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배럴당 50달러는 뉴노멀인가?"

유가와 에너지 정보 전문매체인 오일프라이스닷컴이 주말 보고서인 '오일앤에너지인사이더에서 던진 도발적인 질문이다. 이점저점을 따져보면 상당히 그럴듯한 질문으로 고객을 끄덕였다.

국제유가가 지난주 배럴당 50달러선에 안착했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22일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의 벤치마크 원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 인도분은 0.2%(11센트) 오른 배럴당 50.66달러로 장을 마쳤다.

영국 ICE 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 11월 인도분도 0.8(43센트)% 오른 배럴당 56.86달러로 한 주를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WTI는 20일 배럴당 50달러를 넘었는데 이는 7월31일 이후 처음이다. 더욱이 주간 기준으로도 WTI는 0.5%, 브렌트유는 2.2% 올랐다. 배럴당 50달러 저지선을 돌파해 안착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당초 산유국카르텔인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OPEC 산유국 등 22개 산유국들은 22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정기점검회의에서 하루 180만배럴의 감산합의를 연말까지 재연장하기로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별다른 권고안 없이 막을 내려 원유 투자자들을 실망시켰지만 유가는 50달러 아래로 내려가지 않았다.

그렇기에  '배럴당 50달러인 국제유가는 뉴노멀인가' 가란 물음에 대한 답은 “그렇다”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 원유 유황성분과 점성 분포도.출처= EIA

우선, OPEC 등은 최근의 유가 상승세가 감산합의가 효과를 내고 있다는 것으로 보고 감산의 고삐를 더 죌 것으로 보인다. 감산합의 이행률도 7월 94%에서 지나달 116%로 대폭 올라갔다. 그만큼 생산이 덜 된다는 뜻이다.  감산의 내용도 중요하다. OPEC 등은 주로 유황성분이 많고 점성이 높은 원유생산을 줄였다. 베네수엘라산 원유가 고유황 점성이 높은 원유다. 반면 미국 셰일오일과 나리지리아와 리비아의 원유는 유황성분이 낮고 점성이낮은 경질륭다. 이들 나라는 OPEC  등이 감산합의를 이행하는 와중에서도 생산을 늘려 유가를 강하게 짓눌렀다. 그런에 이들의 생산이 주춤하니 OPEC은 쾌재를 부르지 않을 수 없다. 나이리지리아의 산유량은 하루 169만배럴로 감산합의 당시 할당된 하루 180만배럴을 밑돌고 있다.

이 때문에 OPEC과 럭시아 등이 감산합의 이행의 고삐를 죄면 유가는 산유국이 바라는 수준으로 올라가 정상화, 재균형을 달성할 것이라는 기대가 퍼지고 있다. 배럴당 50달러 아래로 내려갈 확률과 더 올라갈 확률을 비교한다면 후자가 더 높을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

게다가 미국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휘발유 재고가 상당한 수준 감소했다는 것도 유가엔 희소식이다. 재고가 줄었으니 재고량을 채우기 위해 정유사들이 가동률을 높인다면 이는 원유수요를 늘리는 만큼 유가엔 호재가 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은 지난 20일 미국의 휘발유 재고가 210만배럴 줄어 2015년 11월 이후 최저치로 줄었고 난방유 등 증류유도 570만배럴 감소해 2011년 이후 최대로 줄었다고 밝혔다.

미국의 휘발유 재고가 감소한 것은 허리케인 하비가 정유공장이 밀집한 텍사스 남동부 해안을 강타해 정유공장이 타격을 받아 가동이 중단된 곳이 많은 탓이다. OECD 재고 감소는 수요가 건실한 탓에 줄었다. 물론 현재 휘발유 재고는 5년 평균치를 범위 안에 있고 OECD는 평균에 근접하고 있어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

아울러 미국의 산유량이 줄 가능성이 크다는 것도 유가를 지지할 요소로 봐도 무방할 것 같다. 유전정보업체인 베이커휴즈에 따르면, 지나주말 기준으로 가동중인 원유채굴기는 모두 744개로 3주 연속 감소한 것이다. 물론 이는 지난해 현 수준에 비하면 326개가 많은 것이지만 증가세가 둔화된 데 이어 감소세로 돌아섰다는 점이 중요하다.

올해 1분기 137개 늘었고 2분기엔 97개가 증가했다. 3분기가 아직 남아 있지만 지난주에는 전주에 비해 1개가 줄어 총 12개가 감소했다. 이는 시장에 분명한 신호를 보낸다. 이는 유가가 올라도 미국의 원유 업자들이 더 이상 채굴기를 급속하게 늘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가동중인 채굴기 숫자가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산유량이 늘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이것이 유가를 떠받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다시 말해 WTI가 배럴당 50달러는 계속 유지할 것으로 봐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 같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