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는 럭셔리 워치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나라다. 국가 주요 산업인 만큼 대다수의 브랜드가 스위스에 적을 두고 있다. 물론 영국, 프랑스, 독일 등에서 시작해 이전한 경우도 있지만 스위스가 럭셔리 워치의 본고장이란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이에 시계전문웹진 <타임피스 서울투베이징>은 대륙별 시계 첫 번째 편으로 스위스 출신 워치 브랜드에 대해 소개한다.

▲ 스위스 롤렉스 본사 전경. 출처=롤렉스

스와치 시계 산업은 독립 시계 브랜드와 리치몬트, 스와치 그룹에 속한 럭셔리 워치 브랜드가 주를 이룬다. 대표적인 독립 시계 브랜드는 다름 아닌 롤렉스다. 롤렉스는 독특한 탄생 비화를 갖고 있다. 독일 출신 한스 빌스도르프가 영국 런던에서 브랜드를 처음으로 시작했다. 이후 스위스에 정착한 롤렉스는 말 그대로 승승장구했다. 오이스터 퍼페추얼의 등장은 단연 백미. 1953년에는 에드먼드 힐러리와 텐징 노르게이는 롤렉스의 오이스터 퍼페추얼을 차고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했다. 덕분에 롤렉스의 내구성이 만천하에 인정받게 됐다. 직후 출시된 시계가 바로 익스플로러다. 익스플로러는 에베레스트 등정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시계로 현재까지도 롤렉스의 스테디셀러로 역할을 다하고 있다. 서브마리너 역시 롤렉스를 언급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시계다. 국내에서 이미 없어서 못 파는 시계 중 하나인 서브마리너는 간결한 디자인과 튼튼한 내구성을 과시한다. 해외에서는 007 시계로 인기를 얻고 있는 등 서브마리너 역시 롤렉스의 효자 중 하나다. 이밖에도 크로노그래프가 탑재된 데이토나, 듀얼 타임이 탑재된 스카이 드웰러, 드레스 워치인 첼리니 컬렉션 등이 롤렉스 라인업을 지키고 있다.

▲ 산토스 워치의 역사는 1904년부터 시작됐다. 출처=까르띠에

적극적인 마케팅과 투자로 최근 시계 업계를 흔들고 있는 리치몬트 그룹에는 다양한 럭셔리 워치가 속해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까르띠에, IWC, 몽블랑, 예거 르쿨트르 등이 리츠몬트 그룹 소속이다. 이 중 까르띠에는 국내에서 시계는 물론 주얼리까지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아시다시피 까르띠에는 프랑스 파리의 귀족들이 즐겨 착용하는 주얼리 업체로 시작했다. 주문 제작을 원칙으로 한 만큼 프랑스 귀족 사이에서 까르띠에의 위상은 대단했다. 이후 1902년 시계 제작에 관심을 보였고 스위스 내에서 영향력을 발휘했다. 까르띠에 가문 중 시계에 관심이 많던 루이 까르띠에는 자신의 친구이자 파일럿인 알베르토 산토스 뒤몽을 위해 산토스 뒤몽이란 시계를 만들었다. 이 시계는 까르띠에 최초의 시계였고 현재에 와서는 산토스 드 까르띠에 컬렉션이란 이름으로 전개되고 있다. 세계대전 이후에는 프랑스군의 르노 탱크에서 영감을 받은 탱크 컬렉션을 만들기도 했다. 탱크 컬렉션은 산토스 드 까르띠에 컬렉션과 더불어 까르띠에를 대표하는 컬렉션이다. 두 컬렉션 외에도 팬더, 발롱 드 까르띠에, 드라이브 드 까르띠에 등 다양한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다.

▲ 시계 테스트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오메가. 출처=오메가

리치몬트 그룹에 까르띠에가 있다면 스와치 그룹에는 오메가가 있다. 많은 이들이 오메가를 롤렉스와 비교하지만 실제로 까르띠에와 유사한 면이 많은 브랜드다. 오메가는 시계 외에도 주얼리 부문을 운영할 만큼 다재다능하다. 스와치 그룹에서의 위상 역시 리치몬트 그룹의 까르띠에에 견줄 만하다. 차별화된 점을 찾자면 오메가는 탐험과 도전정신에 일가견 있다. 달에 다녀온 시계라 붙여진 문워치는 이를 대변한다. 스피드마스터 컬렉션에 속한 문워치는 NASA(미국항공우주국)에 엄격한 테스틑를 통과한 유일한 시계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METAS(스위스 계측학 연방학회)와 연계해 새로운 시계 인증제도 보급에 나섰다. 8가지 절차로 이뤄진 이 테스트는 시계판 극기훈련장이다. 면면을 살펴보면, 각각 다른 환경과 온도에서 정확도를 측정해 평균을 구하고 15,000가우스 자기장에서 시계가 무리 없이 작동되는지 살핀다. 또한 자기장에 노출된 뒤 하루 평균 어느 정도 오차가 나는지도 확인한다. 덕분에 오메가는 보다 정확하고 내구성 높은 시계를 완성하게 됐다.

▲ 바젤월드 2017에 자리한 파텍필립 부스. 출처=파텍필립

흔히들 언급하는 세계 3대 시계 역시 스위스 브랜드로 이뤄져 있다. 파텍필립, 바쉐론 콘스탄틴, 브레게가 그것이다. 먼저 파텍필립은 롤렉스와 같이 어느 그룹에 속하지 않은 독립 럭셔리 워치 브랜드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손목시계, 시계 재테크의 최고봉 등 흔히 파텍필립을 부르는 말이다. 대부분의 시계가 골드 케이스로 만들어져 오히려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를 탑재한 빈티지 워치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는 재미난 일도 일어난다. 이런 파텍필립은 폴란드 이민자 출신 사업가 노르베르트 드 파텍과 체코 출신 시계 제작자 프랑수아 차펙이 만든 브랜드다. 초기부터 이들은 컴플리케이션 워치에 남다른 재주를 보였다. 1800년대 후반 퍼페추얼 캘린더와 미닛 리피터를 만들었고 1900년대 초반에는 더블 크로노그래프, 엑스트라 플랫 무브먼트를 만들며 시계 업계를 평정했다. 덕분에 영국 빅토리아 여왕, 아인슈타인, 차이코프스키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명사들의 지지를 받았다. 현재에도 럭셔리 워치의 대들보 역할을 하며 수많은 이들의 드림워치로 자리하고 있다. 바쉐론 콘스탄틴은 리치몬트 그룹에 속한 시계로 뼛속까지 스위스 색이 짙은 럭셔리 워치 브랜드다. 먼저 바쉐론 콘스탄틴은 브랜드의 역사가 단 한차례도 끊긴 적이 없다. 세계대전, 쿼츠파동 등의 악재 속에서도 바쉐론 콘스탄틴의 매뉴팩처는 여전히 가동됐다. 덕분에 탄탄한 역사와 스토리를 자랑한다. 2017년에는 세계 3대 시계에 속하는 럭셔리 워치 브랜드다운 시계를 선보이며 이목을 사로잡았다. 셀레스티아 애스트로노미컬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3600이란 이름의 시계로 무려 23가지의 컴플리케이션을 탑재하고 있다. 디자인과 기능을 강조하는 바쉐론 콘스탄틴인 만큼 디자인 역시 유려하다. 스와치 그룹의 브레게 역시 주목해야 한다. 특히 투르비옹과 인연이 깊은 럭셔리 워치 브랜드다. 시계 오차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중력으로부터 오는 방해를 제어하는 투르비옹 기술을 브레게의 전매특허다. 매뉴팩처는 투르비옹 컴플리케이션을 완성시키기 위해 연구개발을 소홀히 하지 않았고 1801년 투르비옹 기술을 세상에 선보였다. 브레게의 창립자인 아브라함 루이 브레게는 생전 35개의 투르비옹 시계를 만들며 투르비옹의 아버지란 불리기도 했다.

▲ MB&F의 수장 막시밀리안 부세. 출처=MB&F

독립 시계 제작자 중에서는 MB&F가 단연 눈길을 끈다. 창립자인 막시밀리안 부세와 친구들이란 뜻의 MB&F는 시계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스위스 독립 시계 브랜드다. 수장인 막시밀리안 부세는 예거 르쿨트르와 해리 윈스턴 매뉴팩처에서 경험을 쌓았다. 덕분에 웬만한 컴플리케이션은 어렵지 않게 구사한다. 기능만으로 MB&F를 설명하긴 분명 아쉬움이 있다. 이들은 기능만큼 독특한 디자인으로 주목 받고 있다. 시계 하나하나 평범함을 거부한다. 장난감 로봇을 연상시키기도 하고 비행물체가 떠오르기도 한다. 기능 역시 압도적이다. 4개의 투르비옹을 달기도 하고 하나의 시계에 두 개의 다이얼을 올리기도 한다. 덕분에 가격 역시 상상초월이다. 덕분에 시계 수집가들 사이에서는 알아주는 아이템으로 꼽히며 이름을 알리고 있다. 아쉽게도 국내에 정식으로 판매되고 있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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