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픈포트 홍콩 본사.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정훈 기자

탐방대의 글로벌 기업 방문 첫 일정은 지난14일 홍콩 콰이청(Kwai Chung)에 있는 물류 소프트웨어 솔루션 업체 오픈포트(Openport) 본사 탐방으로 시작했다. 

2013년 홍콩에서 설립된 오픈포트는 물류 솔루션 지원 업체다. 인도, 중국, 인도네시아 등 떠오르는 신흥시장의 공급 물류 시스템 개선을 목표로 시장에 진입해 현재 홍콩, 중국,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인도, 미국, 파키스탄의 물류 업체들과 거래하고 있다.

이커머스와 연계된 물류 업체들은 특히 신흥국가에서 서비스를 시작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신흥국가들의 열악한 통신·물류 시설을 활용하는 것이나 완전히 새롭게 구축하는 것은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들어 효율이 떨어진다. 어렵게 해외 운송업체를 섭외했다고 해도 통신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에 화주(貨主)들이 요청하는 화물 운송 정보를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에 오픈포트는 해외로 상품을 발송하는 크로스 보더(Cross-Border) 물류 업체들이 안전하게 상품을 배송할 수 있는 IT 솔루션을 제공해 지난 몇 년 동안 관련 업계의 떠오르는 스타트업으로 주목을 받았다.     

▲ 모튼 뎀가드(Morten Damgaard) 오픈포트 COO. 출처= CLO

가시성(可視性)이 곧 경쟁력 

오픈포트의 서비스 가장 큰 차별화 포인트는 바로 ‘가시성’이다. 화주들이 운송의 모든 과정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 안전한 운송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오픈포트가 제공하는 솔루션은 크게 2단계로 나뉘는데 1단계는 해외 운송사 선정, 2단계는 운송 정보 제공이다. 

오픈포트는 화주들로부터 해외운송 요청을 받으면 각 해외 지사들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비용 대비 서비스로 최상의 조건을 제공하는 운송 업체 섭외를 대행한다. 여기까지가 1단계다. 운송 업체가 섭외가 완료되면 배송이 이뤄지는 국가에서 화물이 운송 차량에 적재되고 고객이 화물을 받는 배송 종료까지의 모든 과정을 스마트폰 앱으로 확인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것이 2단계다.          

오픈포트의 운송정보 솔루션은 어떤 업체가 화물을 배송하는지, 배송 담당자 이름은 무엇인지, 화물이 현재 어느 곳에 위치해 있는지, 고객이 언제 화물을 수령했는지, 서비스에 만족했는지 등 모든 운송 정보를 한 눈에 그래픽으로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앱이다. 운송자가 고객에게 화물 전달을 완료하면, 그 즉시 고객이 사인한 송장(送狀, 운송 확인 명세서)를 스마트폰으로 찍어 오픈포트 앱에 업로드하면 화주는 그 즉시 알림 메시지로 운송 종료를 확인할 수 있다. 이 모든 과정이 완료되기까지의 모든 정보들은 오픈포트의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되고 이것은 곧 물류 빅데이터가 된다. 

▲ 오픈포트가 제공하는 물류정보 시각화 서비스 '대시보드(Dashboard)' 출처= 오픈포트

또한 오픈포트가 제공하는 앱을 이용하는 화주와 운송사들은 오픈포트의 플랫폼 안에서 직접 운송 계약을 할 수도 있다. 때문에 부가적으로 물류 대행(3PL) 업체 섭외에 같은 중계에 드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모튼 뎀가드(Morten Damgaard) 오픈포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우리가 가장 집중하는 것은 화주도 믿고 운송을 의뢰하고 고객도 안심하고 화물을 받을 수 있는 라스트 마일(Last-Mile)”이라면서 “오픈포트의 모든 운송 데이터는 의뢰인들에게 공개되며 각 해외 운송사들의 서비스 품질, 비용, 고객 만족도를 한 번에 쉽게 비교할 수 있도록 그래픽으로 가공한 데이터로 정보의 ‘가시성’을 높인 것은 우리의 차별화 전략”이라고 말했다.

모튼 COO는 “물류 운송의뢰와 배송의 모든 과정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우리의 ‘원스탑(One-Stop)’ 플랫폼은 화주와 고객 입장에서 물류 운송에서 어떤 면을 가장 불편해하는가를 오랜 기간 동안 연구하고 분석한 성과”라고 강조했다. 

물류 스타트업의 생명, 빠른 의사결정  

이러한 플랫폼 전략으로 오픈포트는 2013년 창업 이후 줄곧 연평균 20% 이상의 성장을 지속해오고 있다. 현재 운영 중인 6개 국가 지사는 수년 내 20개 국가까지 늘어날 예정이다. 

오픈포트의 외형 성장은 스타트업만이 가능한 빠른 의사결정과 즉각 성과 보상제도의 활용이 주효했다. 오픈포트는 '연간계획'이 없다. 대신, 월·분기 등 수시로 목표를 정하고 이를 얼마나 달성했는가를 그때마다 수치로 평가하고 달성자에게는 즉각 보상한다. 이 같은 운영은 시시때때로 변하는 각 국가의 운송 물류 조건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것이며 업무에 대한 임직원들의 열정을 자극하기 위한 선택이다. 

▲ 오픈포트 글로벌 육상물류 네트워크. 출처= 오픈포트

모튼 COO는 “스타트업이 규모가 큰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가장 유리한 점은 수시로 마주해야하는 변화에 빠르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점”이라면서 “특히 크로스보더 물류에서는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그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빠른 의사결정이 필수”라고 말했다. 

현장에 참가한 업체들은 다양한 국가에 자기만의 물류 솔루션을 성공적으로 적용시킨 오픈포트의 운영 전략에 공감했다. 아울러 크로스보더 물류의 까다로운 운영 조건을 만족시켜 온 그들의 노하우를 배웠다. 

탐방에 참가한 풀필먼트(Fulfillment) 서비스업체 품고(Poomgo)의 박찬재 대표이사는 “글로벌 단위의 사업계획, 빠른 의사결정과 실행으로 다양한 국가들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극복한 ‘국경 없는 물류’를 이룬 오픈포트의 확장성은 국내 물류 스타트업들이 배울 점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