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China Aviation Daily

전 세계 민간 항공사들이 앞 다퉈 더 많은 중국 공항에 노선을 열고 있는 가운데, 보잉과 에어버스 등 주요 항공기 제작사들이 중국에 잇달아 공장을 세우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은 물론 아시아 시장 공략의 기지로 삼아 시장을 조금이라도 먼저 선점하기 위한 기회를 찾고 있는 것이다.

지난 3월 미국의 보잉사가 중국에 첫 해외 공장 착공에 들어간데 이어, 이번에는 유럽의 에어버스도 10년 내 세계 최대 시장이 될 중국에 첫 대형 제트항공기 공장을 세우겠다고 19일 발표했다.

에어버스가 조립공장 대상지로 최종 선택한 곳은 텐진. 건립 비용은 2억 달러다. 텐진은 에어버스가 이미 중소형 기종인 A319와 A320 시리즈를 생산하는 곳이다. 새 완공 센터에서는 A330 항공기의 도장 및 객실 설치와 같은 마무리 작업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한 달에 두 대의 비행기를 만들 예정이다.

중국의 영업권을 얻기 위한 경쟁으로, 에어버스와 보잉사는, 향후 20년 동안 1조 1천억 달러(1240조원)의 항공기가 필요하다고 추산되며 여전히 정부가 구매 의사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중국으로 생산 및 공급 체인망의 일부를 이전하고 있는 것이다.

항공 컨설팅 전문 업체 아시아 태평양 항공센터(CAPA-Centre for Aviation)의 선임 분석가 윌 호튼은 “중국은 당연히 그러한 막대한 구매에 대한 대가를 받기를 원하고 있다. 조립과 장비는 항공기 전체 가격에 비하면 일부에 지나지 않지만, 에어버스와 보잉은 중국과의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역할을 분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이드인 차이나 2025’라는 정책에 따라, 외국 항공사들이 중국에서 현지 생산하기를 원하는 중국의 호감을 얻기 위해서라는 정치적 결정 외에도, 양사가 중국으로 이전하는 이유에는 자국에 있는 기존 공장의 부담을 덜고 아시아 고객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 간다는 포석도 깔려 있다. 에어버스는 중국 공장에서 처음 생산되는 A330은 천진 항공(Tianjin Airlines)에 인도되어 첫 취항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어버스는 또 해안 도시인 청도에도 헬리콥터 공장을 건설 중에 있고, 보잉은 중국 국영 상용항공기 유한책임공사(COMAC)와 합작으로 저우산(Zhoushan, 舟山) 군도에 737기의 완성 공장을 짓고 있다. 2018년부터 첫 구매 주문을 받아 연간 100대의 항공기 제작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양사의 이런 호의에 중국이 보답이라도 한 것일까. 지난 7월 에어버스는 중국 국영 항공기 조달 지주회사(China Aviation Supplies Holding Co.)와 220억 달러(24조 8천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A320 시리즈 제트기 100 대와 최신 A350 40 대를 공급하기로 한 것이다. 지난 2015년에도 양사는 1020억 달러(115조원) 상당의 항공기 780대를 수주했다.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에 있는 항공우주 전문 컨설팅 회사인 틸 그룹(Teal Group)의 리차드 아불라피아 항공 우주 컨설턴트는 "완공 센터는 최종 조립 라인에 비해 비용이 많이 들지 않아 중국으로부터의 주문이 그다지 많지 않더라도 항공사 입장에서 투자 가치가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중국의 경쟁도 느리지만 만만치 않다. 지난 5월에 자체 제작한 C919 제트기를 시험한 중국의 국영 상업 항공기 공사(Commercial Aircraft Corp.)는 이 비행기에 대한 당국의 인증이 끝나지 않았음에도 130 대의 주문을 받았다고 19일 발표했다. 중국에서는 코맥(Comac)으로 알려져 있는 이 회사는 주문장에 현재 730 대의 비행기가 대기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또 러시아의 유나이티드 항공사(United Aircraft Corp.)와 협력해 대형 항공기를 개발해 2027년까지 인도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제 항공 운송 협회(International Air Transport Association)에 따르면, 중국을 왕래하는 사람들의 수는 2025년까지 9억 2700 만명에 이르고, 2035년에는 13억 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