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과 더불어 증강현실 시장이 각광받고 있다. 다만 ICT 업계에서 전격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는 분위기보다, 기존 서비스에 증강현실 서비스가 조금씩 탑재되는 행보가 보여 눈길을 끈다. 소통의 플랫폼으로 작동하며 기존 모바일 중심 생태계가 초연결로 넘어가는 일종의 징검다리인 셈이다.

▲ 구글맵스에 올라가는 동영상. 출처=디지에코

구글맵스의 변화 눈길

구글이 최근 구글맵스의 로컬 가이드 프로그램 이용자를 대상으로 동영상 리뷰를 업로드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단순하게 보면 지역 데이터를 확보하는 차원이지만 큰 그림으로 보면 디테일한 정보, 나아가 증강현실 플랫폼을 위한 일종의 포석으로 풀이된다. 최근 스트리트 뷰(Street View)와의 연동기능이 추가된 구글어스에도 적용되면 가상현실 콘텐츠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구글맵스의 변화가 로컬 카이드 프로그램을 통한 데이터 확보, 궁극적으로 구글렌즈와 구글 어시스턴트와 같은 인공지능 퍼스트 전략과 연결된다는 뜻이다.

디지에코에 따르면 구글맵스의 변화는 증강현실 플랫폼 확보를 위한 일종의 히든카드다. 단기적 관점과 장기적 관점 모두 중요하지만, 가장 핵심적인 목표는 역시 장기적 관점이라는 말이 나온다.

디제에코는 “지금까지 구글맵스는 고정 이미지만 추가가 가능했으나 이제는 동영상까지 업로드를 할 수 있다”며 “구글맵스에서 바로 카메라를 실행해 10초짜리 동영상을 촬영하거나, 사진첩에 저장되어 있는 동영상을 업로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지역 데이터 확보의 범위가 단순한 텍스트, 이미지를 넘어 짧은분량의 동영상까지 가능해졌다는 뜻이다.

여기서 일부 기능이라고 표현된 동영상 업로드 기능이 추가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용자들이 동영상을 리뷰 용도로 활용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지역 내 음식점이나 매장도 자신들의 제품을 강조하기 위해 해당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했기 때문이다. 동영상 업로드 방법은 구글맵스에서 특정 지역을 검색한 후 선택을 하고 “사진 추가 버튼”을 탭 한 후 “카메라” 아이콘을 탭해 동영상을 촬영하거나 촬영한 영상을 업로드하는 방식이다.

구글맵스의 변화는 일차적으로 데이터 확보, 특히 로컬 데이터 확보에 목적이 있다. 강력한 플랫폼을 내세워 참여자들의 독려를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전통적인 방식이다. 실제로 구글은 구글맵스와 검색을 통해 이용자 근처 음식점이나 커피숍과 같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번 동영상 리뷰 기능 추가로 이용자들은 근처 매장 검색 시 이미지 외에 동영상을 통해 좀 더 자세한 정보 제공을 받을 전망이다. 아직 확실한 정책이 나오지 않았으나 광고 삽입이 가능하다면 또 다른 수익창출도 노릴 수 있다.

다만 데이터 확보에 따른 플랫폼 강화, 나아가 새로운 수익 창출의 목적으로 이번 업데이트를 설명하기에는 2% 부족하다. 디지에코는 “구글이 5월 개발자 회의에서 컴퓨터 비전 기술인 구글렌즈(Google Lens)를 공개했으며, 인공지능 비서인 구글 어시스턴트를 통해 구글렌즈와 연동이 가능하도록 했다”며 “동영상 리뷰 기능을 추가해 구글렌즈로 근처 매장을 스캔할 경우 매장 정보와 함께 이용자들이 업로드한 매장 관련 동영상이 노출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단순한 데이터 확보를 넘어 시각정보를 바탕으로 삼아 일종의 풀뿌리 플랫폼 구축을 노린다는 뜻이다.

▲ 구글렌즈. 출처=구글

구글렌즈는 '시각 기반 컴퓨팅 기능'으로 구글 인공지능 비서 플랫폼 구글 어시스턴트가 탑재됐다. 카페에 들어가 와이파이를 사용하고 싶을 때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들어있는 종이를 카메라에 비추면 인터넷에 바로 접속시켜주는 기능도 있다. 다양한 언어를 카메라로 인식했을 때 바로 번역해주는 기능보다 더욱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글렌즈와 구글 어시스턴트, 여기에 지역 데이터 플랫폼을 연동해 데이터까지 아우르는 생태계가 가능해진다.

문제는 구글이 확보하는 기본 데이터의 ‘질’이다. 구글 스트리트 뷰를 통해 들어오는 데이터가 부실하다면 증강현실을 구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글은 이미 해결방법을 발표했다. 올해 9월6일 구글 스트리트 뷰 차량을 8년 만에 교체하고 차량에 장착되는 카메라를 HD 카메라로 교체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라이다(LiDAR) 센서도 교체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구글맵스의 정보 향상과 증강현실 서비스용으로 사용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디지에코는 “스트리브 뷰 차량의 카메라를 HD 카메라로 전환하면 고해상도의 360도 이미지 촬영이 가능해지고, 해당 이미지를 구글의 이미지 인식 알고리즘의 로 데이터(Raw Data)로 활용하게 되면 잠정적으로 구글맵스의 플랫폼이 강력해지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 핵심 데이터 확보를 중심으로 이용자들이 업로드하는 영상을 더하며, 여기에 구글어스까지 연동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현존하는 모든 시각정보를 구글 플랫폼에 담을 수 있다는 말이 된다.

▲ 구글렌즈(좌). 구글 스트리트 뷰 차량(우). 출처=디지에코

한 단계 더 나아간다면?

구글은 조만간 구글어스 VR을 구글 스트리트 뷰와 연동해 특정 지역의 특정 위치에서는 스트리트 뷰로 근처 거리를 360도 이미지로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들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향후 구글어스 VR을 이용할 경우 이용자들의 후기 콘텐츠를 자동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

구글 어시스턴트와 구글렌즈, 나아가 변화된 구글 스트리트 업데이트가 지역 정보와 만나 시너지를 발생시키는 논리다. 당연히 증강현실도 가능해진다. 처음은 360도 동영상에서 시작되지만 조금씩 외연을 넓혀 진정한 가상현실, 나아가 증강현실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다.

변수도 있다. 구글렌즈 등 하드웨어 제품의 사용자 경험을 보강하는 등 후속조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디지에코는 “구글이 구글렌즈의 기능을 어디까지 향상시켰는지 알 수 없으나, 현재 구글 어시스턴트와 구글포토와 통합되어 별도 버튼을 눌러야 되거나 전용 앱을 실행해야 한다”며 “향후 증강현실 이용이 확대되고 이용자들이 주위를 스캔하는 경우가 많아질 때를 대비해 구글렌즈를 실행할 수 있는 단축 아이콘이나 단말기를 특정 각도 이상까지 들면 바로 기능이 실행되도록 지원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 구글맵스의 니어 미(Near Me) 기능. 출처=디지에코

나아가 “현재 구글 어시스턴트는 홈 버튼을 길게 누르면 실행되는 형태로 이용이 편리하지만, 구글렌즈는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이용자들이 원할 시에 바로 단말을 들어 객체를 스캔할 수 있 도록 UI를 개선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