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킹스맨 2: 골든 서클> 영문 포스터. 출처= 네이버 영화

액션 영화의 새로운 스타일을 제시해 매니아들을 양산했던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가 2년 만에 속편 <킹스맨: 골든서클>로 관객들을 다시 찾아왔다.  19일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본 개봉에 앞서 언론시사회를 위해 영화가 공개했다.  

“전편만한 속편은 없다”

<킹스맨>은 ‘B급 정서’가 담긴 영화다. 정의의 비밀조직 ‘킹스맨’이 세계 평화를 어지럽히는 악당 테러조직을 소탕하는 권선징악(勸善懲惡)형 스토리를 기본으로 하면서 여기에 화려한 액션, 선혈이 낭자하는 잔인함 등으로 자극적인 볼거리를 제공한다. 여기에 전편의 흥행을 하드 캐리(어떠한 성과를 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한 중년배우 콜린 퍼스(Colin Firth)의 남자다운 매력은 킹스맨 시리즈의 상징처럼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킹스맨: 골든 서클>은 영화계에 '전편만한 속편은 없다' 속설이 괜한 말은 아니라는 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전편의 재미를 기대하고 이번 속편을 본다면 아주 크게 실망할 가능성이 높다.

킹스맨 속편을 기다려온 팬들은 예고편 영상에서 등장한 콜린 퍼스의 모습에 열광했다. 그래서 전편에서 악당 ‘발렌타인(사무엘 잭슨 분)’에게 총을 맞고 사망한 ‘해리(콜린 퍼스 분)’가 도대체 어떻게 살아 돌아왔는지, 얼마나 창의적인 방법으로 스토리를 이어갔는지는 굉장히 중요한 요소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해리가 살아남은 이유는 ‘전혀’ 창의적이지 않다. 전 세계 수백만 인구의 목숨을 위협하는 무시무시한 악당 ‘포피(줄리안 무어 분)’를 물리치기까지의 과정은 긴장감이 떨어지고 결론도 매우 허무하다.

▲ 출처= 네이버 영화

물론 킬링 타임(Killing Time, 스토리보다는 볼거리가 강조된 ‘시간 죽이기’ 영화)을 대놓고 표방하는 킹스맨을 탄탄한 스토리나 꽉 짜인 구성을 바라는 것도 어떤 면에서는 욕심인 것 같지만 전편의 신선함이 한껏 높인 기대는 속편을 평가하는 잣대를 더욱 엄격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기대에 한참 못 미친다.

미국에서 작품이 처음 공개된 이후 미국 영화 평론가들의 한 줄 평은 "아무리 기대를 낮춰도 실망이다"라거나 "1편의 인기에 편승한 그저그런 작품"이라는 등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전편에서 극을 이끈 주인공 에그시(테런 애저튼)의 큰 비중이 무시될 정도로 강한 존재감을 드러낸 콜린 퍼스가 나오지 않았다면 아마 <킹스맨: 골든서클>에 대한 평가는 더 나빴을 것이다. 속편 제작이 확정되고, 작품에 콜린 퍼스가 등장하지 않는다는 소문이 있었다. 어떻게든 콜린 퍼스를 스크린으로 다시 한 번 데려온 것은 최고의 선택이 아니었을까 한다.  

콜린 퍼스의 비중은 1편보다 더 줄었지만 그의 ‘멋’은 여전하다. 한국 나이로 57세, 환갑을 목전에 둔 ‘중년’이지만 정장을 쫙 빼입고 “예절이 사람을 만든다(Manners Maketh Man)”는 전편의 명대사를 읊조리는 그의 모습은 나이가 들수록 무르익는 중년의 아름다움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준다.

전편을 재미있게 본 관객이라면 기대를 최소한으로 낮추고, 스토리보다는 볼거리에 집중해 관람할 것을 권한다.