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G70’은 많은 이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디자인, 기술력 등이 집약된 모델로 소비자들도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G70이 지난 15일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이후에는 궁극의 관심사인 성능에 쏠리기 시작했다. 사실 기자도 그 점이 무척이나 궁금했다.

G70은 ‘운전의 재미’에 중점을 두고 있는 모델인 만큼 가속력, 코너링, 제동 등의 성능에 집중할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어느 정도의 성능을 발휘할지, 기대를 얼마나 충족시킬 수 있을지 궁금증이 증폭됐다.

기자는 마침내 그렇게 기다렸던 G70을 시승하게 됐다. 시승 모델은 370마력을 자랑하는 V6 3.3ℓ 터보 엔진이 탑재됐다.

G70의 운전석에 올라섰을 때 첫 느낌은 이제 점차 국산차와 수입차의 경계가 없어진다는 점이었다. 유럽 완성차 업체들의 디자이너들이 현대차그룹으로 온 만큼 전체적인 느낌에서 여타 국산차와는 분명 달랐다.

G70를 타는 내내 수입차를 타는 듯한 기분이 들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제네시스 브랜드가 유럽 명차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 자랑스럽기까지 했다.

시승을 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서스펜션이 예상외로 단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운전의 재미를 추구한다면 서스펜션이 단단하다는 인식 때문인지 부드러운 서스펜션의 느낌은 제네시스의 ‘고급화’를 유지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여타 수입차 대비 상대적으로 물렁한 서스펜션이 코너 등에서 차제를 제대로 잡지 못하는 것도 아니었다.

쉽게 말해, G70은 ‘밸런스’를 추구하고 있었다. 서스펜션 강도와 퍼포먼스의 두 가지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적정 지점을 찾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이날 시승에서 놀랐던 것이 바로 이 부분이다. 적정한 승차감을 유지하면서도 급격한 핸들링에도 전혀 쏠림이 없는 퍼포먼스를 보여준 G70은 ‘기술의 집약’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였다.

또 G70의 퍼포먼스를 극대화하기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중 하나는 다름 아닌 시트다. 비교적 딱딱한 시트지만 불편하지 않았고 스포츠모드로 변경 시 체형에 맞춰 시트가 자동으로 몸을 잡아주는 등 편안함과 역동성을 모두 만족시키려는 이기적인 시트라는 느낌이 들었다.

이렇다보니 가속을 하는 과정에서도 위협감이 없었다. 370마력이라는 엄청난 힘을 자랑하는 만큼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 순식간에 계기판은 꺾이기 시작하지만 이 과정에서 오히려 편안한 느낌마저 들었다면 납득할 수 있을까.

G70은 벤츠의 C클래스 등과 같은 급이기 때문에 체급이 낮은 편이다. 체급만으로 보면 고속주행에서 안정감을 느끼기 어렵다. 그러나 느끼지 못할 정도로 편안하고, 빠르게 가속되는 G70의 퍼포먼스는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퍼포먼스만 자랑거리는 아니다. 크루즈·리미트 컨트롤과 차선 인식 기능을 통해 운전자의 역할을 최소화하는 편안한 주행이 가능하며 제한 속도 단속 구간에서는 스스로 속도를 제한하는 등 똑똑한 모습도 보여줬다.

이날 기자는 G70의 단점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한 번의 주행으로 차의 모든 것을 파악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 어떤 단점도 찾을 수 없었다.

G70을 두고 ‘현대차그룹의 현재와 미래를 잇는 모델’이라는 말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의 기술수준을 체험함과 동시에 잠시나마 미래의 현대차그룹을 보고 온 느낌이다. 그렇게 G70은 현대차그룹의 모든 사랑을 독차지하는 존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