를 통해 전립선 건강을 챙기고, 평소 과도한 음주와 카페인 음료는 방광을 자극해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 좋다. 또 기온이 크게 낮아질 때는 내복을 착용하거나 좌욕 등으로 전립선 주변 근육을 이완시켜 건강을 챙기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