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거 진천,사후 용인’이란 말 들어보셨지요?

명당을 따지는 분들이 살아서는 충북 진천을,

죽어서는 경기 용인을 꼽으면서 하던 옛날 말입니다.

과거 이십여년전쯤 명절길에 고속도로가 밀리면,

국도를 많이 이용했습니다.그즈음으로 기억되는 귀성길,

잔설이 여기 저기 남아있는 용인의 어느 시골길을 밤에 지나는데,

길가마다 ‘귀향을 환영합니다’란 플랑카드가 걸려있는 겁니다.

‘사후 세계 명당이라는 용인에서 귀향을 환영하다니..’하면서

혼자 쓴 웃음을 지었던 일이 생각납니다.

이제는 귀성 풍습도 많이 바뀌었고,고속도로도 많이 생겨,

그런 시골길을 갈 일이 거의 없어졌습니다.

그 탓일까요?

아님 초 장수사회로의 진행이 정말 많이 된 탓일까요?

아니면 80대 중반이신 부모님이 생존해 계셔서,

죽음같은 그런 귀향 준비는 감히 생각도 못해서 그럴까요?

근래 십여년래 죽음이나 그런 류의 귀향(?)준비는

거의 생각 안하고 살아온 것 같습니다.

오히려 길게 살 걱정만 한 듯 합니다.

 

아침마다 인터넷으로 편지를 보내는 분의 글에서,

최근 아주 인상적인 제목을 보았습니다.

‘나는 120살까지 살기로 했다’

편지를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그는 100세까지 살 것으로 예상했었는데,

수명이 늘어나는 추세로 볼 때 120세까지로 늘려야 할 것 같다는 얘기입니다.

100살을 넘어 어떤 마음 준비없이 120살까지 살게 되면,

그건 마치 마라톤의 결승선 근처에 다 와서 경기를 마치려 하는데,

갑자기 종목이 하프에서 풀 마라톤으로 바뀌었다고

얘기 들었을 때의 황당함같지 않겠느냐는 얘기.

그러니 120살까지 살 준비를 하겠다는 겁니다.

 

우리네 삶이 계획한대로 살아가지 못하는 처지이고 보면,

그분의 120살까지 목표도 무망할지 모를 일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수명이 길어지는 시대에 분명한 것은

전직 00로만 마칠 수 없으리라는 것.

그런 면에서 제 2,제 3의 일을 할 수 있게 준비하고,

계속 움직여야 할 듯 합니다.

그게 또 미래 그것의 귀향 준비도 되겠지요?!

   
 

필자는 삼성과 한솔에서 홍보 업무를 했으며, 현재는 기업의 자문역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중년의 일원으로 일상에서 느끼는 따뜻함을 담담한 문장에 실어서, 주1회씩 '오화통' 제하로 지인들과 통신하여 왔습니다. '오화통'은 '화요일에 보내는 통신/오! 화통한 삶이여!'라는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필자는 SNS시대에 걸맞는 짧은 글로, 중장년이 공감할 수 있는 여운이 있는 글을 써나가겠다고 칼럼 연재의 포부를 밝혔습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이코노믹 리뷰> 칼럼 코너는 경제인들의 수필도 적극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