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이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경험한 여성은 다른 사람들보다 '루푸스병' 발병 위험이 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루푸스의 정확한 이름은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로, 면역계의 이상으로 온몸에 염증이 생기는 만성 자가면역질환이다. 주로 가임기 여성을 포함한 젊은 나이에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정확한 발병 원인이나 완치 방법은 없는 실정이다. 흔하게는 발진이나 근육통, 관절통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각하면 신장 기능이 저하되거나 발작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최근에는 할리우드 스타 셀레나 고메즈가 루푸스 투병으로 연예계 활동을 중단하고, 동료 배우인 프랜시아 레이사의 신장을 이식받은 예가 있다.

▲ 셀레나 고메즈는 14일(현지시간) 인스타그램을 통해 신장이식 수술을 받았다고 공개했다. 출처=셀레나 고메즈 인스타그램 캡처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여성, 루푸스 발병 위험 약 3배 높아

루푸스로 진단받은 환자의 대부분은 여성이었지만 이전까지는 주로 PTSD를 가진 참전 군인과의 연관성에 집중했다.

하버드대학 연구팀은 24년간 5만명 이상의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를 미국류마티스학회지에 2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여성이 경험한 외상의 정도가 클수록 루퍼스 발병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에서는 주요 위험 요소로 알려져 있는 흡연과 비만보다도 PTSD와 더 큰 상관관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추적 관찰 기간 중 총 73명에서 루푸스가 발병했고, PTSD 기준을 충족하는 여성들이 외상을 겪지 않은 여성에 비해 루푸스 발병 위험이 2.94배 높은 것을 발견했다. 또 PTSD 증상과 관계없이 외상에 노출된 여성이 루푸브 발병 위험에 노출될 확률은 2.87배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에 연구팀은 스트레스가 우울증, 공황 장애 등 신경정신계 이상반응 뿐만 아니라 면역 질환에도 관련이 있다는 것을 시사했다.

▲ 출처=이미지투데이

연구에 참여한 코스텐바더(Costenbader) 박사는 “PTSD를 통해 어떤 질병이 생기는지에 대한 바이오 마커를 발견할 수 있는 연구였다”라면서 “신체 건강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정신 건강의 중요성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PTSD를 예방하면 동시에 루푸스의 발병을 예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아직 알지 못하지만, PTSD가 루푸스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중요한 메커니즘으로 자세히 관찰할 것을 권고한다”고 제언했다.

국내에서는 루푸스병 치료에 약물치료가 시행되며, 스트레스 상담과 같은 심리 치료 관련 가이드라인은 없다. 한양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 최찬범 교수는 이코노믹리뷰에  “약물치료 외에는 루푸스병 환자가 스스로 관리할 수 있고 상태가 악화되지 않도록 교육을 시행한다”면서 “다만 루푸스병 발병 원인이 정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번 연구는 스트레스가 하나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