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노연주 기자

#그남자의물건 - 그 남자는 어떤 물건을 사랑할까? 인스탁스 미니9 편

#카메라병 중증? 카메라병이 재발했다. 그 남잔 극약처방으로 새 카메라를 질렀다. 새로 나온 미러리스 카메라다. 그는 카메라 사고 싶어 안달나는 카메라병에 종종 걸린다. 그럴 때마다 지름으로써 치유했다. 꼭 새 카메라 사고 1개월쯤 지나면 카메라에 미련이 사라진다더라. 매번 재발하니 고질병이다.

증세가 중한 모양이다. 카메라를 지르고 또 질렀다. 순식간에 새 카메라 2대가 생긴 그다. 그 남잔 용도가 완전히 다른 물건이니 괜찮다고 자조한다. 이번엔 즉석카메라다. 속칭 폴라로이드 카메라라고도 불리는 물건 말이다. 사진 찍으면 바로바로 출력해주는.

▲ 사진=노연주 기자

#코발트블루 폴라로이드가 아니다. 인스탁스다. 후지필름의 즉석카메라 브랜드다. 그 남잔 자기 물건이 “다른 인스탁스하곤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 무슨 특권의식일까. 하나 다른 점은 분명해보인다. 색깔. 짙은 파란색이더라.

‘인스탁스’ 하면 어떤 색깔이 떠오르는가? 난 소녀 감성 파스텔 톤이 생각난다. 지독한 편견일지 모르겠지만 그 남자도 이런 인식을 공유하고 있는 듯했다. “그간 인스탁스는 너무 귀여워서 부담스러웠어요. 이 비비드한 인스탁스는 괜찮아요. 푸른 바다 아니면 가을 하늘 같죠. 남심저격.” 음유시인인가.

제조사 설명으론 코발트 블루 컬러다. 같은 모델, 여러 컬러가 있다. 아이스 블루, 스모키 화이트, 플라밍고 핑크, 라임 그린. 총 5가지다. 전부 트렌디한 비비드 컬러다. 내 취향엔 스모키 화이트가 가장 예뻐 보인다. 옅은 회색을 사랑하니까.

▲ 사진=노연주 기자
▲ 출처=한국후지필름

#업그레이드 인스탁스 아직 그 물건 이름조차 언급 안 했다. 인스탁스 미니9. 나름 신상이다. 미니8과 비교해 색깔만 달라지진 않았다. 일단 전면에 셀피 미러가 생겼다. 셀프 카메라 찍을 때 이걸 보면 유용하다. 접사 렌즈 옵션도 추가됐다. 35cm 거리까지 피사체에 접글 할 수 있다.

미니9는 ‘찍는 맛’을 중시하는 그 남자를 만족시킬 수 있을까? 그가 말했다. “인스탁스가 단순히 장난감은 아니에요. 4가지 노출 모드를 활용해 여러 촬영 환경에 대응할 수 있어요. 하이키(Hi-Key) 모드로 특유의 화사한 사진을 얻는 것도 가능하죠. 기능을 잘만 활용하면 얼마든지 아날로그 감성 넘치는 유니크한 사진을 얻을 수 있을 듯합니다.”

▲ 사진=노연주 기자
▲ 사진=노연주 기자
▲ 사진=노연주 기자

#인스탁스의 계절 인스탁스 미니9은 여전히 아기자기한 맛을 품고 있다. 그 남자 역시 의외로 아기자기한 면이 있다. 이런 성향이 그 남잘 새로운 인스탁스로 이끌었는지도 모르겠다.

다시 카메라병에 걸린 그 남잔 완전무장의 길을 걷고 있다. 예전과 다르긴 하다. DSLR 카메라에 온갖 액세서리를 사들인 과거와 미러리스에 인스탁스를 더한 지금은 간극이 제법 크다.

결국 그 남잔 찍기 위해 카메라를 산 거다. 무엇을 어떻게, 얼마나 잘 찍으려고? 이번 추석 연휴 때 제대로 실력 발휘를 할 거라고 그 남잔 다짐했다. 산과 들로 떠나 무엇이든 잔뜩 찍겠다고 벼르고 있다.

그러다 자기 사진 실력에 실망해 새 카메라와 또 다시 권태기가 시작되겠지. 예견된 악순환이다. 푸른 하늘을 닮은 인스탁스. 그 남자와 오래 함께하길 바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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