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국정 제1순위 과제는 ‘일자리 창출’이다. 그런데 은행권에서는 매년 일자리를 만든다는 미명으로 '명퇴'가 진행되고 있다. 매년 새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후배에게 길을 열어주기 위해 내 일자리를 내놓아야 하는 일자리 감축운동이 상례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21일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말 기준으로 우리은행, 신한은행, 국민은행, 하나은행의 지점수는 3853개, 직원수는 6만3877명으로 집계됐다.

▲ (자료: 금융감독원)

1년이 지난 올해 1분기 말 기준 4개 은행의 지점 수는 우리은행이 37개가 줄었고, 신한은행 31개 증가, 국민은행 59개 감소, 하나은행 101개 지점이 감소했다.  이에 따라 4개 시중은행 전체 지점 수는 3687개로 전년(3853개)에 비해 4.3%(166개점)가 감소했다.

4개 은행 직원수도  줄었다. 1분기 말 기준으로 우리은행은 216명 감소했고, 신한은행 241명 감소, 국민은행 2993명 감소, 하나은행 1368명이 줄어  4개은행 전체 직원 수는(기간제 근로자 미포함)는 5만9059명으로 전년 동기(6만3877)에 비해  7.5%(4818명)이 줄었다.

핀테크에 의한 금융환경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인력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 와중에 외국계은행인 한국씨티은행은 가장 획기적인 소비자금융 채널을 구성해  새로운 금융생태계 맞춤 전략을 추구하고 나섰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해 말 126개인 소비자금융 지점수를 지역별 거점 서비스영업점 25개, WM센터 7개, 여신영업센터 4개 등으로 통·폐합하여 90개 지점을 줄이고 나머지 36개 점포만 운영하는 영업채널 시스템을 도입했다.

은행의 전통적 채널인 지점 형태에서 핀테크 시대에 발맞춰 모바일·인터넷·오프라인 등 다양한 옴니채널(Omni Channel) 쪽으로 빠르게 은행업무의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옴니 채널이란 고객들에게 오프라인, 온라인, 모바일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 그 자체라고 말하며 단순히 여러가지 채널을 관리하는 게 목적이 아니다. 채널과 기술을 접목시켜 고객경험(User Experience), 즉, 고객이 직접 만지고 처리할 수 있게 조성된 환경을 말한다.

▲ (자료: 한국은행)

핀테크(금융+IT)의 진화로 인공지능과 로봇이 금융업무의 절차를 단순하게 처리하고 머신러닝, 자동화 시스템 운영 등에 의해 은행원이 직접 처리할 필요가 없는 시스템으로 더 깊이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인공지능 알고리즘과 로보어드바이저는 고임금을 지급하는 자산투자 전문가와 고액투자 상담 등 고급 두뇌들이 처리하는 어려운 업무를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업무를 대신 처리하면서 고임금 고급인력의 일자리를 먼저 빼앗고 있다.

지난 4월과 7월에 문을 연 인터넷전문은행인 K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영업을 시작하며  건물 있는 지점은 없어지고 인터넷 플랫폼만으로 운영하는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나면서 기존 은행원들의 일자리에는 또 한점의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인터넷전문은행은 365일 24시간 내내 인터넷 메신저나 전화 상담 등을 통해 은행업무를 취급하기 때문에 이용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다. 따라서 이용 편리성이 매우 높고 업무 처리시간도 은행창구에서 처리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처리되어 소비자 만족도도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자료: 한국은행)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금융서비스 전달채널별 업무처리비중(입출금-자금이체 기준)을 확인하면 온·오프라인 전체 채널별 비중 중 오프라인으로 48.7%, 모바일·인터넷뱅킹 포함 온라인 거래로 51.3%가 처리되고 있다. 오프라인 거래에서  CD-ATM을 이용한 거래를 제외한 순수 창구거래는 11.3% 뿐이고, 나머지 88.7%는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는 비대면 시스템에 의해 처리되고 있는 것이다.

금융서비스 전달채널별 조회서비스 거래를 온·오프라인별로 비중을 보면 모바일·인터넷뱅킹을 포함한 온라인거래가 82.7% 이고, 오프라인 거래는 17.3%이다. 오프라인 거래 중 CD-ATM거래를 제외한 순수 창구거래로는 13.9%만 처리하고 있다.

▲ (자료: 한국은행)

‘존 크라이언’ 도이체방크 최고경영자(CEO)는 “최신 기술이 일자리 대부분을 대체하면서 최소 5년에서 10년 사이에 은행원들도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으며  비크람 팬디트 전 씨티그룹 CEO는 “AI(인공지능)와 로봇공학의 영향으로 5년 안에 은행 일자리가 30%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