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박스오피스는 잠잠했다. 기대가 되는 작품들은 많았으나 다수의 관객들을 스크린으로 이끌만한 힘은 다소 부족했다. 배우 설경구의 ‘부활’로 여겨지며 화제를 모은 기대작 <살인자의 기억법>은 개봉 초기의 흥행 기세를 오래 이어가지 못했다. 오랜만에 액션영화로 돌아온 톰 크루즈의 <아메리칸 메이드>도 개봉 전 공개된 유튜브 영상으로 화제가 된  공포영화 <IT>도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흥행 성적을 거뒀다.

 의외의 흥행작도 있었다. 9월 막바지에 개봉한 <아이 캔 스피크>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기존의 영화들과 조금 다른 시선으로 그려낸 것이 화제가 되면서 박스오피스 1위로 올라섰다. 지난달 27일 개봉한 <킹스맨2: 골든서클>은 킹스맨 마니아들의 기대에 힘입어 높은 예매율을 기록해 추석 연휴 극장가 흥행을 노리는 10월 개봉작들과 경쟁을 할 준비를 마쳤다.

그렇다면, 과연 10월의 박스오피스에는 어떤 주목 할 만 한 영화들이 있을까. 

<범죄도시> 의 주인공 배우 마동석. 출처= 네이버 영화

<범죄도시> “마동석의 하드캐리”
제작: (주)홍필름, (주)비에이엔터테인먼트
배급: 메가박스(주)플러스엠 , (주)키위미디어그룹
개봉: 10월 3일 

중국계 조직폭력배들과 맞서는 경찰이라는 영화의 만화적 설정은 놀랍게도 실제 일어난 사건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이 작품은 지난 2007년 중국 옌벤에서 넘어온 폭력조직 흑사파가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차이나타운 일대에서 세력을 넓히면서 폭력을 일삼은 사건을 모티브로 한 액션 영화다.

거친 액션 연기의 대가 마동석이 괴력의 형사로, 이제는 영화배우로 물오른 연기력을 보여주는 윤계상이 중국계 폭력 조직의 보스로 나온다. 얼핏 보면 두 배우가 맡아야 할 캐릭터가 서로 바뀐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예고편을 통해 선보인 윤계상의 조폭 연기는 꽤 설득력이 있다. 권선징악형 스토리와 액션이 선사하는 카타르시스를 즐기는 이들에게 추천.  

 

▲< 블레이드 러너 2049>의 해리슨 포드(오른쪽) 출처= 네이버 영화

<블레이드 러너 2049> “35년만의 후속편”
수입/배급: 소니픽처스코리아
개봉: 10월 12일 

디스토피아(Dystopia, 현대 사회의 부정적인 측면들이 반영된 어두운 미래상)적 세계관이 반영된 SF 영화계의 수작으로 회자되는 영화 <블레이드 러너>(1982)의 후속작이다. 전편의 배경이 2019년의 미래를 그렸다면 속편은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후의 세계를 그려냈다. 심지어 전편에서 주인공 릭 데커드를 연기한 해리슨 포드가 동일 인물을 연기하면서 스토리의 연결성을 제대로 살렸다.

여기에 <라라랜드>의 라이언 고슬링,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서 광기어린 악당 조커 역을 맡았던 자레드 레토 등 쟁쟁한 출연진들이 있어 적어도 연기로는 보기에 불편한 점은 없을 듯 하다. 그러나 영화계의 공식처럼 내려오는 ‘전편을 뛰어넘는 속편은 없다’는 말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지는...  

▲ <희생부활자>의 김래원. 출처= 네이버 영화

<희생부활자> “죽은 사람을 살린 억울함” 
제작: (주)영화사 신세계
배급: (주)쇼박스
개봉: 10월 12일 

영화 <해바라기>에서 '꼭 그랬어야만 했냐!'라는 대사로 연기에 큰 획을 그은 배우 김래원과 명품조연 배우 김해숙, 그리고 <친구>의 곽경택 감독이 만나 아주 독특한 영화를 선보인다. 영화의 제목인 <희생부활자>는 억울한 죽음 뒤 복수를 위해 살아 돌아온 이들을 뜻하는 말이다. 과연 어떤 억울한 사연이 죽은 자를 다시 살려낼 정도의 한이 맺히게 했을까. 

 

▲ <대장 김창수>의 조진웅. 출처= 네이버 영화

<대장 김창수> “민족의 지도자, 그의 성장 드라마” 
제작: (주)비에이엔터테인먼트 , (주)무비스퀘어 , (주)원탁
배급: 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 , (주)키위컴퍼니
개봉: 10월 19일 

‘김창수’는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나 영화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거나 언급되는 ‘그 분’, 민족의 지도자 백범 김구 선생의 어린 시절 이름이다. 코믹과 정극을 넘나드는 폭 넓은 연기력으로 이제는 영화계를 이끌어가는 존재가 된 배우 조진웅이 주인공 김창수 역을 맡아 혈기 왕성한 젊은이에서 조국의 독립을 이끄는 무리의 ‘대장’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연기한다. 미남 배우 송승헌의 악역 연기도 눈여겨 볼만 하다.  

  

▲ <마더!>의 제니퍼 로렌스. 출처= 네이버 영화

<마더!> “공포? 스릴러? 4차원?”
수입/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개봉 10월 19일 

2017년 베니스 영화제에서 상영된 이 작품에 대해 평론가들은 “이 영화는 미쳤고, 강렬하다”거나 “관습에 제대로 한 방 먹인 영화”라는 등으로 극찬했다. 그러나 개봉 전 이뤄진 비공개 시사회에서 관객들은 “영화가 전하려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도통 모르겠다”거나 “너무 어렵다”는 식의 반응들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영화의 감독은 <블랙스완>과 <레퀴엠> 등 범상치 않은 작품들로 관객들을 놀라게 하는 대런 아로노프스키다. 특히,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서 지독한 사이코패스 살인마를 연기한 배우 하비에르 바르뎀의 연기는 이 영화의 독특한 분위기를 잘 살린다.  

▲<아이 엠 히스 레저>의 히스 레저. 출처= 네이버 영화

<아이 엠 히스 레저> “전설이 된 청춘, 그의 이야기”
수입/배급: 오드
개봉: 10월 19일  

<브로크백 마운틴>으로 완벽에 가까운 동성애 연기를, <다크나이트>로 악역 연기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으나 29살이라는 젊은 나이로 세상을 등진 배우 히스 레저(Heath Andrew Ledger). <아이 엠 히스 레저>는 그가 생전에 촬영한 영상들과 그를 추억하는 지인들의 증언으로 만든 다큐멘터리 영화다. 누구보다 배우라는 직업을 사랑한 그가 보여준 열정은 주변 관객들에게 진심으로 다가섰고, 연기마다 최고의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영화는 그의 못 다한 이야기들과 연기에 대한 열정을 통해 다시 히스 레저의 팬들에게 그를 추억해보는 시간을 마련한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출처= 네이버 영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미치도록 슬픈”
수입: (주)미디어캐슬
배급: (주)NEW 
개봉: 10월 25일 

제목만 보면 피가 뚝뚝 떨어지는 '고어(Gore)' 영화나 좀비물의 느낌이 들지만, 사실 여기에는 한 여자에 대한 남자의 애절한 사랑 고백 메시지가 담겨 있다. 일본 멜로영화 특유의 섬세한 감성과 눈물샘을 자극하는 스토리가 담겨있는 영화다. 왜 남자 주인공은 자기가 사랑하는 여자에게 왜 췌장을 먹어버리고 싶다는 섬뜩한 말로 자신의 마음을 전할 수밖에 없었을까. 

 

▲<토르 3:라그나로크> 출처= 네이버 영화

<토르 3: 라그나로크> “어벤져스의 완결을 향한 가장 중요한 ‘떡밥’ 투척”
수입/배급: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개봉: 10월 25일 

드디어 올 것이 왔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종착역 <어벤져스3, 4>와 그간 공개된 마블 히어로 영화들을 잇는 가장 중요한 연결고리인 <토르>의 3번째 시리즈가 관객들을 찾아온다. 사전에 공개된 예고편 영상을 보고 마블 마니아들은 <어벤져스>와 직접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중요한 ‘떡밥(이야기)’들이 넘친다고 분석하기도 했으니. 사실상 올해 개봉되는 마지막 마블 히어로 영화이기도 하니 기대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과연 <토르 3: 라그나로크>는 어떤 떡밥들을 던져 어벤져스를 기다리는 수많은 마블 마니아들의 덕심에 불을 당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