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20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10월부터 4조5000억달러에 이르는 보유자산 축소에 들어가기로 했다. 양적완화 종료를 선언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Fed는 이날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 후 발표한 성명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1.00~1.25%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Fed는 2015년 말부터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총 네 차례 인상했는데 이번 FOMC에서는 동결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해왔다.

Fed는 또 10월부터 4조5000억달러의 자산 축소(정상화) 계획도 공개해 양적 완화의 종지부를 찍었음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연준은 10월부터 매월 100억 달러씩 자산을 줄여나가게 된다.

Fed는 성명서에서 고용을 긍정 평가했다. 노동시장이 건실해지고 경제활동이 완만하게 상승해 실업률은 낮게 유지되고 가계지출은 완만하게 늘었으며 최근 몇 분기 동안 고정자산 투자도 급증했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실업률은 지난 7월 16년 사이에 가장 낮은 4.3%를 기록한데 이어 지난달 4.4%로 높아졌지만 미국은 거의 완전고용 수준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Fed는 그러나 변동성이 강한 식품과 에너지가격을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이 2%에 미치지 못한 점을 지적했다. 이어 허리케인 하비와 어마, 마리아로 휘발유 가격 상승 탓에 물가가 일시 오르겠지만 2%를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Fed는 허리케인 피해와 재건이 경제활동에 영향을 줄 수 있겠지만 이 탓에 국가 경제의 중장기적인 경로가 완전히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Fed는 통화정책은 ‘시장 순응적(accommodative)’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면서 노동시장 여건개선을 뒷받침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Fed는 이어 미국의 경제 상황은 연방기금 금리(기준금리)의 점진적인 인상이 타당한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며 기준금리는 당분간 장기적으로 기대되는 수준보다는 낮을 것이라고 전망했다.12월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은 유지됐다.

이날 공개한 점도표(위원들의 금리 전망치를 점으로 나타낸 도표)에 따르면, FRB 정책결정권자 16명 가운데 11명이 연말 연방기금금리를 1.25~1.50%로 예상했다. 이는 현재보다 0.25%포인트 높은 것이다. 나머지 5명 중 4명은 현재의 1.00~1.25% 수준에 머물렀고, 1명은 1.5~1.75%로 예상했다.

Fed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4%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6월 회의 이후 제시한 2.2% 대비 상향 조정된 수준이다. 올해 실업률 전망치는 4.3%로 6월과 동일하게 유지됐다.올해 근원 물가상승률 예상치는 지난 6월의 1.7%에서 1.5%로 하향 조정했다. 오는 2018년 전망치는 6월 2%에서 1.9%로 낮췄다.

재닛 옐런 의장은 FOMC 후 가진 기회견에서 “자산 축소는 점진적이고 예상가능할 수 있도록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은 연준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10월부터 4조5000억달러 규모의 자산 축소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최근 물가 부진 때문에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보여줄 것으로는 대부분 예상하지 못했다.

인베스코의 크리스티나 후퍼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마켓워치에 “비록 느리고 신중하고 사려깊은 축소계획이지만 이는 시장을 뒤흔들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은 0.2%(41.79포인트) 오른 2만2412.59로 장을 마쳤고 S&P500 지수도 0.1% 오른 2508.24를 기록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0.1%(5.28포인트) 하락한 6456.04로 장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